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1:47
[청학동가는골-상불재-혜일봉능-소은암-내원골-쌍계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292  
1. 산행일시               
2010. 6. 29(화) 10:50 - 16:25                            
 
2. 코    스               
청학동 -> 마고성 -> 가는골 -> 상불재 -> 혜일봉능 -> (소현로) -> 소은암 -> 내원골
-> 쌍계사
3. 참가인원 
(혼자)
4. 시간대별 도착지           
10:50 : 청학동 하차
11:33 : 삼성궁 매표소 
11:51 : 가는골 등산로
12:14 : 계곡 끝(고도 1,030m)
12:29 : 남부능 상불재
12:37 : 상불재
13:32 : 불일폭포 전망대(▥ 10)
13:49 : (소현로) 
14:25 : 활인령
14:32 : 소은암(▥ 30)
15:02 : 출발
15:28 : 내원 수행촌
16:00 : 쌍계사
16:25 : 주차장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5시간 35분
도상거리 9.6km
                           
6. 산행일지 
그제 일요일(6/27)은 ‘만복대’가 산행대장인데 비 핑계로 빵구를 내버린다.
약속장소에는 부대장인 ‘아멜리아’만 나와 있다.
‘뫼가람’은 비가 안 오면 나오겠다고 했다는데 비가 안 오는데도 안 나온다
지난주 정기산행 때도 산행도 없이 술만 펐는데.......
‘아멜리아’는 지리산 언저리까지 가서 딴 짓 하느니 아예 출발을 하지 말자 한다.
그리고 아침 대신 점심 도시락을 인근 체련공원에서 까먹는 걸로 산행을 대신 하기로....
  
            
체련공원에서는 여자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데 아주 시끄럽다 
축구시합도 구경하고 캔맥주도 하나씩 깠는데 다행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체련공원 주변에서 산행 안내 포스터를 보게 된다.

            
흠~~ 화요일이다 별 일 없으면 여기나 따라가야지....
작년 9월에도 이 코스로 어느 산악회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쇠통바위 능선으로 내려와, 기다리기 싫어서 히치 및 택시, 버스 환승을 6번이나 한 끝에 
7만원이나 들이고 전주까지 왔었는데 이번에는 꼭 타고 간 차를 타고 와야지
                   ×                         ×
29일 아침 6시 40분에 포스터 맨 앞에 쓰인 한진고속 앞에 도착한다.
포스터대로라면 출발이 7시 30분이고 한진고속은 출발 40분전이라 했으니 6시 50분에 
버스가 와야 맞는데 7시 10분이 되었는데도 다른 산악회 버스는 3대가 왔다 갔는데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안 온다.
산악회 간부들에게 막 전화를 해보려는 순간 왠 승합차에서 여자가 내려 개스통이랑 대형 
찜통을 내려놓으며 혼자 서성이는 나에게 한울산악회냐 묻는다. 
‘음 오기는 올 모양이네’
            
내려놓고 간 취사도구
승합차 뒤 짐칸에 저런 것들이 가득한 것 보니 전문으로 대여를 해주는 가보다
7시 20분이 넘어서자 우리 일행인 듯한 등산객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막걸리를 배달해 주는 오토바이, 얼음을 배달해주는 오토바이......
삽시간에 분주해 진다
 
            
25분이 되니 버스가 도착한다.
난 맨 뒤 가운데 좌석을 차지하려 했으나 뒤에서부터 3번째 줄까지는 여자회원들이 독차지 
한다. 
30분에 출발하여 3-4군데를 경유하여 전주를 빠져나간다.
시간에 대해서는 물어 보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아 그냥 함구한다.
전주 남원간 도로로 접어들어 30여분 달리다가 버스가 대명휴게소로 들어간다.
총무의 멘트가 있다
“아침식사 하겠습니다.”
            
찌개인지 국인지 모르겠지만 밥을 아예 말아 주는가보다
나는 아침을 대강 때운 터라 무료하게 20여분을 서성인다.
식사를 마치고 차가 출발하자 디저트로 깍뚝썰기한 수박이 한 첨씩 나눠지고 이어 회장 인사
말씀, 산행대장의 코스 안내에 이어 총무가 회비를 걷는다. 
17,000원×37명 합계 629,000원, 이 정도면 많이 참석한 편이란다 
하지만 40명이상이 참석해야 좀 여유 있고 원활히 돌아간다나?
공식적인 진행이 끝나자 스피커에서는 메들리 뽕짝이 섹스폰 연주로 구성지게 흘러나온다.
남자 회원들의 평균연령은 대략 65-70세, 여자 회원들은 45-50세 정도???
눈 씻고 봐도 내 밑으로 보이는 남자 회원은 2-3명도 안 된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 다 흘러나오는 뽕짝을 음미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요즘 잦은 비 때문에 수량이 방방한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싫지 않게 흥얼거려본다.
뒷자리에서 늙수그레한 여자 회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좋네, 심들게 먼 산행이데 노래나 듣고 귀경이나 험서 돌아댕기먼 좋것네”
10:40 청학동 버스 주차장에 도착한다.
붙임성도 없고 부끄럼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나는 아직 회원들과 단 한마디의 말도 안 해봤
다. 혼자 다른 코스로 간다는 말도 누구에게, 언제 해야 할지 몰라 뒤에서 어정어정 따라올
라가 본다.
            
