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1:43
[성삼재-노고단, 백무동-제석단]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865  
1. 산행일시               
2010. 5. 21(금) 04:00 - 22(토) 14:55                            
 
2. 코    스               
1조 : 성삼재 -> 천왕봉 -> 백무동
2조 : 성삼재 -> 제석단(박) -> 천왕봉 -> 백무동
3조 : 성삼재 -> 반야봉 -> 뱀사골  
3. 참가인원 총 11명
1조 ‘왕따’ ‘강산애’ ‘지구애’
2조 ‘최재봉’ ‘조진범’
3조 ‘파솔라’ ‘도레미’ ‘누리아빠’
지원조 ‘꼽슬이’ ‘작은세개’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나와 지원조에 해당)              
21일(금)
04:00 : 성삼재 출발 
04:29 : 노고단 산장(▥ 3)             
04:40 : 노고단
05:32 : 성삼재
13:35 : 백무동 출발
14:32 : 하동바위 (▥ 10) 
15:07 : 참샘 (▥ 10)
15:34 : 소지봉
16:10 : 망바위 (▥ 10)
16:40 : 1조와 조우 (▥ 20)
17:17 : 제석단
(19:55 : 지원조 도착)
(21:15 : 2조 도착)
22일(토)
12:10 : 제석단 출발
13:32 : 참샘 (▥ 10)
14:55 : 백무동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7시간 59분             
표시거리 약 20㎞
                            
6. 산행일지 
5월 정기산행이다.
5월에는 통제도 풀리고 하니 항상 이벤트로 좀 긴 코스를 잡았었다
이번에도 연휴라서 태극종주를 안 해본 몇몇이 태극종주를 계획했었는데 이러 저러한 사정
으로 취소가 된다.
결정을 못하던 차에 총무인 ‘지구애’가 주능 당일 종주를 안 해봤다며 덜컥 당일종주로 공
지를 올려버린다 
공지 후에 의견이 분분하다
출발 전전날(수요일)의 번개
새로 단골이 된 막걸리집 ‘객사정담’에서의 대화
‘나’ : “나는 당일 종주로 해야지 그래도”
‘작은세개’ : “어, 양사장님 저랑 우리형님 종주 지원해주기로 했잖아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미 한 달도 더 전에 이 자리에서 한 잔 먹으며 한 약속이었다.
그런데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니.... 대책 없는 블랙아웃이다 
다른 중요한 약속이나 잡았으면 큰 낭패 볼 번했다. 
그래서 1조 당일종주 팀에게는 차량지원만 하기로 한다.
5/21(금) 01:30에 전주고속터미널에서 울산에서 오시는 ‘왕따’님을 픽업한다.
‘산돌이’는 천안함 발표로 비상이 걸려 산행이 취소된다.
     
남원시청 앞 콩나물국밥집에서 이른 아침을 먹는다. 나는 모주 2잔으로 대신.....
점심용 김밥을 사려고 남원 시내를 뺑뺑 돌다가 터미널 앞에서 겨우 발견한다.
육모정으로 정령치로 해서 성삼재에 도착하니 4시가 좀 못되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성삼재 부근은 버스를 포함한 챠량과 인파로 북새통이다
연휴의 첫 날이라서 마음먹고 나선 종주객들도 엄청나다
4시도 안 되었는데 내려주고 가자니 갈 데가 없다
일출식당도 아직 문을 안 열었을 거고, 광속정으로 가자니 혼자 가서 뭐해?
‘에이, 같이 노고단까지라도 갔다 오자‘
04:00 주차장 출발
     
등산로 입구에 새로 설치하여 시험 가동하고 있는 전광판, 시간이 22분 느리다
(참고로 내 시계는 5분 빠른데 산행기는 그냥 내 시계 기준으로 쓴다)
어찌나 등산객들이 많은 지.......
더구나 박배낭들에 막혀 진도가 안 나간다
다음에 시간을 요하는 종주를 하려면 적어도 3시 이전에는 와야겠다.
     
2010. 5. 21(금) 04:29의 노고단 대피소
     
3분에 걸쳐 겉옷을 벗고......
대피소 식당부근은 주변이나 안이나 온통 라면열기로 후끈거린다.
04:40 노고단
     
기념촬영을 하고 1조를 떠나보낸다.
     
