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8:39
[구룡-영제봉-숙성치]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825  
1. 산행일시
2002. 11.17(일) 07:30 - 17:14

2. 코 스
육모정 -> 구룡계곡 -> 지주대 -> 비폭 -> 서부능 -> 영제봉 -> 부운치 -> 숙성치 -> 밤재
코스감수 : ‘만복대’

3. 등반인원 3명
‘만복대’
‘산딸기‘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07:30 : 육모정(삼곡교) 출발
08:09 : 지주대
08:18 : 건계곡 갈림
09:29 : 비폭교
09:55 : 비폭길 끊김
10:10 : 산판길
10:35 : 식수 준비
11:20 : 서부능선
11:36 : 영제봉
12:08 : 점심
12:55 : 출발
13:56 : 수락폭포 갈림길
14:18 : 소나무 숲
14:35 : 길 잘못들어 빽~
15:05 : 부운치
15:52 : 숙성치
16:38 : 밤재
17:14 : 지리산 레포츠 타운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9시간 44분
도상거리 11.4㎞

6. 산행일지
05:30 전주를 출발하여 남원역 부근에서 시래기국으로 해장을 한 다음 차는 남원역 광장에 주차하고
택시로 육모정에 도착하니 07:20경이다

07:30 육모정 출발



삼곡교 출발

삼곡교 다리에서 왼쪽으로 떨어져 구룡계곡으로 접어든다.



구룡계곡의 등산로

구룡계곡의 구곡중 1-3곡은 다리 아래쪽에 있고 등산로는 4곡부터 시작하는데 ‘학서암’이니
‘구시소’니 명칭은 근사한데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빼어나게 수려한 계곡인 것은 사실이다.
아쉬운 건, 이 아름다운 계곡을 힘들여 올라가 구룡폭포까지 감탄으로 감상하고 올라보면
고기리의 논바닥이 나와버리는 그 허망함~
이 맑은 물이 고기리의 하수들과 논물이 뒤섞여 있다는 실망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지만 그래도 역시 멋진 계곡이다.



구룡계곡의 모습

08:09 구룡폭포와 비폭이 갈리는 ‘지주대’이다
길 따라 왼쪽으로 계속가면 구룡폭포이고 우리는 좌측의 비폭계곡으로 들어선다
언제나 그랬듯 ‘산딸기’가 선두에 서고 ‘만복대’가 중간, 내가 후미에 선다.
08:18 우측으로 건계곡이 합류한다.
조그만 협곡이 난이도가 제법 있어 쉽게 통과시켜주질 않는다.
더구나 길 없는 계곡을 힘들게 가다가 쉬면서 문득 올려다보면 머리 위 도로로 차들이 휭휭~
지나가는 모습에 맥이 떨어지고 힘이 팽김은 물론 차에서 던졌음직한 쓰레기들에 눈살까지
찌푸려진다.



도로공사 할 때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덩어리

그래서 그런지 도로에 가까운 계곡이건만 등산객 자취가 별로 없다. 그 흔한 시그널하나도 없다



머리 위로 허망하게 지나가는 관광버스

육모정에서 정령치로 가는 종단도로를 타고 가며 보이는 계곡은 사실 이 ‘비폭계곡’이다
처음 육모정 다리에서 몇백미터는 구룡계곡이지만 이내 구룡계곡은 도로와 멀어져 좌측으로 사라진다

<비폭계곡의 폭포들....>



09:29 밑에서 올려다보니 엄청난 높이의 다리인 비폭교이다.



비폭에서 본 비폭교와 ‘비폭’



비폭교 위의 ‘산딸기’와 ‘만복대’

다리 뒤로 섬세하게 떨어지는 ‘비폭’이 외롭게 보인다
비폭에서는 일단 길 위로 올라와 다리를 건너 비폭 위, 우측 묘지 앞을 지나서 올라가야한다.
다리를 건너는데 ‘불조심’ 깃발을 단 공원순찰 트럭이 내려와 다리부근에서 정차한다
뜨끔한 우리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척 한다.
공단원이 차에서 내려 비폭으로 내려가는 곳에 매달린 ‘불조심’ 현수막을 매만지고 그냥 떠난다
비폭 위로 난 길은 한참동안 잘나있고 야영지도 군데군데 눈에 띤다.
한동안 눈길을 잡아끄는 폭포들도 상당히 많다.



비폭에서 약 15분거리에 있는 아담한 야영지옆의 폭포

09:55 길이 어느 덧 없어지고 우리는 계곡을 차고 올라간다.
10:10경 일제때 만들어진 산판길인 듯한 묵은 길이 잠깐 보이다가 끊긴다.



지금은 너덜길이 되어버린 일제의 산판길

10:35 계곡이 거의 끝나가고 우리는 식수를 준비한다. 앞으로는 물이 없을 거다
계곡을 왼쪽에 버리고 다시 보이는, 너덜지대가 된 산판길을 몇 분간 오른다
능선 냄새가 날 즈음 철쭉이 엉겨 길을 가로막는다.
차가운 바람이 거의 능선에 접근했음을 알려준다



엉겨있는 철죽과 잡목들...

11:20 만복대와 정령치사이의 서북능에서 갈려나와 다름재를 거쳐 다가오는 ‘서부능’을 만난다.
능선상에 길은 확실한데 싸리대등 잡목이 얽혀 얼굴을 사정없이 긁어댄다.
이 또한 심심찮은 짜증이다.

