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19 15:12
[단천골-삼신봉]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355  
1. 산행일시
2002. 10. 16(수) 06:30 - 12:15

2. 코 스
단천마을 -> 단천골 하류 -> 용추폭포 -> 용추골 -> 단천능선 -> 남부능선 -> 삼신봉 -> 단천골 -> 단천마을

3. 등반인원
(혼자)

4. 시간대별 도착지
06:30 : 단천마을 출발
06:41 : 계곡을 만나 건너다(좌->우)
06:48 : 계곡 건넘(우->좌)
06:51 : 단천골, 용추골 갈림길(우측으로)
06:57 : 용추폭포
07:58 : 물이 끊기고 너덜지대
08:14 : 좌측능선으로 치고 올라가다
08:58 : 단천능선 고스락(천왕봉, 남부능 사진)
09:20 : 남부능선에 도착
09:40 : 삼신봉
09:50 : 삼신봉 출발
09:53 : 단천골 초입(남부능)
10:18 : 물이 시작(고도 995m)
10:25 : 조그만 소가 있는 계곡
10:45 : 합수부(능선길로..)
11:04 : 능선내리막
11:25 : 무덤이 있는 합수부
11:44 : 단천골 본류
12:15 : 단천마을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5시간 45분
도상거리 9.6㎞

6. 산행일지
06:17경 차로 어스름에 싸여있는 대성매표소를 지나다

06:25 아직 잠이 덜 깬 단천마을 입구의 둥구나무 밑에 도착

06:30 마을 밑 우측 시멘트길을 초입으로 잡아 산행을 시작한다.
시멘트길 우측 난간엔 철제 팬스도 설치해져 있다.
50여m의 시멘트길이 끝나는 곳엔 마치 폭탄이라도 떨어져 터진 듯한 사태지역이 나온다.
여기에서 우측 윗길로 올라가 본격 산행을 시작.
3부 능선 산허리를 한참 돌아간다.

06:41 새벽 기지개를 켜고 있는 단천 계곡을 만나다.



새벽잠에서 막 깨어난 단천계곡


계곡을 건너 계곡의 우측 길을 간다.
서늘한 공기에 배낭을 추스르고, 장난삼아 입김을 후후~ 불어본다.
늘 느끼지만 매우 상쾌하다.

06:48 계곡의 우측으로 진행하던 길이 다시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붙는다.
약 3분여를 걸어,...

06:51 산죽이 드문거리는 도드락에 삼거리가 나온다.
단천골과 용추골이 갈리는 곳이다. 나는 오른쪽의 용추를 택한다.

06:57 용추폭포


셔터속도 1/15인데도 신통하게 안떨렸네... 각도가 묘해서 사진을 잘 보셔야 될 듯..


07:15 길이 사라지고 계곡을 길 삼아 전진한다.

07:44경 시간을 단축해보려고 ‘좌측 단천 능선을 잡아채자’ 마음먹고 언뜻 고도계를 보니 겨우 840m다.
안 되겠다 너무 무리다 좀더 계곡으로 올라가자.

※ 단천 능선으로 빨리 올라가려는 이유※
1. 왜 단천능? : 남에서 북으로 진행되는 남부능에서 가지를 쳐 서쪽으로
뻗어있는 단천능의 고스락으로 올라가야 남부능과 천왕봉이 동시에 보이기 때문.
2. 왜 빨리? : 해가 중천에 솟아 올라 모든 골짜기가 빛을 받으면 사진에
질감이 떨어지기 때문.

07:58 물줄기가 끊기고 너덜지대가 나온다. 고도계를 보니 1,000m에 육박하고 있다.
적당한 기회에 능선으로 채려고 기회를 엿 본다.

08:10 “앗~!”
“쿵~~덕더그르르르~~~~”
“아이고....”
어림잡아 2-3톤은 되고도 남아 보이는 듬직한 바위를 디디고, 다음 발 디딜 곳을
찾는데 앞 쪽은 1-2m 밑으로 푹 꺼져있어 뒤로 돌려는 순간 디딤 바위가 앞으로 굴러 버린 것이다.
글은 장황하지만 모든 게 순간이었다.
다행이 그 바위에 깔리진 않았지만 뛰면서 두어바퀴 구르는 바람에 얼굴과 이마가
나뭇가지와 바위에 찍히고, 슬켰으며 카메라 몸체가 약간 우그러졌다.
렌즈도 이상이 없고, 작동도 되니 안심이다.
다친 거야 발과 다리만 아니면 상관없고....

※홀로 비코스 산행시 필수※
비상식량이니 휴대폰이니 구급약이니 그런 것은 이미 모두 알고 있겠지
만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진행하는 코스를 지리산에 능통한 제3자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참고로 나는 항상 ‘만복대’와 코스 상의를 하며, 내가 가는 코스를 알고 있다.
(쩝.. 죽기는 싫으니..)

08:15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봐도 별다른 이상은 없는 듯하다.
이제 능선을 치자!
그런데 장난이 아니다 이러다가 더 늦어지는게 아닐까?
열심히 암벽을 올라채고 보면 반대편은 낭떠러지, 그러면 다시 빽~ 해서 우회하기를 몇 번....
아예 처음부터 우회를 할라치면 넝쿨숲이 시간을 빼앗아가고...
스스로 멍청한 놈이라고 뇌까리며 그래도 가긴 가야지.....



