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1:39
[운봉-바래봉-운봉]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178  
1. 야영(산행)일시     
2009. 12. 19(토) 15:25 - 17:06    
2009. 12. 20(일) 09:55 - 11:32         
 
2. 코    스   
은봉주차장 -> 바래봉 야영지 -> 운봉주차장
3. 야영(산행)인원 (6명)       
‘산돌이’
‘강산애’    
‘정재’
‘청풍’
‘아멜리아’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12/19(토)     
15:25 : 운봉주차장 출발   
17:06 : 바래봉 야영지
12/20(일)     
09:55 : 야영지 출발    
11:32 : 운지사
5. 산행시간 및 도상거리     
이틀 합쳐서 3시간18분, 표시거리 약 6.9㎞ 
6. 야영(산행)일지 
어느 해 부터인가 12월 정기 산행은 자연스레 바래봉 야영으로 굳어진 것 같다
송년 산행임도 이런 저런 이유로 참석자가 별로 없다
‘장발짱’도 갑자기 일이 생겼다면 출발 장소에 나와 준비해온 닭도리탕 재료만 전해주고 간다.
    
‘강산애’와 ‘정재’가 점심을 못 먹고 와서 운봉에서 뼈다구탕으로 요기
  
    
운지사까지 올라 갈 수는 있지만 내일 차량 회수가 쉽게 주차장 부근에 주차한다.
    
출발을 하자마자 운 좋게도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주차장 위는 허브마을을 조성 한다고 온통 밀어 놨는데 글쎄....
    
임도를 버리고 운지사 길로 들어선다.
    
다시 임도를 만나고.....
    
억새는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이고, 더 많이 쌓이면 꺾어지겠지
    
‘아멜리아’가 먼저 임도에 도착
    
그 다음 ‘강산애
    
마지막으로 ‘정재’, 배낭 무거운 순으로 도착한다.
    
임도를 따라 바래봉으로.....
    
올라 갈수록 상고대가 짙어 진다
    
바래봉 샘물은 시원스럽게 나온다.
 
    
‘여기서 한 방 박아주쇼’
    
샘터를 지나 우리 야영지로 가는 길
    
야영지에 도착, 잠자리부터 고르고....
 
    
다들 바쁜데 ‘아멜리아’는 빵 먹으며 딴지를 걸고 있다
“선생님은 낚시꾼들보고 한심하다고 하지만 낚시꾼들이 우리 보면 미쳤다고 해요
엄동설한에 따뜻한 집 놔두고 무슨 짓이냐구요“
자리를 정리하고 플라이를 다 칠 무렵 ‘산돌이’와 ‘청풍’이 도착한다.
    
우선 잔가지로 밑불을 만든다.
땔감 걱정은 없겠다 옆에 고목이 하나 드러누워 있어 그거 하나면 충분할 것 같다
 
    
일 잘하는 ‘강산애’가 누운 고사목을 윗부분부터 차근차근 잘라온다
    
모닥불도 이제 꺼질 걱정은 없겠다
    
‘정재’는 혼자 밥하랴.... 찌개 끓이랴.....
 
    
↑↓ ‘산돌이’가 사고 ‘청풍’이 짊어지고 온 이등병 부대찌개부터 끓여 한 잔 한다.
    

    
‘정재’의 먹거리에서는 조기가 항상 빠지지 않는다.
    
닭도리탕에 오뎅탕에 먹을 것은 아직도 많지만 너무 추워 불가로 모여든다.
    
아마 불이 없었으면 모두 침낭 안으로 기어들어 갔을 것이다
    
그나마 눈발이 분위기를 잡아줘서 다행이다
    
통나무에 불이 붙어 이제 밑불은 탄탄하다.
    
소주를 물 같이 들이켜도 어찌나 추운지 취하질 않는다.

    
‘아멜리아’ 혼자만 맥주를 마셨는데 술을 따르고 잠시만 지나면 얼어 샤베트가 된다.
    
