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1:04
[집수장-영원능-영원봉-중북부능-천년송능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516  
1. 산행일시
2007. 10. 21(토) 08:25 - 14:28

2. 코 스
반선 집수장 -> 영원능선 -> 영원봉 -> 중북부능 -> 천년송능선 -> 와운

3. 참가인원 4명
‘장발짱’
‘강산애’
‘아멜리아’


4. 시간대별 도착지
08:25 : 공단 집수장 출발
09:05 : 고도 800m (▥ 10)
09:28 : 개선골 지곡 안부
10:00 : 1,013봉 (▥ 10)
10:50 : 전망바위 1,150m
11:27 : 영원봉
11:32 : 천년송 능선으로
11:40 : 점심
13:10 : 출발
13:57 : 천년송
14:28 : 요룡대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6시간 3분
도상거리 약 7.2㎞

6. 산행일지
산행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게시판에 올라온 공지를 본다

1. 일시 : 2007. 10 .21 일요일
2. 산행지 : 지리산 일원.
3. 집결지 : 공무원연금매장.
4. 집결시간 : 06:00 시

그러니 늘상 이리갈까~~♪ 저리갈까~~♬ 하다가 광속정에 퍼지기 일쑤지....
‘만복대’에게 전화를 해보니 산태골, 왼골부근 능선 어쩌고 저쩌고.....
‘강산애’는 와운골 계곡산행 어쩌고 저쩌고.....
암튼 만나서 결정하기로 하고....

“지도는 ‘만복대’는 대성, ‘강산애’는 덕동 것 가지고 와! 우리가 지도 안가지고 다닌지 꽤 되지???”

이유 있는 변명으로 하나 둘 빠지고 나니 정기산행인데도 꼴랑 4명이다
전주를 출발하는데 ‘아멜리아’가 쏘삭거린다

“광속정 월동준비 해야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오늘도 그냥 퍼지자 이거지???
‘아~! 오늘도 저 악마의 유혹에 빠지고 싶지만 그래도...... 합의점을 찾자’

나 : “야, 금수(장발짱)야 너 천년송능선 안 해봤지?”
‘장발짱’ : “응.....”
나 : “그럼 되었네 나도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영원능 안 해봤으니 영원능으로 올라가서
천년송능선으로 내려오면 되겠네....“

그러자 가만히 있던 ‘강산애’가 불쑥 한마디 한다

“그럼 겨우 3-4시간 밖에 안 되자나요”
(요즘 우리주제에 3-4시간이면 되었지 뭐)



여원재가 있는 백두대간 길로 여명이 밝아온다

7시30분경 일출에 도착했다
요즘 단풍철이라 손님이 많아 각시는 연이틀을 날밤을 꼬박 샜다며 춘식이가 직접 아침상을 차려준다
각시가 챙겨 줄때보다 뭐가 너실너실 더 많네

배불리 먹고 집수장까지 차량지원도 해준다

08:25 집수장 출발



좋은 길로 곧장 가면 싸릿골로 빠진다 담장 끝 부분에서 좌측으로 올라붙어야..



녹슨 집수장 핸들, 우릉우릉 모터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비탈은 날을 바싹 세운다



철조망으로 둘러 쳐진 전주이씨 묘소를 지나....



버섯도 아닌 것이 야생화도 아닌 것이.......

09:05 고도 800m에서 잠시 휴식



“우리가 지금 어디로 올라가고 있죠?“
‘장발짱’ : (심마니능 가리키며 여기라 해도 끄덕끄덕 하려면서 묻기는.....)



이제 막 자리 잡는 ‘겨우살이’

09:28 개선골 지곡에서 올라 오는듯한 안부



‘오잉 이게 무슨 냄새야~!’ 엄지손가락만한 더덕을 캐내는 ‘강산애’

길은 계속 가파르다
길옆으로는 몇 아름드리 상수리나무, 도토리나무, 굴참나무 등 온갖 참나무가 즐비하다
기상만 도와주면 자연산 표고버섯이 무지 날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런데 표고가 아니라 노루궁뎅이버섯이 몇송이 보이더니 몇 발짝이 멀다하고 매달려 있는데
아쉽게도 거의가 녹아가고 있었다
2-3주만 빨랐어도 엄청 딸 수 있었을걸.....



