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0:15
[상황-삼봉산-오도재-법화산-법화사골-백연]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689  
1. 산행일시
2004. 12. 11(일) 09:25 - 15:38

2. 코 스
상황마을 임도끝 -> 백운산능선 -> 삼봉산 -> 오도재 -> 법화산 -> 마천,휴천 면계 -> 법화사계곡 -> 백연마을

3. 참가인원 3명
‘산돌이’
‘만복대’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09:25 : 임도 끝 출발
09:38 : (▥ 5)
09:55 : 백운산 능선(▥ 8)
10:19 : 삼봉산(▥ 10)
11:03 : (▥ 7)
11:25 : 헬기장
11:50 : 오도재
(점심)
12:40 : 오도재 출발
13:08 : 법화산 삼거리
13:19 : 법화산(▥ 7)
13:44 : 다시 법화산 삼거리
14:11 : 면계 능선상(▥ 5)
14:26 : 면계지능 버림
15:02 : 계곡 첫물(▥ 8)
15:23 : 길 흔적
15:38 : 백연마을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6시간 13분
도상거리 10.2㎞

6. 산행일지
어찌 보면 지리산에 입산금지 기간이 있다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왕산이니 필봉산이니, 또는 오늘처럼 삼봉산이나 법화산을 가 볼 것이며
구례구역 부근에서 시작하여 갈미봉 능선, 천마산 능선, 견두산 능선을 이어
기나긴 남남종주를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인가
이 기간 때문에 지리는 더욱 더 넓어지는 것 같다

남원에서 ‘산돌이’랑 합류해 해장국을 먹고 출발한다
일단 산행은 삼봉산, 오도재, 법화산으로 잡았지만 초입을 정하지는 않아서
서진암으로 올라갈까 등구재로 올라갈까 고민하다가 ‘산바다’에게 전화를 해보기로 한다
고맙게도 ‘산바다’가 상황리 임도 끝까지 태워다 준단다.
09:00에 실상사 앞에 ‘만복대’ 차를 주차하고 ‘산바다’ 차로 옮겨탄다
임도가 끝나는 부분까지 차로도 20분이 넘게 걸렸으니 적어도 40-50분은 이익봤다고
‘만복대’가 제일 좋아한다.



임도 끝까지 태워다 준 후 돌려 떠나는 ‘산바다’

여기서 잠깐 ‘중황리’를 집고 넘어가자면.....(남원시와 운봉읍에서 발간한 ‘신운성지’중에서)

마을은 꿩의 꼬리 형국으로 뒤에는 삼봉산(三峰山)이 우뚝 솟아 있고,
동으로는 등구치(登九峙)가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면계를 이루고, 해발 400m의 고지대로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데 양지바르고 토질이 좋아 면내에서 제일 질 좋은 쌀이 생산되었다.
현 마을 터는 당시 큰 느티나무를 베어낸 곳이다.
마을 입구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적어도 400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보호수로서
군목(郡木)으로 지정되어 마을의 오랜 역사를 상징하여 준다.
마을 뒤의 등구치는 도로가 개설되기 전 마천면으로 통하는 유일한 고갯길이었다.

파평(波平)윤씨 통정대부 윤천왕(尹天王)이 1592년 임진왜란 때 지리산으로 피난 가던 중
등구치를 넘어 가려고 지나가다 영신암(靈神岩)이라 하는 바위 밑 굴속에 숨어 피난하였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굴로부터 약 200m 떨어져 있는 지금의 마을 위치에 내려와
느티나무 숲으로 되어 있는 마을 터를 닦아 정착하였다.
그 자손이 번창 하여 윤씨 단일 동성 마을이 형성 되었다.
그 후 몇몇 타성이 이주하여 함께 마을을 이루어 지금에 이른다.

