작성일 : 13-11-25 21:35
[청학동-삼신봉-쇠통바위능선-범왕, 의신도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665  
1. 산행일시               
2009. 9. 10(목) 10:42 - 15:50                             
 
2. 코    스               
청학동 -> 삼신봉 -> 쇠통바위 -> 쇠통바위능 -> 구매표소와 단천교 사이 도로  
3. 참가인원              
혼자
4. 시간대별 도착지               
10:42 : 청학동 출발              
11:34 : 삼신봉            
12:03 : 내삼신            
12:38 : 쇠통바위             
12:48 : 전망바위
13:02 : 헬기장(?) 
13:12 : 고도 1,190m 전망바위
13:36 : 고도 1,150m 마지막 암릉
14:05 : 고도 1,000m
14:37 : 고도 700m
15:07 : 물 호스
15:19 : 대나무숲
15:26 : 텐트와 플라이
15:42 : 건계곡
15:50 : 도로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5시간 8분             
도상거리 약 10.3㎞                            
6. 산행일지            
생각지도 않았던 산행이 이루어진다.
일본 북알프스 산행 일정이 갑자기 20여일이나 앞 당겨지는 바람에 체력 보강이 급해진다.
(그 동안 이런저런 핑계 로 산행을 못했던 터라...)
보름도 채 남지 않아 주말 산행만으로는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우연히 청학동
-쌍계사  산행포스터를 본다.
청마 산악회라는 목요산악회이고 회비는 18,000원이란다. 시간만 내면 아주 최적이다  
주로 원점 회귀를 하는 우리로서는 보기 드문 기회가 아닌가!
뒷좌석에 푹 처박혀 없는 듯이 갔다 오리라는 생각이 버스에 승차하는 순간, 아 착각이었다.
버스 이미 맨 뒤에서부터 중간까지 꽉꽉 들어차 만원이었다. 
앞쪽은 메인 회원들이 친한 사람들의 자리를 잡아둔 듯하여 물어보지도 못하겠고 
‘에이, 내려서 가까운 모악산이나 갔다 오자’ 생각하고 돌아서는데 계속 회원들이 타는 바람
에 나가지도 못할 상황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바로 옆에 자리가 하나 비어있다
“여기 자리 있습니까?”
다행이 없단다.
산악회 측에서도 예상치 못하게 많은 인원이 온 모양이다
통로에 보조의자 4-5개가 놓여진다.
돌아올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리라 마음을 정한다.
자리도 불편할뿐더러 관광버스 산악회의 특징인 하산 후 버스 옆에서 하산주를 먹는 분위기
가 좀 껄끄러울 것 같아서......
예정 시간보다 3분 늦은 07:33에 출발한다.
어느 회원이 해 왔다며 뜨끈뜨끈한 떡을 한 덩어리씩 나눠주는데 내가 떡을 먹어야 말이지
차 속에서 회비도 바로 걷는다.
    
전주 남원간 대명휴게소에서 때 이르게 쉰다.
    
‘아, 배낭은 앞좌석 등받이에 거는 거구나’
가는 내내 내려오는 코스로 고민을 한다.
단천골로 내려올까?
선유동 계곡으로 내려와??
아니면 혜일봉 능선???
결정을 못하고 지루함에 몇 번 꾸벅 꾸벅 존다.
10:32 청학동에서 하차
난생 처음으로 산행 시작 전 무릎 보호대를 찬다.
요즘은 산행이 아닌 평상시에도 언제 어느 때 통증이 올지 모르는데
체력단련 한답시고 무릎이나 재발하면 이미 다 예약해 놓은 상태라 취소도 못하고 산행도
안되면서 해외원정 나가면 밑에서 혼자 뭐하고 노나??? 으........ 조심해야지...
  
