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8:52
[구룡, 비폭-영제봉-육모,비폭사이도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344  
1. 산행일시
2003. 3. 8(토) 13:40 - 14:45
2003. 3. 9(일) 09:05 - 13:45

2. 코 스
3/8(토) : 구룡폭포 - 육모정
3/9(일) : 비폭교 -> 서부능 -> 영제봉 -> 육모정과 비폭교 사이 도로

3. 등반인원 6명
‘강대장’
‘산돌이‘
‘만복대'
‘대박’
‘실리’
‘나’

3/8(토) 구룡폭포 산책로는 ‘만복대’ ‘대박’ ‘실리’ ‘치명타’ ‘나’ 5명

3/8(토) 비박 찬조출연
‘블루꼬’
‘치명타’
‘더덕’

4. 시간대별 도착지
3/8(토)
13:40 : 구룡암 출발
14:08 : 비폭동
14:18 : 지주대
14:45 : 육모정 다리

3/9(일)
09:05 : 비폭교 출발
10:10 : 임도너덜지대 끝
10:58 : 서부능
11:23 : 영제봉
11:50 : 영제봉 출발
12:14 : 조망좋은 묘지 휴식(간식)
13:08 : 계곡 선상지(소규모 마을터)
13:45 : 도로(육모정, 비폭교 중간지점)

5. 산행시간 및 거리
3/8(토)
1시간 5분
도상거리 3.8㎞
3/9(일)
4시간 40분 도상거리 8.2㎞

6. 산행일지
3/8(토)
‘만복대’와 나는 12:00경 남원 한국콘도 앞에서 창원, 마산에서 출발한 ‘대박’과 ‘실리’ ‘치명타’를 만난다
곧바로 광한루 옆에 있는 ‘우리식당’에서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은 뒤 육모정으로 출발,
엊그제 예상외로 눈이 많이 내려 현지상황을 모르는지라 여차하면 계획했던 구룡폭포 코스를
생략하고 바로 비박지로 향하기로 했는데 다행이 일주도로와 구룡계곡에는 눈이 없다



육모정에서 비폭교 가는 길


비폭교에 ‘실리’ 차를 주차하고 내차로 옮겨 구룡폭포를 향한다
(원래는 육모정에서 시작하려 했으나, 구룡폭포를 올라서면 펼쳐지는 논바닥에 실망감이 너무 클까봐...
아예 위에서부터 내려오기로...)
13:40 굿당인 구룡암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구룡암 앞마당(구룡암 뒷길로 가도 만남)을 지나니
곱상한 무녀가 징을 두드리며 치성인가 신내림인가를 하고 있다



무녀의 뒷 모습


구룡계곡의 물은 원래도 논물이긴 하지만 깨끗하기는 했는데 지금은 고기리 댐공사 때문에 온통
흙탕물이다



구룡폭포중 1-3룡까지...


싸래기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운봉방향의 하늘이 새까맣게 보이는 게 그쪽은 상당히 많이 뭔가가 오나보다



내려오면서 본 구룡계곡


14:08 곳곳에 기암들이 드리운 능선길의 고도를 급격히 낮추니 비폭동이 나온다
홍일점인 ‘치명타’는 닉에 맞지 않게 내려가는 길에 너무 조심스럽다
구룡계곡이 제일 멋이 없을 때가 요즈음인 것 같다 눈이 있나 얼음이 있나 그렇다고 신록이 있나,
더더욱 황토흙탕물이 계곡을 더 황량하게 만든다



비폭동


14:18 비폭계곡과의 합수부인 지주대가 나온다
나무구름다리를 건너다
싸래기 눈은 이제 제법 포근한 눈으로 변하여 잔잔하게 내린다
지주대에서 도로를 보고 직등을 하려다가 ‘산돌이’가 근무를 끝내고 들어올 시간과 거의 맞을 것 같아
전화로 육모정 다리에서 기다리도록 ‘만복대’가 전화를 한다

14:45 구룡계곡 초입인 육모정 다리,
‘산돌이’가 대구에서 출발한 ‘블루꼬’를 88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픽업해와 기다리고 있다
7명이 아반떼에 끼어 탄다

15:40경 구룡암에서 차를 회수해 오다
우리 7명은 비폭교 부근에 주차를 하고 비박장비를 챙겨 비폭교에서 약 10여분 소요되는 비박지로 출발,
다행이도 눈발이 가늘어 진다
계곡 바로위의 넓은 길을 비박지로 정하고 지붕을 만들고 땅을 고른다



비박지 지붕치기


아직은 어두워지지도 않았고 저녁도 이르다
모두 둘러앉아 소주나 한잔씩.....



샛거리 반주상


‘블루꼬’는 무슨 생식을 한다나 금주를 한다나 스스로와의 약속이라며 째내며 술잔을 거부한다
(‘실리’와 무슨 약속까지 했다나????)