마을이 들어서기 전에는 뒷산에 황강사(黃岡寺)란 절이 있었고,
북쪽으로 약 200m 위치에는 꿩이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는 복치형(伏雉穴) 굴이 있어
황강사의 황(黃)자와 복치혈의 치(雉)자를 따서 ‘황치(黃雉)’라 이름 지었다.
마을 주변의 3개 자연 마을을 통틀어 ‘황치골’로 불러 오다가
1914년 이를 상황․중황․하황의 3개 행정 마을로 나누어 불러 오다가
통칭하여 ‘중황리’라 부르게 된다

09:25 산행시작



임도를 벗어나 산행시작

시작하자마자 ‘산돌이’가 힘들다고 투덜댄다.
어제 조카들하고 술을 너무 많이 먹었대나??
(어제 술 안 먹은 사람 있나?)
09:38 산행시작 13분 만에 기어이 ‘산돌이’가 쉬어 가자며 배낭을 벗는다



백운산 능선 위로 해는 떠오르고..

나 : “어이, 자네 전에 금대암에서 시작할 때는 잘 갔잖아”
‘산돌이’ : “아따 성님도 그때는 모르는 사람이 잔뜩 있어 그랬재잉”

‘산돌이’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사투리를 감추려하지 않고 꾸밈없이 내뱉는 데에 있다.
굳이 표준말을 쓰려고 애쓰지 않는 모습이 참 순수하다(이거 칭찬이야....)

갑자기 경사도가 급해지면서 길은 없어지고 쌓인 낙엽에 미끌리니 종아리에 힘이 단단히 들어간다.
잡목을 잡아가며 바둥바둥 올라간다

09:55 등구재에서 삼봉산으로 가는 능선에 도착
맞은편으로 우리가 내려갈 능선이 펼쳐져 있다
또 한번의 오르막을 치고 나니 삼봉산이다 너무 쉽게 와서 오늘 산행도 공 먹은 것 같다

10:19 삼봉산
오늘은 시야가 너무 시원스레 터져있다
조망이 거의 무한대이다
주능 8-9부 부근에 살짝 개스 티가 드리워져 있으니 깨끗한 것 보다 오히려 더 보기 좋다
오도재에서 온다는 부부등산객이 올라온다.



↑ 삼봉산에서 본 웅석봉과 달뜨기능선(맨 뒤)



↑ 삼봉산에서 반야봉을 찍고 있는 ‘만복대’와 물 먹는 ‘산돌이’



↑ 삼봉산에서 내려다 본 산내

삼봉산에서 오도재 방향으로 2-3분 진행하니 전망바위에서의 조망이 오히려 삼봉산 보다 더 낫다
주능을 등지고 바라보니 보절의 만행산을 비롯하여 전주의 모악산까지 잡힌다



삼봉산 부근 전망바위에서 본 주능



↑ 보절의 만행산 천황봉



↑ 한껏 끌어 당겨 본 전주 모악산

반질반질한 등산로로 몇 번인가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오도재가 보인다



오도재를 향하여...



오도재 직전, 아마 송신탑이나 세우는 모양이다

11:50 오도재
팩소주 하나씩에 라면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치우는데도 이런 저런 얘기 때문인지 50분이 흐른다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닌데 왜 ‘산돌이’는 꼭 근천스런 모습만 잡힐까??

12:40 오도재 출발
도로 절개지 위로 올라서니 반야봉이 여러 능선에 싸여 새롭게 보인다



절개지 위에서 본 오도재



오묘한 반야봉(맨 앞이 백운산 능선, 우측이 중북부능, 좌측이 주능)

13:08 마천, 휴천면 경계와 법화산으로 가는 삼거리다
법화산을 보고 돌아오기로 하고 좌측으로 진행한다
5분만에 묘가 있고 헬기장이 있는 법화산에 도착한 듯 싶어서 지도를 펼쳐보니 아무래도
너무 빨리 온 것 같다
진행할 방향으로는 봉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만복대’가 배낭을 벗어 놓고 확인해 본다며 간다
이내 여기가 아닌 것을 확신하고 ‘산돌이’와 나도 바로 뒤따라간다.