<산행시 사소한 짜증들..>
1. 얼굴로 거미줄 걷기(단독산행이나 선두에 안 서보면 그 심정 모름)
2. 날파리들 눈앞에 알랑대기
3. 스틱이 걸려 뒤로 빽~해서 빼기
4. 내가 튕긴 가지에 내가 맞기(앞사람이 그랬으면 미안하다는 말이나 듣지)
5. 넝쿨에 배낭 걸리기

11:36 영제봉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다.
북쪽으로는 주천면이 한 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서북능이 광활하게 펼쳐져있다
남쪽으로는 산동이 아스라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서부능이 뻗어나가 있다.



영제봉에서 본 남원군 주천면



영제봉에서 본 서북능(뒷쪽) 앞쪽은 우리가 온 서부능
(가운데 우뚝한 봉이 만복대, 좌측 중앙이 고리봉, 우측에 아스라이 종석대와 노고단, 좌측 끝이 바래봉)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남도말씨의 등산객 3명이 올라온다.
우와~ 통도 크다 안내산행의 선두인 듯한데 30명 가까이를 데리고 왔단다
그것도 만복대로 간다나???
힉~~~~~



영제봉 정상

우리가 내려가다가 만나는 남녀 일행들의 후미는 40분도 더 떨어져있다
조심하라는 말을 남긴 채 우리는 급격히 고도를 떨어뜨리며 서부능을 탄다

12:08 낙엽이 푹신한 아늑한 곳에 점심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김밥에 탕수육, 술은 60도짜리 빼갈 1병에 소주 4병(200미리), 넉넉하다
탕수육 소스는 뜨겁게 보온병에 담아와 부어먹으니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우리의 점심상

오늘은 불을 전혀 피우지 않기로 하여 선택한 메뉴이다
환상같은 '산딸기'의 밥짓기, 그 맛을 못보는게 아쉽지만...
골초 ‘만복대’도 아예 담배와 라이터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점심을 먹는데 후적후적 비가 내리고 개스가 자욱히 끼기 시작한다.
눈이면 좋겠는데 비가 내린다.
점심을 먹다가 다들 고어를 꺼내 입었다

12:55 점심을 마치고 출발, 배가 든든하니 우중산행도 상쾌하다
얼큰한 기분에 말들도 많아진다
개스는 점점 짙어져 가시거리가 채 20m도 안되는 듯 하다
카메라가 젖을까봐 비닐로 감싸놓으니 이제 렌즈에 습기가 끼어 뿌옇다
내려가면 당장 우중 케이스부터 만들어야겠다
시야가 가려지니 좀 답답하다



개스가 잠시 걷혔을 때 서부능에서 본 영제봉

13:56 왼쪽으로 가면 수락폭포가 나오는 갈림길이다
먹고 나면 가야하는 ‘만복대’는 휴지를 들고 잠시 사라진다
여가를 이용해 ‘산딸기’ 독사진을 찍다(빼보니 맘에 안 들어 없앴음)
“딸기야~ 다음에 다시 찍어줄께..”
오른쪽으로 능선을 잡아 돌며 목적지로 발길을 재촉,
뾰죽한 봉우리를 넘어 진행하니 잘 다듬어진 묘가 1기 나온다. 10여m밑에 또 하나의 단장된 묘다
같은 집안 인 듯, 후손이 누구인지 상당히 효자인가보다 이 높은 곳까지....

14:35 “빽~ 하자...” 몇 번을 와도 헤매게 되는 부운치 근방 더구나 이렇게 개스가 차니 길 잃기가 십상이다
소나무 숲을 돌아 나와 정상을 향하여 다시 고도를 찬다

<안개 자욱한 서부능선>







15:05 부운치
편안한 안부 부운치다
묘지 직전에서 길이 아닌 듯한 8부능선을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 떨어져야 서부능선이 연결된다
고도를 급히 떨구며 잡목 능선길을 진행한다.
이제 카메라는 쓸모가 없다
습기도 습기지만 개스가 너무 끼어서 조리개를 최고로 열어도 셔터 속도가 1/4밖에 안나온다
삼각대는 있을 리도 없고....

15:52 정확한 위치 때문에 의견이 분분한 숙성치 근방이다
지도 표기도 지도마다 제각각이다.
‘만복대’와 ‘산딸기’는 일반 리지화를 신어 양말까지 철벅거리는데 나는 발속이 고실고실하니 좋다
아래도 팬티까지 다 젖었단다. (이상하네 난 괜찮은데...)
추울까봐 쉬지도 못하고 계속 걷는다

16:38 이윽고 폐허가 된 밤재 구도로를 만난다.
군데군데 빗물에 파여 꼬랑으로 변해있다
15-16년 전에 차로 오르내렸던 기억이 아물아물하다
17:10경 비에 촉촉이 젖은 19번 도로를 만나 택시를 부를까하다가..
근처에 ‘지리산 레포츠타운’을 하고 있는 ‘만복대’ 친구에게로 갔다
남원까지 태워다 달라고......
복쪼가리도 없지 출타중이라한다.
할 수 없이 콜택시를 불렀다
온통 흙투성이로 젖어있고 땀 냄새가 진동하여 인상 좀 쓰겠지만 어쩌겠나
뽑은 지 얼마 안 되었을 것 같은 뉴이에프 소나타를 몰고 온 개인택시기사.
와~ 너무 친절하다 요금도 타는 순간부터 미터기요금 이란다

혹 남원쪽에서 콜택시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이희만’ 전북24바 2111호 011-684-9496

이제 남은 것은 역시 전주에가서 하산주 먹는 일뿐~*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