삼각대 없이 찍으니 흔들려서 안 된다. 목책 기둥위에 올려놓고 겨우 찍은 반야봉과 주능
이러는 순간에도 등산객들은 끊임없이 올라온다.
그 인파에서 혼자 내려가려니 참 머쓱하다
도대체 얼마나 될까 한 번 세어 보기로 한다.
하지만 띄엄띄엄 오는 것도 아니고 단체로 뭉쳐서 오는가 하면 이쪽저쪽으로 흩어져 오니 
세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헤아려 노고단에서 대피소까지 368명을 세었다
자신 있게 오차는 ±5명.... 
대피소 대기자는 빼고 마주치는 사람들만 돌계단을 내려가며 다시 헤아린다.
7십 몇 명인가 세는데 “아이고 벌써 내려오십니까?” 하는 어느 등산객의 인사에 “네” 하는
대답과 함께 숫자를 잊어버리고 맥이 빠져 세는 것을 포기한다.
세는 것을 포기하니 심심하다
아~! 그러고 보니 구례역에 기차로 4시경 도착하여 1박2일로 예정한 2조가 궁금하다
(1조와 2조는 속도 차이 때문에 아예 출발시간도 안 맞췄다)
아무리 해도 전화를 안 받는다
갸웃~!
     
내려오는 길의 종석대
     
작은고리봉과 만복대
     
반야봉 아래 심마니 어깨너머로 동이 터 온다.
05:32 성삼재
성삼재에서 막 출발했는데 2조 ‘최재봉’에게서 전화가 온다.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요란하다
노고단에서 시계를 보려고 전화를 여니 전화가 와 있더란다.
올라가면서 혼자 내려오는 사람 보지 못했냐고 물으니까 힘들어 죽겠는데 그럴 정신이 어디
있느냔다..... 하긴 두 명 모두 처음 하는 종주이니 긴장도 되겠지
하여튼 1조는 노고단까지 40분 만에 갔는데 2조는 4시 30분에 출발했으니 1시간이 좀 넘게 걸린 것 같다
일출식당에 도착하니 춘식이가 가게 불을 끄고 막 나오려는 판이다
아침식사 손님을 성삼재까지 모셔다 드려야 한다나....
“내가 알아서 챙겨 먹을 테니 어서 갔다 와”
     
내 아침 식사인 소맥 1:2, 달걀프라이는 마침 오신 ‘우렁각시’님의 솜씨
간단히 이거만 먹고 광속정에서 한숨자고 점심때 쯤 제석단으로 가리라....
그런데 ‘장발짱’에게서 전화가 온다.
‘장발짱’ : “너 어디냐?”
‘나’ : “일출서 한 잔 빨고 있지”
‘장발짱’ : “잘 되었다 ‘도레미’네가 그 쪽으로 간다는데 차량지원 한 번 해주라”
‘나’ : “알았어 기다리고 있을게”
원래 3조는 알아서 간다고 해서 같이 움직이지 않았었다
그러는 바람에 술 양이 늘어난다.
약 1시간 후 ‘도레미’ 일행이 도착한다.
     
성삼재 - 반야봉 -뱀사골로 코스를 잡은 3조
성삼재는 복잡하니 일출 앞 도로에서 미리 여장을 챙기고.... 다시 성삼재로....
     
성삼재 출발 전 ‘누리아빠’ ‘도레미’ ‘파솔라’

     
↑↓ 내려오며 보니 달궁 정자나무 식당 냉동고부근에서 불이 났다
     
덕동쯤 오니 소방차들이 올라간다.
일출에 ‘도레미’ 차 키를 맡기고 남은 술을 해치운다.
그래봤자 합이 1:4
     
광속정에 도착.... 
어라, 무슨 시계 선전하는 것 같네 시계 선전은 무조건 10시 10분 40초라든데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싶은데 눈을 뜨니 1시가 넘었다
예정은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고 12시 30분쯤 출발하려했는데....
연휴라서 늦으면 제석단에 자리가 없을까봐서....
점심도 생략하고 부랴부랴 떠난다.
백무동에 도착하니 주차장도 꽉 차있다
뱅뱅 돌다가 겨우 길 옆에 한자리를 발견하여 주차를 했다
‘강산애’와 중간에 못 만날지도 모르니 키는 약속한 대로 운전대 앞바퀴 안쪽에 숨겨둔다
배낭을 들쳐 메고 막 가려는데 허름한 국립공원 조끼를 입은 왠 영감님이 주차비 운운한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지 멀쩡한 도로 옆에 왠 주차비, 차라리 주차를 못하게 하면 모를까
몇 마디 반문을 하니 그냥 슬슬 가버린다
13:35 백무동 출발
모처럼 혼자 산행이라서 예전처럼 안 쉬고 한 번 가보리라고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겨본다
흐흐~~ 어림 턱도 없다
참샘도 아니고 하동바위에서 발걸음이 멈춰진다.
하긴 그래도 3인분 침낭, 매트에 2인용 텐트에... 변명은 되네....
     
