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5 20:16
[부운교-1121능(부운능)-1121봉-세동치-부운]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801  
1. 산행일시
2005. 1. 9(일) 10:20 - 15:54

2. 코 스
729지방도(부운교부근) -> 1121능선 -> 1121봉 -> 세동치 -> 세동치골 -> 부운마을

3. 참가인원 3명
‘망가’
‘아멜리아’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10:20 : 729도로 출발
10:29 : 능선(송림)
11:15 : 886봉(▥ 4)
11:55 : 1053봉
12:27 : 1121봉(▥ 15)
13:35 : 세동치(♨ 5)
14:57 : 길 만남
15:12 : 좌 합수부
15:32 : 임도
15:54 : 부운마을

5. 산행시간 및 거리
총 5시간 34분 도상거리 9.3㎞

6. 산행일지
‘산돌이’ ‘만복대’는 제주도로 튀어버리고, 같이 간다던 ‘강산애’ ‘뫼가람’ ‘작은세개’는
느닷없이 동시다발로 빵구를 내버리니 이거 정초 첫 산행부터 나 혼자 여자 분들과 산행을
하게 되는 게 올해도 여난(女亂)에 휩쓸릴 징조인가??? 흐흐 좋다......

일찍 출발하는 게 습관이 되어 전주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부운에 도착하니 06:20경,
날이 샐 기색이 없다 초입을 정확히 모르는 터라 랜턴 켜고 헤매기도 좀 그렇고...
그러던 차에 ‘아멜리아’가 일출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가잔다
한참 깊은 잠에 빠져있는 춘식이 내외에게 좀 미안하지만 염치불구하고 문을 두드린다
잠이 떨 깬 부부에게 밥 달라기는 좀 뭐해서 에이, 일단 같이 자고보자
8시가 넘어서 진수성찬의 아침상을 받는다.
반찬을 보니 해장생각이 아니 날수가 없다
얼음이 서글서글한 동동주 한초롱에 맥주 한 병을 섞어 들이키니 캬~~
‘망가’가 맛있다고 감탄을 한다.
‘망가’와 ‘아멜리아’가 두사발씩 내가 너덧사발을 하고나니 배도 부르고...
다시 뜻뜻한 바닥에 등을 붙인다.
오늘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데 이대로 잠이 나 한숨 더 자고 점심되면
다시 술이나 푸면 딱 좋겠다.
‘망가’도 은근히 퍼졌으면 하는 눈치다 그런데 ‘아멜리아’가 자꾸 찔벅거린다
“빨리 가게요 출발하게요”
그런데다가 춘식이도 한마디 거든다.
“어제저녁에 눈도 많이 왔는데 다녀오셔야죠”
에효~~ 별수 없이 출발 해야겠다
그 후로도 누웠다 엎어졌다 뺑돌거리다가 10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 준비를 한다

10:20 산행시작
부운마을에서 약 200여m 도로를 따라 산내방향으로 가다보면 산기슭이 튀어나온
부분에 조그만 물줄기가 있고 바로 그 오른쪽을 들머리로 잡고 오르면 바로 길이 나온다
바로 맞은편 도로 우측에는 주차하기 딱 좋게 공간이 있다



능선 들머리(내려와서 찍음)

생각했던 것 보다 눈은 훨씬 없고, 생각했던 것 보다 날씨는 엄청 포근하다
10분여를 오르니 비로소 송림이 울창한 능선이 나온다
등 뒤로 개선마을이 평화롭게 보인다.
추울 줄 알고 내복까지 입었다는 ‘아멜리아’는 덥다고 낑낑대고
‘망가’님은 잘 만 따라 오면서 천천히 가자고 엄살을 떨어댄다



능선으로 접어들어....

11:15 886봉(▥ 4)



‘고도계가 맞나??’ 그리고 물 꺼내는 ‘망가’

지도상으로는 내령 쪽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밑으로 우회해서 있는 걸까???
886봉을 지나면서 길은 사라진다.
선상지같이 펑퍼짐한 부분에서 어림잡아 능선을 향해 오른다
가파르진 않아도 조릿대가 심심찮게 진행을 방해한다

11:29 능선을 잡아 밟고 오르니 1시 방향에서 바래봉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다.
우측으로는 장재능이 늘어져있고, 9시 방향쯤에 세걸산 능선 너머로 만복대가 하얗다



↑ ↓ 반복되는 오르막 내리막



11:50 능선 밑의 조릿대 숲을 비스듬히 치고 가다보니 희미한 길이 나온다
아마 하부운 마을 위쪽이나, 상부운 임도 끝 부분에서 올라오는 길 같다
능선을 타고 내려간다면 아마 십중팔구 무심코 길 따라 내려가기 십상이겠다.



