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19:39
[삼정-왼골-토끼봉능-범왕능-신흥]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339  
1. 산행일시
2004. 10. 2(토) 08:25 - 16:21

2. 코 스
삼정 -> 왼골 -> 토끼봉능선 -> 능선삼거리 -> 범왕능선 -> 신흥교

3. 참가인원 4명
‘만복대’
‘뫼가람’
‘아멜리아’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08:25 : 삼정마을 출발
08:43 : 왼골 초입
09:42 : 왼골좌골
10:09 : 고도 1,000m
10:18 : 계곡 물 마름
10:44 : 지능
11:03 : 토끼봉능선
11:19 : 칠불암능, 범왕능 삼거리
11:21 : 범왕능, 범왕리 삼거리
11:37 : 범왕, 삼정 사거리(안부)
12:03 : 점심
13:20 : 출발
14:10 : 국립공원경계말뚝
14:19 : 참호지대
14:21 : 헬기장
15:00 : 임도(안부)
16:02 : 삼각점(고도 약 420m)
16:21 : 신흥교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7시간 56분
도상거리 10.8㎞

6. 산행일지
05:20에 만나기로 한 ‘아멜리아’가 05:30이 지나도 안나온다
전화를 하니 한참 만에 받으며 “죄송해요 깜박 잠들어버렸네요”
‘우씨~~’

차량은 ‘만복대’와 ‘뫼가람’ 2대로 간다
전주에서 남원 가는 길에 북새가 기가 막히다
지리산의 일출이 장관이었을 것 같다



전주, 남원간 도로에서... (우측 오똑한 산이 보절의 ‘만행산’)

07:40경 화개삼거리에서 재첩국을 시킨다
한 숟갈 씩 뜨는 순간 모두들 서로 눈치를 보며 인상이 일그러진다.
맛을 정확히 표현하자면 ‘비린내 나는 소금국’ 이다
‘아멜리아’는 무우청김치 조금 집어 먹고는 오전 내내 산행하며 웩웩거렸다
왜 늘 가던 ‘초원식당’을 안가고 검증 안 된 곳으로 와서 아침부터 잡치게 하나
(‘만복대’에게 하는 말)
1,000m아래에서는 라면을 안 먹는다는 ‘뫼가람’도 차라리 퍼진 사발면이 훨씬 나았을거란다.

신흥삼거리 적당한 곳에 ‘만복대’ 차를 주차시키고 ‘뫼가람’ 차로 옮겨 탄다.

08:25 삼정마을 바리케이트 앞에 주차시킨 뒤 산행시작
바람이 사뭇 불어대지만 하늘은 아주 청명하다
반팔 입은 ‘만복대’는 으슬으슬 추운지 팔에 소름이 돋는다



산행시작



삼정도로에서 본 남부능선

08:43 왼골 초입으로 접어든다
그리 길지 않은 골이니 만큼 계곡 산행을 하기로 한다
스케일이 적은 대신 아기자기하니 조용한 계곡이다
남쪽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가을 냄새가 덜 하다



왼골로....

09:42 토끼봉쪽으로 향하는 길과 본류를 우측으로 보내고 왼골에 왼골을 택한다
언뜻 보기에는 건계곡 같이 물줄기가 아주 약하다
곧 물이 끊길 것 같아 우리는 수통들을 채운다
‘아멜리아’가 배낭을 줄이려고 배를 먹어 달라 애원하지만 ‘만복대’와 ‘뫼가람’은 먹고 싶으면서도
가볍게 가는 꼴 보기 싫어 오기로 안 먹고 산행 후 먹는단다



“내 배 좀 먹어주세요....”



왼골.....



말벌집(‘뫼가람’은 쏠까봐 사진도 못 찍고....줌 고장난 나도 찍는데..)

물이 끊어 질 것 같았는데 왠일인지 갈수록 수량이 더 불어난다
오히려 왼골 하류보다 더 규모가 큰 폭포도 몇 개 나온다



↑↓ 왼골의 왼골에서...





↑ ‘어느 쪽으로 가야 편하겠어요??’



↑ ‘이쪽이 낫겠다’

10:09 고도 1,000m
10:18 비로소 계곡이 완전히 마른다
계곡을 벗어나 약간 왼쪽으로 쳐올린다
바로 마루금이 보이며 거의 올라온 느낌이다



지능인데 본능 인줄 알고.....

10:44 토끼봉능선인줄 알았는데 25000도에서도 식별이 안 되는 지능이다
앞쪽에 본능이 보이는데 중간에 푹~ 꺼진 골이 있어 거기까지 뚫고 가는 게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지능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다가 본능으로 붙기로 한다
지능을 타다가 본능, 시야가 확보된 지점에서 좌측 경사면을 헤친다.
경사면의 산죽밭을 헤치고 가다보니 문득 앞이 트여 천왕봉이 시원하게 보인다
한 커트 찍으며 내가 중얼거린다 ‘에이, 이놈의 카메라 줌도 고장나고 후레쉬도 고장나고...’
뒤따르던 ‘아멜리아’가 덜렁 내 말을 받는다

“‘뫼가람’님 주무실 때 살짝 바꿔버려요 똑 같은 거자나요”
“내 것은 흠집이 많은데???”
“바꿔서 그 것도 흠집을 내버려요”
“.........................음.............”