“어~! 이게 뭐야 얼었잖아”
    
무슨 청승인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볼멘소리를 한다.
“우리도 우아하게 텐트를 가지고 다니게요”
저마다 2-3인용이나 4-5인용 텐트가 있긴 있다는데....
암튼 ‘청풍’이가 짊어진다고는 했는데 두고 봐야지....
    
안주 없는 깡술과 함께 밤은 깊어 가지만 쉽사리 불 옆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멜리아’는 맥주로는 술기가 없다며 ‘강산애’가 가져온 홍주를 들이킨다.
아무리 춥다한들 술기가 안 오르랴
노래가 한가락 씩 나오기 시작한다.
목청 높이 외쳐도 눈발이 소리를 먹는지 그냥 은은하기만 하다
 
    
흐흐~ 플라이 치면 뭐해 눈발이 날려 안으로 다 들어갔잖아
    
내 자리는 따로 잡는다.
    
자정이 넘어서야 침낭 속으로 다들 들어간다.
변의에 깨어 시계를 보니 아침 06:20 
무심코 침낭커버를 제끼니 눈이 우수수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아~! 누가 침낭 안에서 해결 하는 거 발명 못하나?
    
침낭 안에서 한 방 찍어본다
변의가 극심하긴 하지만 너무 나가기 싫어 조금 더 버텨보기로 한다.
눈이 몽땅 들어와 침낭이 축축해 졌다
    
07:45 도저히 못 참겠다.
신발도 신지 않고 까치발을 하고 침낭 커버에 닿지 않게 대충 본다.
아~ 이 시원함.... 누런 자국이 있지만 눈이 계속오니 금방 덮어 지겠지
다시 침낭 안으로 기어들어가 다시 한 숨 더 눈을 붙인다.
    
09:10 ‘산돌이’가 지뢰매설을 하려 하지만 갈 곳이 없어 두리번거리고 있다
플라이는 눈이 쌓여 축 쳐져있다
버너나 코펠 모두 눈에 덮여 아침 해 먹기는 글렀다
빠져나오기 싫지만 큰 맘 먹고 일어나 짐을 꾸린다.
짐을 꾸리며 ”기상~~! 기상~~!“ 외쳐도 아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 짐 다 쌀 때까지 안 일어나면 혼자 갈 테니 전주까지 알아서 와!”
맨 먼저 ‘아멜리아’가 기어 나오며 “저 일어났어요 데리고 가세요”
  
    
‘아멜리아’는 우모복을 입고 잤다는데 일어나 보니 자기 것이 아니란다.
자기 것은 검정색인데 입고 있는 것은 파란색이라나??? 알고 보니 자기 것은 아예 꺼내지도 
않고 ‘강산애’ 것을 입고 개겼고, ‘강산애’는 빼놓고 안 가져 온 줄 알았다나....
    
눈밭에서 배낭들을 꾸리는데 마치 난민 수용소 같다
아침은 생략하고 운봉으로 내려가서 먹기로 하고
장재능으로 내려가려던 계획도 변경해서 임도로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물은 다 얼어있고 동치미 국물로 갈증을 달랜다.
    
쓰레기를 태우며 뒷정리를 한다
09:55 야영지를 떠난다.
    
우리 아지트에서 나오는 중
    
샘터 부근에서......

    
↑↓ 그래도 이 맛에 겨울산을 찾는다.
    

    
바람이 어찌나 불어 대든지 볼이 다 얼어붙는 것 같았다

    
↑↓ 임도로 내려가는 중
    

    
운지사에서 주차장 내려가는 길에서 벌러덩 넘어진 ‘강산애’, ‘정재’가 가려 잘 안보이네
    
지금 각자 배낭 안에는 먹을 것들이 가득하다. 
11:32 산행을 마친다.
    
이렇게 따뜻한 곳에서 사람답게 먹으니 얼마나 좋아
“단장님 정기산행이니 회비에서 먹읍시다.”
    
저것들이 새삼스럽게 무슨 악수를 하고 난리다냐
    
전주로 오는 길엔 계속 눈발이 날린다.
하산주 계획이 없어 우울하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