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8:44
[뱀사골-묘향대-이끼폭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668  
1. 산행일시
2002. 12.13(금) 16:00 - 18:06
2002. 12.14(토) 09:20 - 16:35

2. 코 스
12/13(금) : 와운교 -> 뱀사골대피소
12/14(토) : 뱀사골대피소 -> 막차 -> 묘향대 -> 이끼폭포 -> 요룡대

3. 등반인원 2명
‘만복대’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12/13(금)
16:00 : 와운교 출발
16:25 : 병소
16:48 : 이끼폭포입구
17:10 : 삼차
17:35 : 막차
18:06 : 뱀사골대피소

12/14(토)
09:20 : 뱀사골대피소 출발
09:38 : 막차
10:18 : 고도1,150m(막차계곡)
11:54 : 묘향대길 만남
12:35 : 묘향대
(점심) 13:20 : 묘향대 출발
14:28 : 이끼폭포계곡 상류 만남
15:06 : 이끼폭포
15:43 : 뱀사골
16:35 : 요룡대(와운교)

5. 산행시간 및 거리
12/13(금) 총 2시간 6분
도상거리 6.2㎞
12/14(토)
총 7시간 15분
도상거리 9.1㎞

6. 산행일지
12/13(금)
날씨가 너무 좋아 모든 산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산내 삼거리에서 본 주봉들..(왼쪽부터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반선에서 와운교까지 가는 길이 예상 밖으로 미끄럽지 않다.
16:00 와운교 앞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밋밋한 뱀사골 길을 걷기 시작,
고드름과 얼음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계곡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한다
귀찮은 헤드랜턴을 꺼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빨리 가야지.....
앞서 가는 ‘만복대’도 이심전심인양 보폭이 커진다



↑ 뱀사골 계곡의 고드름



↑ 뱀사골 길을 나는 듯 가는 ‘만복대’


16:25 병소를 지나고...



뱀사골 계곡의 동면


16:48 이끼폭포 입구를 지나고....
17:10 널찍한 공터가 있는 삼차가 나온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쌓인 눈의 양도 점점 많아진다
17:35 막차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허공에 걸린 반달을 감상한다
주위가 어두워졌지만 달빛과 눈빛으로 랜턴은 필요가 없다

18:06 뱀사골대피소
처마에 매달린 전구와 샘을 비치는 서치라이트의 빛, 조용히 눈에 덮여있는 뱀사골대피소의
운치는 그윽하기 그지없다

내 배낭에서는 달걀 30개와 두부 4모, 그리고 대포알(30도 1.8)이 나오고 ‘만복대’ 배낭에서는
‘영호’(대피소산장지기)가 제일 좋아하는 옻닭재료와 닭이 나온다
대피소에는 ‘영호’조카인 설악산 권금성대피소 산장지기 부부(예비)가 와 있었다



옻닭에 입이 벌어진 ‘영호’



장군이도 한 입



뱀사골 대피소의 내실

12/14(토) 07:00 오잉~!
눈을 떠보니 7시다 쩝, 5:30에 반야봉 일출 보러 가야하는데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다.



대피소의 아침

08:30경에 어제 푹~ 고아놓은 옻닭 국물에 밥을 말아 아침을 해결한다
‘만복대’는 숙취에 뜨는 둥 마는 둥....

09:20 아쉬워하는 ‘영호’와 작별을 하고 대피소 출발
09:38 막차에 도착하여 이름 없는 계곡을 차고 묘향대로 향한다
눈 쌓인 계곡은 예상보다 훨씬 더 발걸음을 지연시키지만 얼어붙은 小계곡의 정취가
있기에 불만은 없다



얼어붙은 계곡


“어어어어어........”
계곡의 암벽을 기어오르던 ‘만복대’가 대책 없이 미끄러져 내려간다
휴~~ 다행이 절벽으로 이어진 암벽의 끝에 3-4년생쯤이나 되는 구상나무가 있어
거기에 발이 걸린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긴 그런 맛에 길 없는 곳으로 다니겠지만......

