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19:39
[중산-통신골-천왕봉-천왕골-순두류]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378  
1. 산행일시
2004. 9. 25(토) 07:30 - 18:03

2. 코 스
중산리 -> 칼바위 -> 유암폭포 -> 통신골 -> 천왕봉 -> 천왕샘 -> 천왕골 -> 순두류 -> 중산리

3. 참가인원 6명
‘산돌이’
‘만복대’
‘뫼가람’
‘작은세개’
‘아멜리아’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07:30 : 중산리 매표소
07:56 : 칼바위
08:46 : 넙적바위
09:11 : 유암폭포
09:17 : 통신골 진입
09:48 : 야영지
10:17 : 통천문, 천왕봉 갈림합수
10:28 : 고도 약1,500m 굴
11:08 : 고도 약1,700m 암벽
11:30 : 주능
11:42 : 천왕봉
12:03 : 출발
12:12 : 천왕샘
12:24 : 천왕골
12:31 : 점심
14:32 : 출발
14:54 : 움집
15:09 : 아궁이
16:13 : 고도 1270m 합수부
16:30 : 광덕사교
17:04 : 중봉골 초입
17:17 : 순두류
18:03 : 중산리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10시간 32분
도상거리 11.5㎞

6. 산행일지
원래 산행계획은 빗점으로 들어가 왼골이든 절터골이든 봐서 선택하기로 했었는데
‘작은세개’가 통신골을 안 가봤다며 통 사정을 한다
죽은사람 소원도 들어 준다는데 까짓것 귀성차량에 좀 걸리적거리면 어때,
그런데 의외로 대진고속도로는 한산하다
산청휴게소에서 ‘산돌이’와 만나 아침으로 라면들을 먹는데 난 잠이 더 좋다

07:30 중산리 매표소를 통과한다
이 지리산에 오면 처음 가는 코스가 더 두근대고 기대에 부풀고 하지만 자주 가보는 코스도
처음에는 지루하려니 해도 정작 발을 들여 놓으면 눈에 익은 돌들이며 나무, 계곡 등이 더 정겹게 다가온다.
그래서 그랬던가 설악이 첫눈에 반하는 산이면 지리는 가면 갈수록 은근히 좋아지는 산이고
설악이 화장을 짙게 한 하루품 여자라면 지리는 옷깃여민 청초한 시골 새색시 같아 계속 두드린다고...

07:56 칼바위에서 숨을 돌리고 곧이어 법천골로 접어든다.
어찌된 일인지 ‘산돌이’가 앞장을 선다
3분이나 5분만 올라가도 “아따! 쉬었다 가장께” 하며 게으름을 피우는 ‘산돌이’인데 별일 이다
가다보니 ‘만복대’가 안 보인다. 지뢰매설이라도 하나보다 생각했는데...

08:46 어느새 왔는지 넙적바위에서 쉬고 있다
모양이 꼭 장군대를 연상케 한다



넙적바위



유암폭포 가기전의 사태너덜지대

09:11 바위에서 기름이 묻어난다는 유암폭포다
유암폭포 바로 위에서 계곡으로 내려선다
통신골로 접어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09:17 통신골 초입



통신골 초입 합수부

합수부에서 우측 계곡으로 올라간다
통신골의 특징은 협곡 같이 폭이 좁고 계곡의 돌이 오석(烏石)으로 된 부분이 많아 검은색을 띤다.
봄에는 곰취가 지천에 널려 있다



↑ 여기가 어디지???



↑ 평소에도 1살 차이라고 늘 아웅다웅대는 ‘뫼가람’과 ‘작은세개’
‘아멜리아’는 ‘산돌이’ 다친 손가락에 붙일 밴드를 꺼내고 있다

09:58 통신골에서 딱 한군데 10여명은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는 야영지이다
계곡보다 10여m이상 바위 위에 높이 자리 잡고 있지만
좌측에서 조그마한 샛지류가 암벽을 따라 흘러내려와 야영지 바로 곁에 풍부한 샘을 이루니 아주 편하다



좌측 나무 밑이 야영지

‘산돌이’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2달 만에 처음 산행이라서 그런다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데 걱정이다

<통신골 모습들...>











좌 : “난 늦으니 먼저 올라갈께요” 우 : 천왕봉과 통천문이 갈라지는 부분

10:17 천왕봉 방향과 통천문 방향으로 갈라지는 조그만 합수부가 나온다



갈라지는 합수부 쥐가 나서 주저앉은 ‘산돌이’

여기서 ‘산돌이’ ‘작은세개’ ‘아멜리아’는 천왕봉 방향
‘만복대‘ ’뫼가람‘ 나는 통천문 방향으로 가기로 한다
이렇게 정해지자 ‘아멜리아’왈

“이쪽은 카메라 가진 사람이 없잖아요” (훗 그래서 어쩌라고...)