이따가 다시 내려와야 할 길을 맨 뒤에서 슬슬 올라간다.
구매표소 앞에 회장이 후미대장을 보는지 인원 파악을 하고 있다
다행이다
“죄송한데 저는 다른 코스로 해서 나중에 쌍계사에서 뵙겠습니다.”
회장님은 흔쾌히 대답한다. “아 그러세요”
홀가분하게 살랑살랑 왔던 길을 내려간다.
저쪽보다 짧은 코스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
평일의 청학동은 한가하기 그지없다 거의 사람이 안 보인다.
식당 상점들도 문 연 곳이 드물다
 
            
길 양쪽으로 서 있는 이 솟대들은 모두 가로등이었다.
            
삼성궁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이 학교는 이름 탓인지 아직 방학 시즌도 아니건만
아이들 소리가 떠들썩하다.
11:33 삼성궁 매표소
            
입장료가 3천원이다. 주차장 화장실 쪽에서 막아 놓은 도로로 올라가면 입장료를 아끼겠지
만 너무 한가하여 무료하게 보이는 매표원이 미안해서 시원하게 쏜다.
3천원 값어치를 하려면 지붕이 청학 모양을 한 박물관도 들어가 봐야지만 생략한다.
            
계곡이 갈라진다. 
우측이 윗가는골이고 좌측이 가는골인줄 알았는데 마고성에서 작업하는 거사님이 우측이 가
는골이고 좌측은 버그네골이라 한다.
2003년에 버그네골이라 말한 곳으로 올라 내원재로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삼성궁 가는 길이 계곡 옆으로 잘 닦여있어 마고성까지는 삼성궁 표식을 보고 간다.
            
삼성궁은 외면하고 마고성으로 진입
            
출입금지란 푯말이 곳곳에 있지만 계곡에서 돌을 건지는 거사님은 보고도 상관 안한다.
11:51 마고성을 휘감는 도로가 돌아 나가는 등산로 입구
등산로로 들어선다.
            
마고성을 뒤로 하고.....
번질번질한 등산로는 가는골 계곡을 계속 따라간다.
고도 1,000이 넘어 서서야 등산로는 계곡에서 멀어진다.
12:29 남부능 상불재
12:37 상불재

            
            
비지정과 지정

            
            
            
상불재의 하얀 꽃 !!!

사실 오늘 산행 계획은 여기서 쇠통바위 방향으로 올라 선유동골로 내려가는 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바뀐다. 히치도 나에겐 어려운 일일뿐더러 그냥 조금이라도 올라가기
가 싫어진다. 
혜일봉능으로 해서 소은암이나 들러보자
혜일봉 능선길은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무척 미끄럽다
            
앗! 노루궁뎅이!!! 흐흐 아니다..... 하긴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13:32 불일폭포가 내려다보이는 곳

            
↓ 7년전(2003. 9. 23.) ↑ 지금은 우드데크로 전망대가 근사하다 
            

            
내 점심은 방울토마도가 전부이다. 캔맥주는 술이라기보다 해갈용 음료이다
옥수수수염차와 꼬마생수는 냉매,
혼자 다니면 점심이 복잡하지 않아 좋다
10분 만에 점심을 해치운다.
13:49 혜일봉능을 버리고 좌측으로 트레바스해 나가는 (소현로)로 접어든다.
            
부안 임씨의 묘지인데 참으로 명당이다
명당이란 묘가 잘 가꾸어져있으면 명당이다 자손이 물심으로 여유가 있으니 가꿀 거 아닌가
            
이 길을 소현로라 적은 이유가 이 푯말에 있다
소은암 주인은 이 길이 소현로라 불리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 활인령까지 도합 11개의 표지판이 있다 글과 설명은 소은암의 주인인 소현거사
가 쓰고 조각은 여수의 지인이 해줬다한다
이 이후로 돈선암, 하심목, 망운암, 향불암, 무천대, 암적수, 정념정, 너구리쌍굴, 활인령......
(하나가 뭔가 빠졌다)
실제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주변에 대한 소현거사의 애착이 보이고 또한 소
은암으로 가는 고도 없는 밋밋한 길에 지루함을 달래준다
            
다른 명칭도 다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특히 이 정념정은 나중에 보니 의미가 있었다.
소은암에서 같이 기거하고 있는 스님의 법명이 정념이란다.
            
너구리쌍굴이 제일 그럴 듯하다
14:25 활인령, 내원골과 소은암 삼거리다
            
마지막 푯말인 활인령에서 돌아 들어가니 비릿한 밤꽃을 대동한 소은암이 보인다.
            