참샘에서도 10분 휴식
‘꼽슬이’랑 ‘작은세개’는 언제 오려고 아직도 산행 시작을 안했단다.
먹거리는 걔네들에게 다 있는데 먼저 올라가 손 빨고 있게 생겼다
16:10 망바위
     
지나가던 등산객이 ‘여기가 이디지?‘하는 소리에 표지판을 보니 ’망바위‘ 글씨가 없어졌다
1조 ‘강산애’는 장터목에 와 있단다. 가다가 만나겠다.
 
16:40 1조와 조우, 1조는 계획했던 시간대보다 약 1시간 늦은 것 같다
     
만나자마자 먹을 것부터 달란다.  시원한 캔맥주 하나와 닭앞가슴살 카나페를 준다
흠~ 하산하는 사람이 짐 메고 끙끙 올라가 박 할 사람에게 뭘 달라해???
누구보다 경우를 잘 아는 두사람이 보자마자 그럴때는 얼마나 목마르고 배고팠을까 크크~ 
참고로 나는 평소 늘 쿨러를 2개를 가지고 다닌다.
하나에는 냉매로 쓰는 캔커피 하나, 350ml 생수 하나, 카프리썬 하나, 그리고 냉매겸 음용
용 팩소주 200ml 두 개, 냉장된 캔맥주 세 개..... 이 중 소주와 맥주는 산행시마다 없어지
지만 캔커피, 생수, 카프리썬은 산행 후 다시 냉동실로 들어간다. 
또 하나의 쿨러에는 유통기한이 언제 지나있을지 모를 스낵면 2개, 닭앞가슴살통조림 하나
(그런데 이번엔 이례적으로 카나페 하나를 더 가져왔었다)가 먹거리로는 전부다
     
7-8분 뒤쳐져 ‘지구애’가 도착한다.
캔맥주 하나는 이미 빈통이고 애처로운 눈빛에 금쪽같은 캔맥주를 하나 더 꺼낸다.
꺼내면서 카프리썬이 보이자 ‘지구애’는 그걸 더 원한다. 그건 냉매니 얼마든지 주지
원래 식사 계획은 김밥을 사서 대피소에서 컵라면과 같이 먹으려했는데 대피소에서 햇반은
파는데 컵라면은 안 판단다. 
이유인 즉은 컵라면은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란다.
하긴 엿장수 맘이니......
 
     
내려가는 여자 분이 스틱질이 서투르자 너무 짧게 잡아 그런다며 ‘강산애’가 늘려 주려다가
고장을 내버렸다. ‘왕따’님 까지 합세하여 고쳐 보려 지만 킥킥...결국 고장난 채 가져갔다
20여분을 노닥거리다가 헤어진다.
제석단이 가까워올수록 야영객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 자리는 있을까? 은근히 걱정된다.
 
17:17 제석단
 
     
예상과 달리 4월 냄새를 풍기며 진달래가 만발한 제석단은 아무도 없이 쓸쓸하기만 하다
장터목의 소음과 아랫길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더 소외된 외로움이 짜릿하다
     
잠자리부터 마련해 놓고.....
아직 철이 빨라 곰취는 몇 촉 없다 그래도 나 먹을 것은 있겠지
     
이거면 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캔맥 2개를 빼앗겨 황금비율이 안 나오지만 일단 소맥을 다 털어 붓는다.
닭가슴살 캔도 오랜만에 까진다.
     
가슴살을 곰취에 싸서..... 아~~!!!!
술도 아껴야하고 안주도 아껴야 하고 이 향, 이 기분 이 정취 모두 아껴야한다
- 제석단 戀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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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단 좋은 이유는.....
제석단이 미치도록 좋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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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
당연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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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평탄해서??
그것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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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가 가까워서???
음... 그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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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龍으로 주능이 있고, ↓白虎로 서북능이 있고......
 
     
.....................
주작으로 반야봉, 현무로 천왕봉이 있어서???
그건 어려워서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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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 모든 것이 좋아서????
그것도 있고.....
...............................
..........
..................
그럼 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좋은데???
그건.....
그것은.....
.............