    
대열 밖에 있는 사람들은 나 같이 청마산악회 회원들이 아닌가보다
10:42 산행시작
청마산악회 총무님에게 이제부터는 혼자 하겠노라고 양해를 구한다.
돌아오는 차편의 인원 파악에도 넣지 않아도 된다고....
산악회보다 앞서 출발을 한다.
왜 이리 등산로가 한적 할까 생각해보니 목요일, 평일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해보는 나 홀로 산행이다
‘안 먹고 안 쉬고...’에서 ‘덜 먹고 덜 쉬고...’로 바꾼지 4-5년 되었나?
오늘은 예전으로 한 번 돌아가 보자
어차피 체력 훈련 온 거니
11:34 삼신봉
화창한 날씨이기도 하고, 며칠 전 무룡산에서 본 지리주능에 가슴 벅차 했던 기억이 남아 
시원한 조망을 잔뜩 기대 했는데 눈에 들어온 광경은 좀 그렇다
  
    
천왕봉 부근으로만 구름이 배회한다.
    
반야봉에도 구름 두 점이 올라 있다
    
삼신봉에서 본 외삼신봉
    
그리고 내삼신봉
삼신봉에서 내려오는데 삼거리에서 선두 청마 회원 한 분을 만난다.
내 뒤를 따라오며.....
“이 길로 가면 쌍계사 쪽으로 가는 거 맞아요?”
“네 맞긴 한데 삼신봉 안 올라가보세요?”
(내 질문에는 대답도 안하시고)
“.......... 근데 어디서 와요?”
“저 청마 버스 같이 타고 왔어요”
70이 넘으셨다는데 유유자적하는 산행보다는 속도를 즐기시나보다
내삼신봉까지 동행을 한다.
12:03 내삼신봉
내삼신봉에 올라서자 그 어르신이 디립다 고함을 지르신다
나는 조심스럽게....
“어르신 요즘은 ‘야호’~ 이런 것 안 하는데요” 
“아는디 나는 씨악을 질러야혀요 씨언허니 이런 맛에 오는디 뭐” 
금강산 가서도 지르셨다는데 뭐....
    
내삼신의 영감님
    
삼신봉에 청마 회원들이 도착했나보다
    
내삼신에서 본 노고단과 반야봉
    
반야봉만....
내삼신에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고 어르신은 남고 나는 발길을 재촉한다.
내가 안 보일 때를 기다리셨나? 뒤쪽에서 씨언한(?) 고함이 연신 들린다.

    
좌측 사진은 2003년 5월 사진, 나무가 잘려지고 대신 밧줄이 매어져 있네...
그 때 이런 멘트를 한 것 같은데... ‘삼신봉 부근이라 나무도 삼형제라고...’ 
하산 코스는 내심 굳혔다
선유동으로 내려가리라.....
대충 잡아 떨어지는 것은 좀 쩔리고, 쇠통바위에서 10분 내외에, 길보다 위쪽에 초입이 있
는 걸로 기억하는데 있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하며 쇠통바위에 다 와 가는데 언뜻 우측으로 비지정표시(나뭇가지로 막아놓
은...)가 스친다. 
그 때 문득 아, 단천골과 선유동 사이에 능선이 하나 있었지? 이 게 그 거 겠네...
안 가본 길이라 추호도 망설임 없이 기분 좋게 들어선다.
12:38 쇠통바위 직전 고도 1,270m에서 남부능을 버린다.
12:48 전망바위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쇠통바위능 뒤로 범왕능선이 보인다
    
돌아본 내삼신봉에서는 아직 점심이 진행인 듯 떠들썩하다
    
2시 방향으로는 촛대봉이 우뚝~
    
끌어 당겨 본 의신마을
    
이 바위를 우회하는 줄 알았더니 우측으로 기어 올라가야 한다.
지리능선 중 드물게 암릉이 많다
어떻게 보면 귀찮을 정도 리찌 좋아하면 재밌을 정도.....
조릿대와 조합하니 짜증날 정도....
13:02 헬기장(?)
 
    
묘지는 아닌 것 같고 묵은 헬기장이나 되는 듯...
    
잊어버릴 만하면 나타나는 조릿대가 솔찬이 성가시게 한다.
높이도 딱 얼굴에 맞췄다 
13:12 고도 1,190m 전망바위
 
    
마지막 봉이겠지 하면 뒤에 또 있다
    
이런 바위사이도 통과하고...
    
