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9:09
[시암재-종석대-우번암-차일봉능]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404  
1. 산행일시
2003. 10. 18(토) 09:35 - 14:34

2. 코 스
시암재 -> 종석대 -> 성삼재 -> 코재 -> 우번암 -> 차일봉능선 -> 화엄사버스정류장

3. 등반인원
(혼자)

4. 시간대별 도착지
09:35 : 시암재 휴게소출발
10:22 : 백두대간 능선
10:36 : 종석대
11:17 : 성삼재
11:37 : 코재
11:52 : 차일봉능선 초입삼거리
12:01 : 우번암
12:20 : 다시 차일봉능삼거리
12:58 : 차일봉
14:00 : 원사봉
14:34 : 화엄사정류장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4시간 59분
도상거리 약 12.6㎞

6. 산행일지
순천 큰집에 시제가 있는 날이라서 이번 주는 산행을 쉴까하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갈 소냐
가깝게, 가볍게 코스를 잡아본다

천은사로 올라가면 빠르겠지만 1,300원을 더 줘야 하는 게 아깝기도 하거니와 구룡계곡과
정령치를 보고 싶어 주천으로 돌아간다
일주도로의 하늘은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개스가 꽉~ 끼어있다
정령치를 넘고 성삼재를 지나 시암재에 도착한다
개스는 흐르다 잠겨있고, 고였다가 흩어지고 순간순간에 천변만화를 한다



정령치 부근에서 본 ‘언양골‘


09:35 시암재의 남자화장실 앞 공사 바리케이트를 살짝 넘어 휴게소 뒤란 능선으로 올라간다
깊숙이 파 놓은 배수로가 길을 잠깐 대신한다
지금 내가 가는 능선이 종석대에서 성삼재 방향으로 백두대간을 더듬어 가다가 왼쪽으로 흘러내려
시암재를 지나고 간미(艮美)봉을 넘어 지초봉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간미봉능선이다
그 능선을 시암재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왼쪽 밑에 성삼재에서 내려오는 도로가 가지 사이로 힐끗힐끗 보인다
능선으로 붙을 무렵 길은 흐지부지 흩어져버리고 알아서 올라가라 한다



능선의 참나무들....


10:22 힘들이지 않고 싸박싸박 몇 분 쳐 올라가니 백두대간능선이다
시야만 터졌으면 진풍경 이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바람에 휩쓸리듯 훑고 지나가는 싸늘한 개스 속의 가을 능선도 혼자보기는 좀 아깝다



종석대로 향하는 백두대간 길


종석대가 가까워오는데 인기척이 느껴진다
종석대 정상위에 2명의 등산객이 내 쪽을 등지고 아래를 가리키며 노닥거리는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다가가고 그들은 내 쪽으로 걸어온다



등산객으로 착각한 공단원들


“으악~! 공단원이다”

신분증을 꺼내들어 보여주더니 내 신분증을 달란다
2명 모두 50대 중반으로 보였는데 아주 단호하다
일단은 차 속에 놓고 와서 신분증이 없다고 했더니 그럼 차 까지 가잔다
화도 내보고 사정도 해보고 별 쑈를 다 해봐도 안 먹힌다
별수 없이 같이 내려간다
차는 시암재에 놓고 왔는데 부러 백두대간 길로 해서 성삼재로 내려간다
우다다다~~!~ 뛰어 가버릴까 생각하다가 점잖은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다

11:17 이윽고 성삼재 대로에 내려섰다
노고단으로 향하는 인파들이 상당하다
공단사무실로 가잔다
거기까지 가면 빼도박도 못할 것 같다
난 곧바로 굽신 절을하며 “감사합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하고는 사무실 반대쪽인인
노고단 방향으로 몸을 돌려 그들을 등 뒤에 두고 잰 걸음으로 인파사이를 비집는다
“예~! 여보쇼!!!!~~~”
못 들은 체하고 경보하듯 발길을 재빨리 놀린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뺀다

11:37 코재
휴~~ 50만원 벌었다
코재에 왠 인부들이 지게로 모래와 시멘트를 지고 종석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번암에 무슨 공사를 한단다
무슨 공사인지 궁금하여 가보기로 했다



코재에서 종석대로 올라가는 중 뒤 돌아 본 노고단 가는 길



우번암까지 모래를 져가는 사람들....


11:52 차일봉능선 삼거리
왼쪽 길로 내려서듯 진행하면 능선길이고 직진하는 훤한 길이 우번암 가는 길이다
우번암 가는 길이 그래도 가을 맛을 좀 느끼게 해준다



우번암 가는 길에서 본 종석대



우번암 가는 길


12:01 우번암



우번암


고향이 같은 전주라는 마음이 넉넉해 보이는 좋은 인상의 주지가 샛거리 과자를 권한다
가재란 놈들이 샘에 구멍을 내서 식수가 몽땅 새버린다고 시멘트로 샘 공사를 하는 중이란다
이런 저런 얘기 중에 이 우번암이 예전에는 연곡사에서 질매재로 문수암을 거쳐 천은사로 가는 길목이었다 한다
그리고 ‘간미봉능선’ 너머에 골짜기가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어정어정하다보면 하루해가 다 가버려...
‘어정이골’이란 골이 있다하는데 언제 찾아 봐야겠다(그렇게 깊은 계곡이 없는 듯 한데...)



열심히 설명해 주는 주지(오른 앉아 쉬는 영감님이 샘 기술자)


12:20 우번암에서 빽을 하여 다시 차일봉능선 초입
순탄한 능선길이 잘 나 있다
왼쪽으로 화엄사계곡을 두고 능선은 떨어져 내려간다



차일봉능선에서 본 형제봉능선


12:58 차일봉
지리산의 능선길 중 이 차일봉능선 만큼 완만하고 편하고 푹석거리는 길은 없으리라
암봉도 너덜길도 급경사도 없이 한없이 포근하고 널널하다



차일봉 부근에서 본 종석대에서 뻗어온 능선





13:20경 앞에 오똑한 봉을 두고 등산로는 좌측으로 우회한다 잠시 망설이게 하는 삼거리가 나오지만
3-4분후에는 결국 합류한다
언제부터인가 모두 소나무로 바뀌어있다



산책로 같은 차일봉능선길


14:00 원사봉을 지나면서부터 송이 자생구역인 듯 우측으로 흰 노끈이 경계표시를 하며 따라 내려간다
지킴이 텐트도 두어동 보인다



송이 지킴이 텐트


왠 아주머니 2명이 경계구역 안에서 뭣인가를 채취하다가 나를 보고 흠칫 놀란다
서리오고나면 송이는 끝나고 ‘굽두드러기 버섯’을 따려고 나왔단다
흰색으로 멀리서 언뜻 보면 송이 같기도 하다
소나무는 능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내년에는 송이철에 한번 어슬렁거려 볼까???



송이 경계구역


12:34 근사한 묘지를 지나 화엄사정류장 앞길로 내려선다

시암재까지 택시비를 15,000원 달란다
항상 미터기로 하면서 왜 시암재는 미터기로 하지 않느냐니까
올라가는 고갯길이라 기름이 더 먹으니 미터기로 안 한단다
올라갈 때 더 먹으면 내려올 때 그만큼 덜 먹는 것 아니냐니까
그러니까 내려올 때는 요금을 싸게 받는단다... ?????????
쩝...유치원생하고 같이 계산놀이 하는 느낌이다
하긴 오늘 50만원이나 벌었는데 ........... 생각하며 한심한 입씨름을 접는다

시제 전까지는 하산주도 못 먹으니 별 낙이 없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