‘치명타’와 ‘블루꼬’(고기, 술 안 먹는다고 양송이 스프를 끓이고 있다)


술이 한 순배 돌 즈음 위에서 고로쇠를 짊어진 마을 주민이 내려온다
내심 켕기는지라 상냥하게도 인사들을 건넨다
위 골짜기에 한 가족이 모두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그 뒤로도 마을주민은 우리 비박장소를 2-3번은 더 왕복한다
2번째 내려 올 때 술을 권하자 많이 못한다며 ‘대박’이 가져온 죠니워카블랙 반잔만을 마신다
그리고는 하는 말....

“내일 올라가시면서 보면 고로쇠 통이 있거든요, 실컷 마시고 가세요”
“담아 가는 건 안 되지만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은 얼마든지 먹어도 되요 어느 마을이건 다 그건 불문율이죠”
(근데 담날 먹으려니 다 얼어붙어있었다)

그 주민 가족들이 모두 철수한 뒤 우리는 모닥불 준비를 한다
모닥불용 나무를 모으는데 눈이 쌓여있고 모두 젖어있어 신통치가 않다
아닌게 아니라 휘발류를 붓고 입으로 불고 부채질을 하고 쌩 난리를 펴도 불이 붙지를 않는다
‘산돌이’는 자기가 불 지피는 데는 도사라며 달려들었다가 30여분만에 포기,
결국 ‘만복대’가 2시간여만에 온몸을 사르는 열정으로 밑불 만드는데 성공한다



↑ 포기 직전의 ‘산돌이’



↑ 온몸으로 불을 사르는 ‘만복대’



↑ ‘치명타’, ‘대박’, ‘산돌이’


오늘의 메인 메뉴는 돌판 삼겹살에 군밤파티.....
밥은 ‘치명타’가 했는데 가히 ‘산딸기’ 후계자가 될만하다



↑ 돌삼겹과 ↓ 군밤




21:30경 뒤늦게 출발하여 대포알로 중무장한 ‘강대장’과 ‘더덕’이 합류한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술판이 시작된다



왼쪽부터 ‘실리’ ‘강대장’ ‘치명타’


3/9(일)
06:30 “치명타 일라라~!!!!” 어김없는 ‘실리’의 외침
‘실리’는 항상 아침 기상나팔이다
그런데 제일 먼저 일어난 건 ‘더덕’이다 급한 업무로 일요일인데도 정상출근을 한다며 서두른다
그러자 밤새 추워 떨어 잠도 못자서 산행에 자신이 없다며 ‘블루꼬’가 따라 나선다
‘치명타’도 감기가 심해졌다며 같이 가잔다
이렇게 꼬맹이 셋이서 가버리고 나니....
크크크~~ 졸지에 ‘실리’가 막내가 되어버리고.... 아침밥이야 찌게야...
‘산돌이’의 “삥계야~” 하는 부름에 울며 겨자먹어야지뭐....

09:05 사치스럽게 양주로 해장을 한 뒤 출발(이것이 ‘강대장’에 대한 새로운 역사의 서막이 될줄이야)



떠나기 전의 불 설거지(좌로부터 ‘강대장’ ‘대박’ ‘실리’ ‘산돌이’ ‘만복대’)


너무도 널널한 산행이라서 그런지 뺑돌뺑돌하던 ‘산돌이’가 선두를 선다
처음엔 ‘강대장’이 2번째를 섰다가 뒤로 쳐진다 그러면서 연신 하는 말
“해장술 하는 사람 존경스러워~~”
그리고는 그때부터 선두 ‘산돌이’, ‘실리’, ‘강대장’, ‘대박’, ‘만복대’, ‘나’...순서로 산행을 한다



비폭계곡의 아침


10:10경 폐임도의 자욱이 없어지며 길도 사라진다
올해 상반기에는 마지막일 듯 온통 눈꽃 천지이다
멀리 능선 쪽은 더 하얗게 빛나고 있다
‘만복대’의 칭찬속에 ‘산돌이’는 선두를 놓치지 않고 지키며 잡아 뺀다



서부능에 가까워진 하늘



마지막 피치


10:58 서부능선이다
차라리 올라오는 길 없는 길이 더 낫다
영제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거의 허리를 굽히고 가야한다
잔가지가 눈을 찌르고 볼을 할퀴고 귓불을 때리기가 다반사...여하튼 짜증나는 길이다
그렇지만 시원스럽게 펼쳐진 새하얀 시야가 짜증을 반감시킨다



서부능선


11:23 해발 1,050m인 아담한 영제봉
바래봉에서부터 서북능이 흘러들어오다가 만복대로 빠져나간다
그 서북능에 똥침이나 주 듯 이 서부능이 얄밉게 꽂혀있다
현재의 이 위치가 전라남북도를 가르는 경계이다