표고인줄 알고 좋다고 땄는데 아니네....
13:36 고도 1,150m 마지막 암릉
    
이런데도 내려오고.....
고도 1,100m까지 고도를 불과 200m도 채 못 내려서는데 서너너덧개의 암릉, 아니면
조릿대.... 산행시간이 예상 보다 많이 걸린다.
14:05 고도 1,000m
    
고도가 1,000m정도로 떨어지자 길이 순해지고 육중한 적송들도 간혹 보인다.
    
멧돼지 놈들 푹신하게도 침대를 만들어 놨다
 
14:37 고도 710m
느낌이 이상하다 능선을 놓치고 계곡으로 떨어지는 듯하다
능선산행은 올라가기는 쉽지만 제대로 내려오는 게 쉽지가 않다
한두 번 실패해 본 게 아니잖아
다시 되돌아 고도를 780m까지 올려보지만 잘못 든 것 같지는 않는데?
정강이에서 쥐가 나려한다.
배낭 안에는 소주200㎖ 팩 하나, 캔맥주 3개, 닭 앞가슴살 통조림 하나....
유통기한이 얼마나 지난 지 모를 라면두개와 버너 코펠 다 있지만  산행 중에는 꺼내지 않
고, 버스 시간 기다리며 뽀다구나게 소맥 섞어서 가슴살 안주에 먹으려 했는데...
   
캔맥 하나 까서 단칼로 들이킨다.
25,000도를 꺼내 본다.
지도가 있음 뭐해 돋보기가 없으니 뭐가 보여야 말이지....
온갖 인상을 쓰며 멀찌감치 두고 이리보고 저리보고......
변명 :  쇠통바위 능선에서 700m 이하로 떨어지면 ‘능선길’은 의미가 없다 그저 두루뭉실 
        하게  가고 싶은, 편한 대로 가면 된다. 지도상에서는 단천교로 가는 게 제대로 가
        는 것 같지만 뭐 그리......
딱 5분 쉬고 일어선다.
15:07 물 호스
 
    
처음에는 고로쇠 호스인줄 알았는데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철사로 튼튼하게도 묶어 놨다.
    
다래잎이 제일 먼저 가을을 맞네
15:19 대나무숲
    
오랜만에 보는 대뿌리네 학교 다닐 때 손등 꽤나 맞았는데...
    
대나무 숲이 상당히 넓다
축대도 여러 층이어서 밭이 많았던가 아니면 민가가 몇 채 있었나보다
대나무 숲을 지나자 길이 훤하게 나 있다 예초기로 친 듯한 느낌이다
   
소나무를 별로 못 봤는데 송이가 있나보다
15:26 텐트와 플라이
   
텐트까지 쳐 놓은 걸 보니 뭐가 나긴 나는 가 본데... 인기척은 없다.
15:42 건계곡
   
물이 바싹 마른 건계곡, 속에서는 물이 나는 지 호스들이 아래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호스는 계곡을 건너 어디론 가로 이어지며 길을 내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돌아 갈 것 같아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15:50 도로
의외로 도로가 금방 나온다.
   
내가 내려 선 부근의 전신주
선유동 계곡의 구매표소와 단천마을 들어가는 입구 중간쯤 되는 것 같다.