10:18경 고도가 1,150m를 가리킬 즈음 햇살이 계곡을 비친다
눈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묘향대가 1,500쯤되니 아직도 한참을 더 차야된다
원래 계획은 묘향대를 지나 3차로 내려가는 폭포수골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이런 진행이면 묘향대에서도 점심이 늦을 것 같다
목에 걸려 대롱거리는 카메라가 이런 때는 진짜 짜증이다
눈에 묻힐까 신경이 되게 쓰인다

11:54 드디어 주능(용수암5거리 또는 묘지5거리)에서 묘향대로 내려가는 길과 만난다
후후, 삼도봉으로 왔으면 40여분에 올 거리를 2시간 40분이 걸린 셈이다
러셀이 안 된 길이라 편안히 넋 놓고 가기는 어렵다



묘향대 가는 길


12:35 묘향대



묘향대



묘향대에서 본 천왕봉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묘향대의 처마는 고드름은 없고 눈 녹은 물이 계속 낙수되어 떨어진다
묘향대의 스님은 장작을 패고 있다
우리는 양해를 구하고 점심상을 차린다



점심상을 차리는 ‘만복대‘


준비해간 조그만 선물을 드리니 얼굴에 웃음이 보인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한숨과 함께 처연히 하는 말,
내년 3월쯤에 묘향대가 헐린단다
그리고 새로이 불사를 한단다

스님 : “휴~~ 지리산에 들어온 지 8년째인데요..이제 아주 떠나야지요 권력 앞에는 다 어쩔수
없는 것 아닙니까“

아마 새로 짓고나면 다른 스님들이 오는 모양이다
더 이상 자세히 물어보면 더 속만 상할 것 같아 그쯤에서 화제를 돌렸다



내년 3월이면 지리산을 떠난다는 묘향대의 스님


13:20 내년 3월 안에 다시 한번 오마고 스님과 약속을 하고 묘향대를 출발
시간상으로 폭포수골로 떨어지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이끼폭포쪽으로 확정을했다
묘향대에서 이끼폭포로 떨어지는 길은 완전히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때를 연상케한다
시그널들이 마치 만국기 같이 열 걸음이 멀다하고 붙여져있다
올 1월에만 해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올해 집중적으로 붙여진 것 같다
곳곳에는 멧돼지들이 먹을 것을 찾느라 파헤쳐놓은 낙엽이며 흙들이 뒤집어져있다
경사가 급히 떨어지는 곳에서 우리는 아이젠을 찼다
그러고 보니 막차에서 올라갈 때도 착용했으면 훨씬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었을텐데..



묘향대에서 이끼폭포 가는 길


14:28 이끼폭포 상류계곡과 만난다
15:06 이끼폭포



이끼폭포


아기자기한 폭포가 고드름으로 변해 있다
이끼폭포 주변이 예전에 비해 무지하게 훼손되었다고 ‘만복대’는 말한다
20여년 전에는 길도 아예 없었고 폭포자체도 진짜 아름다웠는데.....
어떤 몰지각한 사진가가 자기만 제대로 찍어놓고 이끼도 문질러 없애버리고...
폭포를 배경으로 잡았을때 인포커스로 들어오는 근사한 나뭇가지도 아예 나무를 통째로
베어 버렸다 한다



와운능에 비친 해가 반사되어 붉게 보이는 이끼폭포 계곡


15:43 뱀사골 철교에 도착



이끼폭포계곡과 뱀사골 합수부


아이젠을 풀고 있는데 대피소 쪽에서 1쌍의 남녀가 내려온다
반갑게도 ‘영호’조카인 권금성대피소 산장지기 부부다
서울로 올라가는 중이란다

16:35 와운교에 도착
둘은 인월에 내려주고 우리는 하산주를 찾아 전주로.......*



서북능너머로 지는 해 (산내부근에서...)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