자두도 익어가고 있고.....
            
배도 정성스레 싸 놓고.....
14:32 소은암
 
소은암에 올라서자 소현거사 내외분과 정념스님이 막 점심상을 물리고 있다.
밥상위에는 빈 신컵라면이 올려져 있다(점심이 아니고 간식인가?)
세 분 모두 반갑게 맞는데 소현거사 부인은 식사 했는지부터 물으신다.
“아, 방금 먹고 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소현거사님은 안방인 증미당으로 들어가 커피를 준비하시는 것 같다
그것도 냉커피...... 비록 얼음은 없지만..... 
의외의 환대에 미안해서 배낭을 뒤진다.
‘에이, 오늘 따라 뭐가 이렇게 없냐...... 하긴 언제는 얼마나 있었나?’
            
뭐든 드리고 싶어서 쿨러를 털어보니 스낵면 한 개와 닭가슴살카나페, 냉매로 쓰던 옥수수
수염차가 전부.
맥주는 소현거사나 정념스님은 안 드실 줄 알고 내가 마시려고 깠다가 인사로 권했는데 전
혀 사양치 않고 ‘아~! 시원하네요’ 하며 어찌나 맛나게들 드시는지....
항상 3개씩 가지고 다녔는데 오늘은 2개만 가지고 온 게 후회스럽다
소은암 주변은 온갖 소채와 배나무 자두나무 등 풍요롭다
어지간한 것은 자급자족 할 수 있지만 결국 쌀은 지고 와야 한다고.....
어느 해엔가 시멘트 40kg 한포에 4천원 할 때 지고 오는 값까지 10만원을 줬다한다
(다음에는 반값으로 내가 한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어제까지 비가 와 오늘에야 빨래와 고사리를 말린다고....
‘고과농원’이라는 이름도 의미심장하다
소현거사님은 뭐 든 이름 붙이는 것을 좋아하신단다.
일어나려니 좀 서운하다 다음에는 소맥으로 몽땅 가져와 한 판 제대로 먹고 가야겠다.
            
정념스님과 풍채좋은 소현거사, 소은암이라는 이름보다 현판의 소은산막이 더 어울린다.
15:02 다음을 기약하고 소은암을 내려온다.
수건을 놓고 와 10여분 알바를 한다. 
15:28 내원 수행촌
            
            
            
소은암이 한겨울의 사랑방이라면 여기는 사대부 안채 같은 느낌이다
            
수행촌 앞, 비에 몇 번 떠내려 보낸 듯 제대로 안전장치를 해놨네
            
이 표지판을 세운 사람은 소은암을 불일암으로 부르고 싶은가보다
아니 자기들은 그렇게 부르고 있을지도....
            
계곡에 다슬기가 구물구물하다 30분만 잡으면 날진통으로 하나는 잡겠네
            
근데 먹기에는 좀 잘다
16:00 쌍계사
            
부잣집 뒷담장이 이래서야..... 멋으로 놔 둔건가?
            
쌍계사 부엌..... 올라가려면 항상 막는데 내려오니 인상만 그냥 안 좋을 뿐...
            
쌍계사 경내에서 스틱을 갈무리하고....
16:25 주차장
 
            
우리 차만 덩그러니....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선두에 도착하신 분들은 의외로 모두 곧 80객들이란다.
            
요즘은 이 목욕탕 의자가 대세라네... 없으면 그 버스는 욕 먹는단다.
            
저 여자분들 한명은 총무, 한명은 버스기사 부인이란다.
산악회 고정 버스산행 대부분이 기사부부가 같이 동행한다고....
            
김치찌개가 푸짐하다
            
하산주에 저녁식사에 17,000원으로 본전 뽑는다.
나는 저녁은 안하고 막걸리로 하산주만 몇 잔 했다
나중에 본격적으로 하려면 지금은 좀 참아야지....
            
19:00가 넘어서야 마지막 후미(왼쪽 여자분)가 도착한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늦는다고 뭐라 하지도 불평도 없다
이런 거 본 받아야하는데....
 
            
읔~ 저 아까운 얼음을 과감히 버리네
돌아오는 길 차 속에는 다시 뽕짝이 하염없이 흐른다.
걱정했던 노래방 차량은 아니다.
전주에 들어서서 온 시내를 돌고 다닌다. 운 없게도 난 종착역까지 가야한다
시내에서만 40분을 허비한다. 
기다릴수록 술 맛은 더 나겠지
7월 20일(화)에도 지리산이 들어 있다한다
성삼재에서 피아골...... 골라 먹을 데가 많다. 서산대, 용수암골, 무착대.....
17,000원 회비에 삼성궁 입장료 3,000원, 도합 2만원
기다리는 시간이 좀 있긴 하지만 싸기도 쌀뿐더러 원점회귀가 아니니 코스 선택이 즐거운 고민 
10시 40분에야 샤워를 마치고 주안상을 받는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