   
스틱을 갈무리하고 히치 준비... 하지만 히치는 자신 없다
의신 방향에서 내려오는 구형 곤색 아반떼가 손을 들자마자 일방가리 세워 준다.
그런데 신흥교 범왕보건소가 목적지라 신흥교에서 다시 히치질...
쌍계사 방향으로 걸어가며 연신 뒤 돌아 본다.
희끄무레한 승용차가 온다. 허리를 굽신거리며 손을 들어 봤지만 휙~~~
꽁무니를 보니 BMW네..... 그냥 갈 만 하네....
1톤 화물차가 기사 혼자 탄 채 온다.
되었다 싶어 손을 들어 봤는데 눈길도 안 주고 가버린다 쩝.... BMW는 손짓이라도 하더만..
검은 색 무쏘가 온다.
방법을 좀 바꾼다. 
발을 절뚝거리고 걸으면서 돌아서서 불쌍한 자세를 취하고 손을 들자 금방 세워 준다.
쌍계사에 청마 산악회 버스가 있지만.... 아침에 한 말도 있고 해서 화개까지 나간다.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화개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는 없고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다
현재시간 16:22
버스 시간표를 보니 16:50에 구례로 가는 버스가 있다
그런데 구례 터미널로 가는 게 아니라 화엄사로 가는 버스다 그러면 화엄사에서 구례터미널
로 또 택시를 타야 한다. 에이 택시로 가자!
터미널 바로 옆에 개인택시가 3대나 놀고 있다
“구례터미널 얼마에 가요?”
“만 팔천 원 주세요”
“만 오천 원에 갑시다”
............
“만 칠천 원 주세요”
나는 대꾸도 않고 터미널 쪽으로 몸을 돌린다. 슬슬 걷는 척 한다
“그냥 만 육천 원만 주세요”
만 육천 원으로 합의, 
미터기로 하면 만 팔천 원 이상이 나온단다. 시험 삼아 눌러 보라 한다.
나중에 보니 18,700원이 나온다. 맞긴 맞네
16:48 구례터미널 도착
  
여기는 그래도 터미널 같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16:30에 이미 남원 가는 차가 떠났고 다음 차는 19:00에 있다
2시간 이상을 뭐하고 기다리지......
기차를 알아보니 기차도 역시 그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에이, 시간은 돈이다 또 택시로 가자 그런데 이번에는 또 얼마를 달라 할지.....
터미널 매점에서 생수를 하나 사며 주인에게 물어 본다
“남원까지 택시 얼마쯤 받나요”
“한 삼만 원 달라할걸요?” 
흥정하기도 귀찮고 택시기사들이 이미 시간표를 뀌고 있을테니 흥정도 잘  안 될 것 같고..
지갑 안에 딱 이만 삼천 원만 넣고 나머지는 주머니에 넣고 줄지어 있는 개인택시 대열로
다가간다. 옹기종기 모여 잡담 중이다. 
“남원 얼마에 갑니까?”
그러자 그들은 식당 쪽을 향해 누군가를 부른다.
맨 앞 차의 기사인가 보다
인상이 선하게 보이는 기사가 다가온다. 작전이 먹힐 것 같다
“남원 얼마에 가요?”
“삼만 원요”
나는 곤혹스런 표정 지으며 뒷주머니로 손을 가져간다.
느린 동작으로 지갑을 열고 벌려 헤아려 보는 척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시원스럽고 정중하게 지갑을 벌려 기사 눈앞에 가까이 보여주며  
“가지고 있는 게 딱 이만 삼천 원이네요”
(만약에 안 된다고 하면 꼼짝없이 버스를 기다려야하는 신세가 되는 순간)
“그럽시다”
시원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내릴 때 이만 오천 원 쯤 주고 싶지만 그러면 농락당했다는 느낌에 화를 낼
것 같다
남원에 들어서며 ‘산돌이’에게 전화를 한다.
“나 남원 왔는데 한 잔 사야지”
“6시에 끝나니 30분만 기다리쇼”
터미널에 도착하니 17:28, 17:30에 전주로 출발하는 직통이 있다
30분은 못 기다리겠고 바로 전주행 직통을 탄다. 
전주행은 거의 10-2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그래도 우리 동네가 좋네
그러고 보니 택시비가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경상남도에서 전라남도, 전라남도에서 전라북도 도를 넘나들었는데 그 정도면.....
  
   
전주까지 6천원인데 손님은 나 포함해서 4명이 전부다 
하산 후 전주까지 오는데 5번 차를 갈아탔다
오늘 교통비만 계산해보니 6만 3천 원이다
먹은 것은 종일 맥주 1캔과 물 1ℓ가 전부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 홀로 산행, 기분 좋다
 
하산주 생각에 입 안에 군침이 가득 고인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