계곡이 급속히 적어지며 물줄기가 가늘어 지고 약간의 넝쿨들이 방해를 하지만 그다지 난 코스는 아니다

10:28 고도가 약 1,500m정도에서 물을 채우기로 했다
계곡 바로 옆에서 ‘뫼가람’ 오목하고 아늑한 바위굴을 발견한다
비가 아무리 와도 전혀 지장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만복대’랑 나랑 이구동성으로 한 말 ‘여기까지 와서 비박할 일 있어???’



통천문을 향하여...

11:08 고도 1,700m정도에서 암벽이 가로 막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신경 써서 붙어 올라가면 가능할 것도 같이 보였는데
‘뫼가람’이 시도해 보더니 다시 내려오고 만다



‘뫼가람’이 시도해본 바위

그 사이 나는 좌측으로 우회를 해봤는데 낭떠러지로 막힌다
오른쪽으로 우회....
이제부터 넝쿨과 나뭇가지들이 텃세를 하기 시작한다
앞장서서 가며 뒤에서 편하게 오라고 꺾어 놓은 나뭇가지가 도리어 비수가 되어
‘만복대’ 팔을 한 뼘 이상을 깊게 후벼 파놓는다
(그러게 누가 반팔 입으랬나?)

능선이 보여 당연히 주능이려니 하고 어렵사리 달랑 올라갔더니 통천문이 마주보이는 바위 꼭대기다
통천문 안부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쪽으로 내려가기는 좀 뭐하다
다시 몇 미터 빽을 하여 날등보다 10여m 아래로 돌아가는 주능길로 내려선다



통천문을 마주보는 날등에서 본 하봉방향

11:30 주능(통천문 안부 부근)
항시 느끼는 것이지만 이럴 때 마다 오지에서 문명세계로 순간이동을 한 것 같다



통천문 위에서 본 내가 올라온 날등

11:43 천왕봉
일행들은 이미 다 도착해 있다
저쪽 팀이 ‘산돌이’ 쥐 때문에 우리보다 늦을 줄 알았는데
오르다가 ‘작은세개’가 침으로 쑤셔 피를 뽑아서 풀렸다 한다
찌르는 과정에서 둘이 쇼를 했나보다
처음에는 살짝살짝 찌르니 피는 안 나고 아프기만 하니 ‘산돌이’가 신경질을 냈다나?? 팍!팍! 좀 찌르라고..
그랬더니 이제는 너무 심하게 푸욱~ 박아 버리니 피가 슈욱~ 솟더라나???
‘아멜리아’가 원했듯이 카메라나 빌려줄걸....
천왕봉에서 씨원하게 캔맥주를 하나씩 들이킨다



천왕봉에서....

12:03 천왕봉 출발
중산리방향에서 끊임없이 등산객들이 헉헉거리며 올라온다

12:12 천왕샘
수량이 적어서인지 시원한 맛이 없다
천왕샘에서 바로 계곡으로 떨어지려다가 아래로 약간 진행하다가 빠지기로 했다
계속 좌측을 기웃거리며 진입하기 쉬운 곳을 찾으며 내려간다
12:24 초입이 평평하니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희미하게 족적이 있는 부분에서 천왕골로 진입한다
그러고 보면 이 천왕골은 천왕샘이 발원지인 것 같다

※ 여기가 천왕골이라고 어디서 들은 것도 같았는데 분명치가 않다
그러다가 문득 책에서 봤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것저것 뒤적거리니 ‘수문출판사’에서
92년에 발간한 ‘이종길’님의 ‘지리산’에서 언급된 것을 찾아낸다.

-지리산 최후의 비경 중봉골-
.........중략...........
그러나 천왕골과 능선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중봉골은 천왕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


12:31 계곡으로 내려서자 2-3m 가느다란 꼬마 폭포가 있고 물이 있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 먹은 장소 찍어 놓으려 했는데 하필 그 순간에 코를 푸노..
그러면서 늘 하는 말 “아따 성님은 맨날 그런 것만 찍어노요..”

내가 알기로는 간단히 라면하나 끓여 먹고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후라이팬이 어쩌고...굵은 소금이 어쩌고... 배낭 여는 손길들이 심상찮다
아니나 다를까 ‘뫼가람’ 배낭에서는 대하가 2㎏나 나오는가 하면 ‘아멜리아’는 베이컨을
2봉지나 내놓고 ‘작은세개’는 줄줄이 비엔나에 대포알에......
이거 산행을 하자는거여~ 먹고 퍼지자는 거여~~
요것들이 사전에 단단히 작당들을 했는지 오는 동안 능청스럽게 낌새도 안보이고 말야
다음부터는 산행 전에 배낭검사를 하든지 해야지 원 이거 진짜 광주단이나 광식단 되는거 아냐



대하에 베이컨에.....