영제봉에서 본 바래봉



좌로부터 ‘대박’ ‘실리’ ‘강대장’ ‘산돌이’



좌로부터 ‘만복대’ ‘대박’ ‘강대장’


11:50 잠시 휴식과 눈을 만족시킨 후 영제봉을 떠난다
역시 ‘산돌이’가 씩씩하게 앞장선다
점심은 한량하게 내려가서 남원에서 먹기로 했다
어제 오후에 새롭게 온 눈이라서 밟는 감촉이 부척 부드럽고 좋다
뛰 듯 지치 듯 미끄러져 내려온다

12:14 전망 좋은 가족묘지이다
여기서 일행은 간식을 먹는다



휴식과 간식


문제의 양주병이 ‘산돌이’ 배낭에서 나온다
1.25ℓ짜리이니 크기도 하다 1/3정도가 남아있다
시에라에 가득따라 돌리는데 욕심사납게도 ‘강대장’이 2번이나 절반 이상을 마셔버린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지...
3번째에 섰던 ‘강대장’이 맨 뒤로 쳐져 계속 늦는다
‘풍천 노공 찬수 지묘’란 석비가 있는 외기 묘지에서 우리는 ‘강대장’을 기다린다
이윽고 도착한 ‘강대장’, 몸을 반듯하게 서 있질 못한다. 혀 마저 발음이 제대로 안나오고
취한 모습이 역력하다

13:08 외기 묘지에서 내려서니 평평한 평지 선상지같은 넓은 계곡이 나오고 7-8가구 이상
마을 형성이 되었음직한 폐허가 나온다
마당가에는 예전에 봤던 대롱을 병에 꽂고 입으로 부는 모기약병이 뒹굴고 있다
우리는 이제 동네에 가까워졌음을 감지한다
점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강대장’의 배낭을 ‘실리’가 벗겨 멘다

앞장서던 ‘산돌이’가 걸음을 멈춰선다
느닷없는 절벽이 나와버린다
(폐허된 마을의 사람들은 어디로 다녔지??? 도사들이 살았나???) 하는 수 없이 절벽을 옆으로 우회해 급경사를 돌아가는데 술 취한 ‘강대장’이 가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철언아(만복대)~! 지향아빠(강대장)데리고 능선으로 올라붙어!!!!!!!” ‘산돌이’가 소리친다
경사진 옆길에서 나도 하마터면 밑으로 떨어질뻔 했다
육안으로는 멀쩡하고 손목만큼 굵은 나무인데 잡고 버티자 힘없이 부러져버리는거....
다행이 완전히 부러져 나가지 않고 질긴 껍질이 운좋게 붙어있어 망정이지...

절벽 옆을 돌아나가자 육모정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긴 하는데 과연 저기까지 쉽게 갈수 있을까??
약하게 길 표시가 나긴 하는데 엄청난 급경사로 고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중간에 계곡이 막아서지 않고 막바로 연결되나보다
내리막의 생 땀을 한움큼 빼고 나니 도로가 눈 앞에 있다
이때의 시간은 겨우 13:45.

우리의 삥계 ‘실리’는 배낭을 내려놓고 술 취한 ‘강대장‘을 ’만복대‘가 혼자 감당하기 힘들까봐
다시 올라간다



우리가 떨어진 곳



우리가 떨어진 곳(2)


14:00경 걱정과 긴장으로 땀에 쩔어버린 ‘만복대’를 필두로
장갑도 잃어버리고 모자도 어디에 벗어던진 채 ‘강대장’이 내려온다
딸이 둘이 있어 작은 놈은 실리파여서 귀덮개가 있는 모자를 권하고 큰놈은 패션위주로
진소재 모자를 권해서 두개를 다 가지고 왔다는데 패션모자를 잃어버렸다
(그나마 나중에 쓴 귀덮개모자도 월요일인 지금 내 차 속에 뒹굴고 있다)



흔들리는 강대장


차량 3대가 비폭교에 있으니 기사인 ‘산돌이’‘실리’‘나’ 셋은 20여분을 걸어 올라가 차량을 회수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내려가니 ‘산돌이’ 차와 ‘만복대’가 안 보인다
이유인 즉은 비박장소에 지갑을 떨어뜨리고 온 것 같다며 찾아보러 갔단다
(크크, 내가 아침에 주워서 지금 내 주머니 안에 있는데.....실컷 헤매다 와라)

점심은 ‘산돌이’가 사기로 했는데 지갑 찾은 기분으로 ‘만복대’가 계산함 꿩탕외 58,000원
나는 꿩탕집에서 내돈으로 짜장면 불러먹었음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