13:19 삼각점이 있는 법화산이다
지도에 표기되어 있어서 와 봤지 그리 썩 내세울 것이 있는 봉은 아닌 것 같다



법화산 삼각점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우리가 기왕 알지 못하는 지명은 지도에 명기된 것이 당연히 맞는 지명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초행지나 길을 버릴 때는 반드시 지도를 가지고 간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지도에 표기가 되어있다면 의심치 않고 당연히 그렇게 명명한다

예전에는 지도가 국립지리원이나 군 측지부대, 또는 극히 제한적으로 인가 받은 곳만이 제작을 하고,
일반인은 지도를 복사도 제작도 못하도록 되어있는 걸로 아는데
요즘은 지리산 지도는 내가 모은 것 만해도 십 수종은 넘는다.
잡지사에서도 자유롭게 인쇄할 수 있게 법이 완화되었는지, 축적에 따라 제한 폭이 다른지,
아니면 등산지도는 법 외 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잘못된 지명을 정정하고 새로운 지명이 붙여져 후대에 까지 불리게 되려면
지도에 통일되게 표기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걸로 아는데
작금의 책임 없이 표기되고 위치마저 엉터리인 지도들이 난립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리산 부근만이라도.........(쩝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뭐 별 수 있나..)

13:44 다시 면계 삼거리
이제는 면 경계를 따라 간다
특별히 용유담이다! 마천석제다! 정하지 말고 능선 이어지는 대로 가보기로 한다
(흐흐 그러다가 엉뚱한 데로 빠졌지)



삼거리 부근의 근사하게 꾸며진 전주이씨 묘(‘만복대’가 요즘 산 일을 하더니 묘에 관심이 많네)

14:11 잠시 휴식을 취한다



엉뚱한 데로 갈 거면서 지도는 멀라 보나?

여기는 확실한 면 경계 능선상이다
막 출발하여 가야할 방향을 보니 펑퍼짐한 공간에 갈대와 잡목이 막아 길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좌측 밑으로 조금 내려와 보니 희미하게 길 흔적이 이어진다
우리는 당연히 그 길이려니 생각하고 의심 한번 없이 구름에 달 가 듯 진행한다
엉뚱한 방향으로 왔다는 판단이 들 때 까지 불과 10분도 안 걸렸다
정남향으로 진행해야하는데 면계를 벗어나 동남동으로 향하고 있다
25,000도를 집어보니 면계지능을 따라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큰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내려가자고 의견일치를 보고...



면계능선

14:26 지능마저 버리고 계곡으로 쏟아져 내려간다
나중에 마을에서 물어보니 법화사계곡이란다
내려가면서 보니 제법 규모가 있는 계곡인데 길이 전혀 없다

15:02 수량이 넉넉한 합수부에 도착



합수부에서 휴식

있음직한데 여기에서도 길은 없다
계곡을 타다가 옆구리를 타다가....

15:23 비로소 가느다란 길이 이어진다
험한 곳에서는 잘 왔는데 길에서 발을 헛디뎌 아픈 무릎이 또 겹질린다
내일 ‘아멜리아’와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힘 들 것 같다



길을 따라...

15:38 백연마을에 도착



↑ 백연마을 뒤



↑ 산행 끝

마천택시에 전화를 했더니 주말이라 한대도 없다네...
세 놈 모두 비윗살이 없어 히치는 못하고...
‘산돌이’가 창원에서 출발하여 음정모임에 참가한다는 ‘실리’에게 전화를 해 본다
이제 막 창원을 출발했다네...
별 수 없이 내가 음정 선비샘가든에 있는 ‘해파남’에게 응원을 청한다
고맙게도 ‘해파남’이 금방 달려온다

‘지사랑’ 모임이라며 선비샘가든이 북적거린다
‘선비샘’님도 모임 때문에 일부러 전 날 서울에서 내려 오셨다한다

‘대박’과 ‘실리’가 오고 ‘아멜리아’가 ‘새도팍스’를 타고 도착하고 ‘만복대’는 술이 떡이 되고,
훌라 판이 벌어지고....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