그러나 저러나 후라이팬에 굵은소금 깔고 대하 구이 해먹는 맛이 일품이긴 하네...
술은 대포알 하나 뿐 인줄 알았더니 왠 오가피주가 나오고 복분자술이 나오고....
에라이 모르겠다 먹고 죽은 귀신이나 되어보자
‘작은세개’가 광속단 캐치프라이즈를 ‘덜 먹고 덜 쉬고...’라 하지 말고 ‘먹고 부대끼자!’로 바꾸잔다.
결국 술을 다 비우고 라면까지 각 1개씩 먹고 나니 2시간이 흘렀다
내려갈 계곡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다들 잘하는 짓이다
하긴 뭐 나도 실컷 잘 먹고 할 말은 없지만....



라면으로 마무리 (저 코펠로 2번이나 그득 끓여 먹는다)

14:32 모두 흐느적거리며 출발을 한다
과연 지리는 자기를 우습게 본 우리에게 본때를 보여 주려나보다
계속되며 이어지는 폭포지대는 편안한 계곡산행을 절대 허용을 안 한다
밑의 합수부까지 수량만 풍부하면 장관일 폭포가 한두 개가 아니다 줄잡아 7-8개 이상은 될 것 같다



이런 규모의 폭포가 즐비하다

14:54 의외의 움집이 나온다
지어진 모양새로 봐서 전문가 솜씨이다
평평하지 않은 지형을 이용해서 바닥을 잡은 거 하며, 좁은 공간에서의 방, 부엌 등의 배열,
태풍이 와도 끄덕 없을 견고성 등등 우리 모두는 감탄한다
그러고 있는 사이 느닷없이 ‘아멜리아’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캭~~~~!!!!”

움집에서 뛰쳐나오면서 “누..누...누가...있어요..”
누가 구잡스럽게 들어가랬나?
미리 들어가 있던 ‘작은세개’가 놀래킨 모양이다 싱겁기들은....

누군가가 올 겨울을 여기서 신 내릴 모양이다
여기저기 장작더미들이 쌓여있고 양초도 그득그득 담겨있다
도끼도 얼마 전에 사용한 듯 녹슬지 않고 날이 서 있다



움집 (지붕 위 나무 뒤로 연통도 보인다)

또다시 나타나는 폭포들을 어렵게 우회하며 내려간다

15:09 용도가 애매한 아궁이가 나타난다
고로쇠와 관계된 것은 아니고 움집과도 거리가 너무 멀고....



용도미상의 아궁이



황금능선이 보이는 천왕골

16:13 고도 1,270m에서 좌측에서 흘러와 합류하는 합수부가 나온다
수량으로 봐서 그쪽이 본류인 듯 하다
그리고 합수부에서부터 뚜렷한 길이 나있다
길로 내려서 보니 계곡산행을 안하고 길로만 따라 오르면 우리가 내려온 계곡이 잘 보이질 않는다

16:30 계곡우측으로 차고 나가니 로타리대피소쪽에서 흘러내리는 소류에 광덕사교가 걸쳐있다
거기서 내 배낭에 남아있던 캔맥주 2개를 마저 비운다

17:04 중봉골로 들어가는 초입을 지난다
우렁우렁한 계곡물소리가 점점 크게 따라온다
중봉골과 천왕골이 합류하여 순두류계곡을 이루는데 어떤 이들은 이를 중산리계곡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지도에는 법천골이 중산리계곡으로 표기된 것도 있다
지도와 주민들이 부르는 게 틀린 곳이 한 둘이랴 만은 결국에는 많이 불리는 쪽으로 굳어지게 마련이다
다만 여기서 역사적 자취나 유래 등에 근거하여 의미 있는 지명으로 확정되기를 바랄뿐...
하긴 하류 계곡의 명칭은 다분히 아전인수격(합리적의미)이다
한신계곡이 백무동으로 내려오면 백무동계곡이 되는 것은 당연하고
피아골이 직전을 거치면서는 직전계곡, 연곡사 앞에서는 ‘연곡천’이 된다
대소골이 심원앞을 지나면서 심원계곡이되고 달궁으로 흘러가면서 달궁계곡이 된다
물론 봉산골이나 하점골을 합류하면서 지나가지만....
덕동앞을 지나면 덕동계곡, 뱀사골과 합쳐져 내려가면서 내령천이 되고 만다
(갸웃, 지금 너무 뻔한 말을 하고 있나??)

17:17 순두류
지리산에서 거의 세손가락 안에 꼽는 지루한 길이 나온다
매번 여기를 지날 때면 짜증내며 화를 내는 이유!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도 아닐진데 왜 찻길만 빙빙 돌며 내놓고
등산객이나 걷는 사람들을 위한 지름길은 안 만들어 주고 꼭 범법자를 만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 딱 한 가지만 들어보면 좋겠다
대로 옆에서 ‘자연훼손’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유 말고....



지름길을 찾아 위로 넘고 아래로 기고..



마무리 발걸음...

18:03 중산리
시원한 맥주 한잔씩을 끝으로 중산리를 떠난다
‘산돌이’가 쏘는 하산주가 육회와 함께 남원에서 기다리고 있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