무풍지대이기 때문이다!!!

............
.....
무엇으로부터?? 거 있잖아 아직까지는.........끝.

아무리 아껴서 먹은들 한없이 먹을 수는 없잖아 
전화를 해보지만 내 것은 고물이라서 터지질 않는다.
     
텐트에 들어가 시계를 보니 7시가 다 되어간다
스르르 잠들었나보다 두런거리는 소리에 깨어 내다보니 ‘꼽슬이’와 ‘작은세개’가 올라와 플
라이를 치고 있다
     
시계를 보니 7시 55분이다 뭣들을 하고 이제 오나?
‘작은세개’ 형인 재봉이는 이제 세석 출발한지 30여분 되었다한다
잘팍하게 먹고 있어야 하려나보다
     
‘작은세개’ 형수가 형 주라며 싸준 돼지불고기부터 시작한다.
21:15 2조 도착
     
‘작은세개’가 전화를 받고 장터목에서 안내해 온다.
 
성삼재에서 16시간 45분이 걸린 셈인데 주말만 시간 내어 2개월 정도 연습한 것 치고는
양호한 편이다 다리도 별 고장 없이.....
     
허기지니 술보다 먼저 밥을 볶고.....
     
‘자 애썼지?’ 
 
     
순배가 돌자 분위기는 무르익고....
일출식당에서 1조와 3조가 뭉쳐 판이 벌어졌나보다 ‘파솔라’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그쪽이 먹잘 것은 훨씬 많겠지만 여기 같이 운치는 없겠지
     
엥~? 내 소맥 전용 코펠에 누가 누룽지를......
     
장정이 몇인데 대포알 3개를 못 비우고 1/3병이 남는다.
(후일담 : ‘조범진’씨는 술판이 길어 졸려서 죽는 줄 알았다나?? 그러고 보니 앉아 있는 폼이 좀 그러네)
이날 결국 제석단엔 우리만이 오붓하게 잠들었다
5/22(토)
     
두 명은 천왕봉을 찍고 오려고 준비 중
     
‘꼽슬이’가 어제 온 길을 짚어주고.....
제석봉까지 ‘작은세개’가 안내를 하고 돌아오기로 한다.
 
그 사이 ‘꼽슬이’와 나는 된장죽을 끓이며 남은 소주를 없앤다.
 
내 카메라를 ‘작은세개’에게 들려준다.
     
제석봉 고사목 앞에서.....
     
지정 등산로로 올려 보내고.....
     
여기 두릅은 이제부터 시작인가보다
     
‘작은세개’ 수확물 곰취와 두릅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후부터 온다했는데 빨리도 시작하네...
    
11시가 막 넘어 천왕봉 간 일행이 돌아온다.
     
시장했나보다 그렇게 많이 끓여 놓은 죽밥이 모자라 유통기한 지난 내 라면을 꺼낸다.
라면에 두릅을 넣으니 그 향 또한 일품이다
‘작은세개’가 꼼쳐 놓은 4홉짜리 소주가 나온다
비가 오니 술이 더 땡기네
나도 마지막으로 비상에 비상인 팩소주 2개를 턴다.
     
철수 준비
     
박짐 2인분이 빠지니 내 배낭은 허퉁하다.
12:10 떠나기 싫은 제석단을 출발
     
언제 또 올지 모를 두 사람, 장터목을 배경으로....
     
필터에 김이 서려 사진이 모자이크가 된다
13:32 참샘
     
취팅으로 내려오니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참샘이다.
14:55 백무동
     
그리고 또 금방 백무동 ‘느티나무 산장’
이제 또 하산주 생각에 입에 침이 고인다.
하산주는 ‘작은세개’ 형님인 재봉이가 지원 고맙다고 낸단다.
돌아오는 길에 하산주 동지를 찾는데 ‘뫼가람’만 시간이 되나보다
'조범진‘씨는 바로 서울로 올라가야하는데도 술보다 정 때문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동참한다.
     
‘객사정담’ 막걸리집, 산행 안 한 ‘뫼가람’은 역시 때깔이 틀리네
모두들 수고하셨고 ‘왕따’님과 ‘강산애’는 캔 하나당 맥주 5병으로 갚고 ‘지구애’는 카프리썬
값으로 막걸리 한 주전자만 사

 


2013. 11. 30현재 조회수 : 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