능선에서 본 세걸산과 만복대

11:55 1053봉
길은 이제 확연하고, 서북능상의 1121봉이 두어 봉우리 뒤로 내다보인다.
거리상으로 10여분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반복되는 오르내림에 발걸음이 무지 더디다



능선에서 본 팔랑치와 바래봉



우리가 올라 온 능선(중북부능선 위로 주봉들이 보인다)

12:27 1121봉(▥ 15)
항상 바람이 세차던 서북능인데 오늘은 아주 잔잔하다
조망도 아주 좋다. 덕산 저수지는 얼었는지 눈이 쌓여 거기만 하얗다
‘망가’님은 힘들었다며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1121봉 (‘에코’와 통화하는 ‘망가’)

부운치 부근 헬기장에서는 일단의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쳇, 빈말이라도 한 술 뜨고 가란 말 한마디 없네, 하긴 ‘강산애’ 같은 사람은 인사말로
‘한 잔 하고 가세요’ 하면 덜렁 눌러앉아 뻔뻔스럽게 먹으니 그런 상황을 겪어 봤나??



서북능에서 본 1121능선, 저 아래가 부운마을



우리가 내려가야 할 세동치골 그 뒤로 세걸산능선

13:35 세동치
불 냄새가 나 이상하다 싶었는데
샘 위의 공터에서 등산객 세 사람이 조그맣게 모닥불을 피우고 있다
별로 춥지도 않은데...
우리가 샘 쪽으로 내려가니 그 중 한명이 “그쪽으로도 길 있어요??” 묻는다
“아니 없어요” 하니 “그리 내려가면 어디가 나와요?” 다시 묻는다
“부운마을 나와요”
다른 사람이 또 불쑥 말을 건넨다.
“길 없는데 위험하게 왜 가요???”
“...............” 딱히 대답할 말이 없어 그냥 그들을 뒤로 한다

세동치 샘(♨ 5)
샘물은 얼지 않고 졸졸 잘도 나온다
‘망가’와 ‘아멜리아’가 먹어 보더니 물이 따뜻하단다.



세동치 샘과 물 받는 ‘아멜리아’

샘 밑으로는 습지가 이어진다
응달져서 그런지 스패치가 아슬아슬하게 필요할 만큼 눈이 쌓여있다
여기저기 얼어붙어서 눈 인줄 알고 밟았다가 미끄러진다
습지가 끝나자 ‘아멜리아’가 제일 싫어하는 너덜지대가 나온다
너덜에 눈 까지 어중간하게 덮이니 더듬거려져 진행이 아주 느리다
여기저기 고로쇠 호스가 어지럽다

세걸산에서 내려오는 조그만 지곡이 합쳐질 무렵 계곡을 살짝 비켜 왼쪽 조릿대로 붙어
뚫고 내려오니 뚜렷한 길이 나온다

14:57 길 만남
계속 계곡만 고집한다면 이 길은 아마 발견하지 못 할 것이다
길은 계곡을 몇 십 미터 밑에 두고 편안하게 이어진다



편안한 길

15:12 왼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지곡 합수부를 지난다
좌우로 집 터 밭 터 들이 즐비하다

15:32 하부운 마을 밑 임도
길이 편해지니 뒤에서 두 여자의 도란거리는 소리가 끝임이 없다
특히나 ‘망가’님의 파이산악회 자랑이 대화의 주종을 이룬다
‘아멜리아’는 확실한 위계 때문에 자기는 도저히 들어 갈 자신이 없대나??
(누가 받아주기나 한대??)

15:54 부운마을을 지나 얌전히 앉아있는 ‘새도팍스’ 앞에서 산행을 접는다



산행 끄읕~~~

가만 생각해보니 산행시작부터 지금까지 물 한 모금 안마셨네
전주에 가서 하산주 첫잔이 기가 막힐 것 같다

1차는 오원집에서 돼지구이에 맥주, 소주, 막걸리(‘작은세개’가 불참 벌칙으로 쏘고..)
2차는 에코로바(‘아멜리아’가 맥주 사오고...)
3차는 임실수퍼에서 ‘에코’님이 계산..

다음 산행 하산주는 ‘강산애’가 약속 어긴 대가로 사기로 함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