나무 밑에 붙어 있는 것은 다행히 온전하다



탐스러운 노루궁뎅이

이 이후부터는 산행 속도가 굼벵이가 되어버린다
나무 밑은 다 구구다보고 올려다보고 돌아보고.....
가히 노루궁뎅이 버섯의 보고이다



산내 소재지를 배경으로......저것이 뭐지??? 마가목도 아닌 것 같고...

10:00 1013봉에서 휴식
1013봉은 나란히 두 개가 있다 두 번째 봉을 지나고서는 잠시 내리막이 나온다



도대체 어떤 상처를 받았길래 저리도 감정이 응어리져있을까

영원능에는 저런 뒤틀린 참나무들이 수두룩하다



녹아내린 노루궁뎅이 자국

고도가 1,100m가 넘어서서는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든다
처음 와보는 길인데 눈에 너무 익다
암릉들 하며 암릉 위의 다박솔 하며 그리고 툭~ 떨어지는 안부.....
초감각적지각(데자뷰) 현상인가????

10:13 바위 위로 기어오르니 전망이 트인다



먼저 올라 간 ‘강산애’



바래봉과 덕두봉을 감상하는 ‘아멜리아’



목하 ‘석이버섯’을 채취하는 중

더덕에 노루궁뎅이 버섯에 석이버섯에......그래서 ‘가을산은 없는 처갓집보다 낫다’고
할만하다(전에 한번 산행기 제목으로 써 먹은 듯한데???)



반야봉을 머금은 단풍



“행님 비박지 쥑이네....열명은 너끈하겠는데요...” ‘물이 있어야 쥑이지’



앗!!!!! 이 바위를 보고서야 의문이 풀린다. 전에 지나갔던 길인 것이다

아래 적색글은 2002년 11월 24일 개선골, 빗기골 산행기 중 일부이다


...................중략.........

........중략.....................

10:23 암벽이 변화무쌍한 중북부 지능에 도착, 고스락 바위에 올라보니 서북능이 훤하다
언제 봐도 포근한 반야봉이 오늘은 더 아늑해 보인다
암능이 시간을 지체하게 하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맛이 제법 짜릿하다
10:48 거대한 공룡모습의 바위가 나온다 그것도 3마리나 있다
이정도의 바위군이면 이름이 있을 만도 한데......



중북부 지능의 공룡바위(이런 형상의 바위가 3개가 나란히 있다)

넝쿨이 엉긴 조릿대 숲을 뚫으려니 체력소모가 심하다
같은 일행들은 지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중북부능으로 우회하는 듯 반대 방향에서
아련히 말소리가 들린다



지능 고스락에서 본 반야봉↑ 과 서북능(중앙이 정령치) ↓



.................후략......

........후략....................




끌끌....전에 개선골 산행을 한답시고 일찌감치 고도 1,100정도에서 영원능으로 붙어버리고서는
거기를 그냥 중북부지능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네........
그나저나 5년 사이에 길이 엄청 좋아졌다 그때는 이렇게 훤하지는 않았었는데..

10:50 전망바위



경치를 감상하는 ‘강산애’



(↑ 현재 사진) (↓ 2002년 11월 사진) 위 사진에서 사람과 나뭇잎만 없애면...





좌로부터 명선봉, 토끼봉, 반야봉



“여기도 석이버섯이 많네요“

‘장발짱’ : “석이버섯 모두 나 줘봐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쇠고기랑 제대로 요리해 올거니”

요놈 어디 안 가져오기만 해봐라...



또 노루궁뎅이네.....

11:27 중북부능에 도착



영원봉

11:32 중북부능을 버리고 천년송능선으로 진입

11:40 즐거운 점심시간
내려가는 길 잠깐이니 오랜만에 잘팍하게 반주 한 잔 하세나



소주 400㎖ 맥주 2,000㎖ 을 섞으니 절묘한 배합이네



라면 끓이기 전에 오뎅으로 안주를 하고....

복분자 한 병 마가목 한 병은 라면 안주로.....

오랜만에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다
2시까지 의무적으로 낮잠자기!!!!!!!

그래도 광속단이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갔지

13:10 아쉬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전에 없던 길이 생겼다.