지능에서 본능으로 가는 경사면에서 본 천왕봉

11:03 토끼봉능선
고도가 1,300m정도를 가리킨다
거의 주능같이 길이 훤하게 잘 나있다

11:19 칠불암능선과 범왕능선 삼거리
길은 칠불암능선 방향이 더 반질반질하다
11:21 곧이어 범왕리와 범왕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는 계속 좌측 범왕능선길을 쫒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시작부터 계속 좌로 좌로 돌고 있다

갑자기 ‘뫼가람’의 외침소리가 들린다
‘후후~ 또 뱀이나 봤나보군...’
다가가 ‘뫼가람’이 손가락질 하고 있는 곳을 보니 ‘노루궁뎅이버섯’이 노랗게 빛나고 있다
‘만복대’가 어깨를 받쳐줬는데도 겨우 기어 올라가 손맛을 본다
이제부터는 모두가 하늘만 보고 간다



‘노루궁뎅이버섯’을 따다



‘아항 이게 노루궁뎅이 벗섯이구나’

앞서가던 ‘만복대’가 길 가운데 누워있는 참나무에서 또 표고버섯을 10여송이 발견한다
뒤 따르던 ‘뫼가람’에게 손 맛 한 번 더 보라고 두 송이를 남겨둔다
나도 내심 점심 라면에 표고 두 어장 찢어 넣었으면 했는데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다



달팽이가 등을 좀 갉아 먹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11:37 삼정, 범왕 사거리 안부
점심 먹기에는 바람이 너무 세차다 바람 통로인 모양이다

12:03 점심
자리는 옹색하지만 바람이 잔잔하니 아늑한 느낌이다
오늘도 역시 작당들을 했는지 ‘뫼가람’ 배낭에서 대포알이 불쑥 나온다
‘만복대’는 송이를 대여섯송이 꺼낸다
‘아멜리아’는 ‘만복대’가 전화로 협박했다며 베이컨과 소시지를 꺼낸다
에효, 탓하면 뭐하랴 그래도 오늘은 양호하구만
13-14년전에 ‘만복대’가 가지고와서 만복대에서 먹었던 기막힌 송이 맛을 늘 되뇌이고 했었는데
오늘 과연 그때 맛이 나려나???

약간의 소금간만 하고 살짝 볶는다
송이는 얼른 생각하면 소주 안주가 안 될 것 같아도
소주를 들이 킨 쌉쏘롬한 입안에 송이가 들어가자마자 송이 향이 곧바로 입안을 지배해 버린다
그리고는 바로 또 소주를 부른다
후라이팬이 허전해 질 때쯤 서로 눈치를 보며 쉽게 젓가락이 안나간다
나만 그래도 어른이라고 덜렁덜렁 집어 먹는다

2차전은 표고, 베이컨, 소시지 볶음이다
모두 표고만 골라 먹은 뒤 베이컨이나 소시지에 손이 간다
바싹 익혀먹는 ‘만복대’는 조금더 조금더 익히려다가 ‘뫼가람’이나 ‘아멜리아’에게 홀라당 빼앗겨버린다
이하 점심시간 아래 사진 참조

1. 씻어서



2. 찢어서



“‘만복대’님 때있는 손가락으로 더럽게 찢으면 어떡해요”(이미 먹으면서.....)

3. 볶아서



4. 2차전 ‘표고, 베이컨 볶음’





미리 짜지도 않았는데 어쩌면 4명의 라면이 제각각일까

13:20 점심을 마치고 출발, 오늘은 그래도 2시간은 안 먹어서 다행이다
술이 적당하니 모두들 기분이 좋아 보인다

범왕능선은 전반적으로 편안한 능선이다 그 흔한 암릉지역 하나 없다
(아주 조그마한 것 하나쯤 있었나??)
시원하게 사방으로 전망이 트인 곳이 없어 흠이라면 흠이지만....

앞서가던 ‘만복대’와 ‘뫼가람’이 뭘 주섬주섬 줍는다
바람이 엄청 불어서 그런지 알밤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아주 조그만 똘밤 이지만 하나 까서 먹어보니 달기가 그지없다
이제부터는 또 알밤 타임이다
처음에는 주머니에 넣다가 너무 많으니 본격적으로 배낭에 챙긴다



깜찍한 알밤

14:10 국립공원 경계를 나타내는 콘크리트 말뚝이 보인다
지도상의 경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14:19 예비군 경계훈련장인지 참호가 어지럽게 이어져있다
14:21 그리고는 바로 헬기장이 나온다
비로소 좌우의 시야가 트인다
좌측엔 남부능선의 장쾌함이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불무장등이 그리고 그 뒤로 왕시루봉이 우뚝하다
남부능선이 만들어 낸 대성골이며 수곡골, 단천골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수곡골의 정점에 빨간지붕의 양진암이 보이지만
눈이 나쁜 ‘만복대’는 계속 어디? 어디? 하며 찾지를 못한다



헬기장에서 본 왕시루봉



헬기장에서 본 촛대봉과 의신마을

15:00 어느 안부에 도착했는데 우측 10m아래까지 새로 난 듯 임도가 올라와 있다
동네 뒷산이란 느낌이 드는 능선을 지루하게 내려온다

15:54 왕성초교로 떨어지는 좌측길을 버리고 능선 꼬리를 고집한다

16:02 고도 약 420m쯤에 삼각점이 있다
곧이어 잘 벌초된 모양 좋은 봉분을 지나친다

16:21 신흥교에서 약 100m위 2-3가구 집 사이로 떨어진다



회수하러 간 차를 기다리며(‘아멜리아’ 발톱이 통증도 없이 빠졌단다)

‘만복대’는 남원에서 ‘산돌이’ 태우고 중산리로 또 들어가야 한다
우리 셋은 전주 꼬꾜통닭에서 소맥으로 하산주를 무르익힌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