에효~~내가 뚫고 가야할 지긋지긋한 넝쿨 숲


08:58 아쉬운 대로 사진을 찍을만한 고스락에 도착은 했지만 각도가 별로 맘에 안 든다.
그래도 할 수없지 겨우 이걸 찍으려고 그 고생을 했담,
다시 바위와 넝쿨과 싸움을 시작



단천능에서 본 남부능선과 천왕봉(쩝 요거 좀 찍을려고 그 애를 썼냐???)


09:20 남부능선에 합류했다.
애초 예상지점보다 30-40분은 단축되어 삼신봉쪽으로 도달 한 것 같다.
그러니 전체 시간을 따져보면 그리 손해 본 장사도 아닐 듯 싶다.



남부능선상의 내삼신봉에서 내려오는 길목 바위




남부능선에서 본 삼신봉


09:40 삼신봉이다
“와우~~~!”
오늘 조망도 기가 막히다.
정상에 청학동에서 올라와 세석으로 가신다는 남자 50대중반의 등산객 2명이 있다.
진주에서 오셨단다.
난 조망에 반해 열심히 주능 쪽을 찍어댄다.
서에서 동으로 동에서 서로 뻗어간 모든 능선이 손아귀에 들어온다.
노고단 쪽은 물론 천왕봉을 지나 줄기차게 뛰어 내려가는 황금능선까지....
또한, 거림이며 의신, 청학동 모두가 햇빛에 반사되고 있다.
넋을 잃고 있는데,

등산객A : (곱게 깎은 단감을 내밀며) “감좀 드이소 너무 많이 가져와 무거워죽겠네예”
나 : “아, 아닙니다 감사한데 제가 과일을 안 먹거든요”(쳇, 생각해서 줘야지 무거우니
짐 덜려고 줘???)
하하..내 생각은 농담이고, 내가 부담 갖지 않고 먹게 하려고 짐이 무겁다고 말하며 주는 그 분의 맘이 사실 고마웠다.
차라리 과일을 안 좋아하는 내가 미웠으면 미웠지...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거쳐 황금능선이 펼쳐진다.




세석산장이 아슬아슬하게 짤리고 서쪽 노고단 너머까지 길다랗게 장관을 이룬다


09:50 떨어지지 않는 발을 억지로 잡아끌어서 삼신봉을 내려온다.



청학동으로 내려가는 골짜기


왔던 길을 200여m 되 집어 진행하다가 오른쪽 단천골로 떨어진다.
계곡 쪽으로 내려가는데 삼신봉에서 ‘야호~’ 소리가 연신들린다.
훗, 내가 있어서 못했구나.....

10:18 처음으로 물소리가 들린다 고도계는 995m를 가리킨다.

10:25 조그만 소(沼)가 있는 단천계곡 상류다.
아마 여기가 ‘만복대’가 점심을 먹었다던 곳일 게다.
단천골은 거의 계곡산행이 아니고 능선산행이다 간간히 지류 합수부에서 계곡 비슷한 지형을 볼 뿐.

10:45 합수부를 지나 산죽밭의 옆 능선을 계속 지루하게 잡아 돈다.
무심히 혼자 상념에 잠겨본다.

<비지정 등산로에 대하여...>
요즘 인터넷상에서 아프게 거론되고 있는 거센 의견들...
뭐가 문제인지도 잘 알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가도 잘 안다.
회색분자는 아니지만 각각의 논지에 일리들은 있다.
굳이 날더러 죽어도 한 쪽만 택하라 한다면 ‘보호론’쪽에 설 것 같다.
다만, 내 모종의 목적에 대한 아집과 욕심이 정의와 이성을 짐짓, 모른 체 밟고 서있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중요(?)한 약속을 지키려고 쌍라이트에 비상등으로 번쩍거리며 신호를
위반하는 심정.....훗.. 말 되나???



내려가야할 산죽밭


11:25 다시 합수부
계곡이 합쳐지기 전의 도드락에 이끼로 덮인 묘가 1기 있다.
너무 외로워 보인다.



묘 1기가 너무 외롭다


<단풍모음>



11:44 단천골의 본류에 도착
물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바위들의 스케일이 사뭇 크다.



너무 날씬해서 가냘퍼 보이는 내 모습




누가 왜, 무엇을 빌었을까? 이 자그만 돌탑에도 넝쿨이 시간되어 감겨 있다.


12:15 단천마을
단천 마을이 오수에 졸고 있고, 나의 老馬 ‘새도팍스’는 쓸쓸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 낮 오수를 즐기고 있는 단천마을과 내 '새도팍스'


쌍계사 입구 다리와 화개삼거리 사이 하천도 ‘루사’에 직격탄을 맞아
처참한 모습이다



生과 死의 경계선이 저럴까???




내가 애용하는 식당(?) 화개 삼거리에서 구례쪽으로 500여m 지점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라면 한 그릇 때리는 맛이란~
흠이 있다면 메뉴가 꼴랑 국수와 라면 뿐.*
 
 
2013. 11. 30현재 조회수 : 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