얼큰한 김에 우두두두... 과속으로 내려온다
무릎 때문에 이 짓 말아야 하는데 우선 하면 이러니 망가져도 싸지 싸......
아닌 게 아니라 다음날 자고 일어났더니 무릎이 시큰시큰하다



벌러덩 미끌어져 넘어진 ‘강산애’ 그래도 노루궁뎅이는 안 부서지게 쳐들고 있다

13:57 천년송이 나온다
47분만에 내려와 버렸네



부부 천년송 사이의 ‘아멜리아’

아래 적색 글은 2004년 9월 4일 천년송능선-칠암자 코스 산행기중 일부이다


...................중략.........

........중략.....................

사실 90년도 초까지만 해도 ‘천년송’이란 존재는 외부에는 그리 크게 알려지지 않았었다
겨우 동네사람들만 오래된 고송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었을 뿐,
그러다가 90년도 초반에 반선에서 요룡대까지 도로 확장공사, 그리고 요룡대 다리와 와운까지 도로가
남원군 차원에서 ‘생활도로‘라는 명분으로 개설되게 될 즈음,
전주 MBC에서 환경파괴를 주제로 기획 방영을 하며 도로개설 계획을 막고 나섰다
그러자 와운주민들이 전주 MBC 방송국으로 몰려가 데모가 벌어지게 되고 급기야 전북도가 관여 할 만큼 일이 확대되었다
지금이야 10여세대 이쪽저쪽으로 작은 마을이지만 70-80년대는 덕동분교가 있었을 만큼,
20여가구가 넘는 동네였기 때문에 그 잠재력도 무시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지리산 구석구석의 대부분의 마을들이 그렇듯이 쉽게 현실과 타협하며 사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천주학이네 동학혁명, 이념적 반골 등 신념을 추구했던 사람들의 후손이기에 그 기질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결국, 전북도에서는
전설이 깃들은 고송을 ‘천년송’이라는 천연기념물로 승격시켜 주면서 와운마을에 손을 들어 주고 명분까지 준 것이다.
불과 10여년전의 일이다

.................후략......

........후략....................




2004년에 10여년전이니까 이제는 15년전쯤이라 해야겠네



와운마을의 시멘트 길을 터덜터덜......

나 : “안 되겠다 춘식이 한테 전화해야지”
‘아멜리아’ : “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요즘 한참 바쁜 철이잖아요”
나 : “아니 전화해서 먼저 바쁘냐고 물어 보고 안 바쁘면 오라 할께”
‘아멜리아’ : “선생님이 전화하면 바쁘다고 하겠어요? 지계주님처럼 본인이 희생하고
오시고도 남을 분이잖아요“
나 : “음..........”

‘장발짱’이랑 ‘강산애’는 소 둠벙 보듯 딴청들이고.......편을 들어야 할 거 아냐!!!

북두재 길로 들어서려다가
“혹 히치 할 수 있을지 모르니 길로 가게”
쩝 그거 한30분이 그렇게 걷기 싫나???
그러려면 산행은 뭐 하러 해

한참을 내려오다가 다시
나 : “그럼 그냥 바쁘냐고만 물어볼께”
‘아멜리아’ : “............. “ 본인도 다리가 팍팍했는지 아니면 대꾸가 하기 싫었는지 묵묵부답.

‘장발짱’에게 휴대폰을 빌려 전화를 한다(내 것은 전기세 아끼려 일부러 배낭 깊숙이 있다하고...)
나 : “어이, 춘식이 바쁜가????”
춘식 : “아뇨 지금 어디신데요”
나 : “요룡대 거의 다 왔어 그런데 바쁘면 놔둬!!!!”
춘식 : “다리에서 기다리세요”

전화가 끊어졌는데 일부러 ‘아멜리아’ 들으라고 몇 번 더 소리친다
“어이, 진짜 바쁘면 오지 마 진짜로!!!!!”

14:28 요룡대



요룡대에서 춘식이를 기다리며.. (그렇게 미안하면 혼자라도 걸어가지.....)

일출식당에 와 보니 바쁘긴 바빠도 픽업하러 못 올 정도는 아니어서 덜 미안하다



‘가득 따라 주세요’



어른은 애쓰게 운전하는데.......



얼라들은 디비자???????



전주 초원수퍼, 하산주 산다던 ‘만복대’는 배신 때리고.....

‘강산애’ : “오늘은 쭈그러진 산행 아입니더”

2013. 11. 30현재 조회수 : 2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