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7:03
[윗양명-구봉산-복두봉-칼크미재-내처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870  
1. 산행일시
2004. 5. 2(일) 06:32 - 12:32

2. 코 스
윗양명 주차장 -> 2봉 -> 구봉산 -> 복두봉 -> 칼크미재 -> 내처사 삼거리

3. 참가인원
7과1/8명
‘취원’
‘강산애’
‘만복대’
‘작은세개’
‘조걸’
‘아멜리아’
‘나’
‘ㅅ’


4. 시간대별 도착지
06:32 : 윗양명 주차장 출발
06:51 : 능선
07:17 : 2봉
08:42 : 구봉
09:40 : 복두봉
10:24 : 1015봉(묘지)
10:53 : 칼크미재 임도
(점심)
11:25 : 점심후 출발
12:32 : 내처사삼거리

5. 산행시간 및 거리
6시간
도상거리 12.8㎞

6. 산행일지
5/2 04:20경 ‘아멜리아’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만복대님이 모닝콜을 4시에 해 달라 했는데 10번 넘게 전화를 해도 안 받아요’
모닝콜 하는 김에 나오면서 김밥을 좀 사오라고 전하랬더니 답이 온 것이다
그럼 별수 없이 김밥 없이 가는 수밖에.....
전일로 가는 중 ‘뫼가람’의 전화를 받는다 부득히 참석을 못하겠다고....

05:03 약속시간보다 3분 늦게 전일저축은행 주차장에 도착했더니 우리를 수송해줄 ‘장발짱’과
‘작은세개’ ‘조걸’이 이미 나와 있다
좀 있으려니 ‘산돌이’와 ‘만복대’가 왔는데 입에서 술 냄새가 풀풀 나고 왠 산이냐고
그냥 해장이나 먹자며 길바닥에 드러눕는다.
곁들여 ‘아멜리아’는 비나 와서 아침부터 술이나 푸면 좋겠다고 계속 쫑알거린다

05:18 광속단 산행에 처음 오는 ‘취원’이라는 친구놈이 늦게 도착한다.
한마디 해주려했는데 미리 ‘장발짱’이 디립다 욕을 퍼부어대서 나까지 그러면 안될 것 같아 참았다.

당초에는 전일저축은행 버스로 움직이려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인원이 축소되었고,
또 마침 아버님 생신 때문에 산행을 못 할 ‘장발짱’이 15인승 봉고차를 구입하였다하여 봉고를 이용하게 되었다.

출발과 동시에 맨 뒷자리 두줄을 점령한 ‘산돌이’와 ‘만복대’가 차내에 온통 단내를 진동 시키며 곯아 떨어진다
오늘 산행을 예견케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여명이 상쾌하다(부귀 소재지를 지나며...)

06:10경 윗양명마을 주차장에 도착
모두들 내리고, 도착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훌륭한 두 친구가 ‘벌써 왔어요?’ 하며 끄적끄적 내린다.
남들은 모두 신발을 묶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둘은 휴지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버린다.



윗양명 주차장에서 산행준비

06:32 주차장 출발
어제 마라톤 10㎞를 뛰어서 종아리가 땡긴다며 어떨지 모르겠다는 ‘강산애’를 선두에 세워 산행을 시작한다.
예보에는 비가 내린다 했는데 아직은 비 올 징후가 없어 보인다.
산행 시작하자마자 5-6분도 안되어서 맨 뒤의 ‘산돌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아따!! 성님, 좀 쉬었다 갑시다”
계속 앙알거리며 따라오다 서서히 뒤쳐지고, 그래도 ‘만복대’는 몸무게가 6-7㎏ 빠져서인지 바싹 붙어 온다.

06:51 고시랑거리는 ‘산돌이’ 등쌀에 처음 나오는 능선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휴식장소에 1분여 늦게 도착한 ‘산돌이’는 배낭을 벗어 던지고 벌렁 드러눕는다.
배낭을 들어보니 아무것도 없는 듯 헛떠깨비다.
‘아멜리아’에게 1.8ℓ 물과 소주 2팩을 꺼내라하여 ‘산돌이’ 배낭에 몰래 넣었다
(무거워야 술이 일찍 깨지....)

07:17 2봉에 도착
무려 10분 가까이를 기다리니 ‘산돌이’가 헉헉거리며 올라와 드러누우며 ‘나 못가, 나 못가...’
‘산돌이’가 올라오자 “조금만 쉬고 빨리 따라와” 하고는 우리는 다시 출발......



2봉에서의 휴식(이 지점에서 ‘산돌이’가 잠들었음)

‘작은세개’와 ‘조걸’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선두로 뽑는다.
잘 따라 올까? 걱정했던 처음 참석한 ‘취원’이 의외로 잘 간다.
오히려 오르막능선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던 ‘아멜리아’가 어쩐 일인지 힘들어한다.



내리막 암벽지대에서의 ‘취원’과 ‘아멜리아’

08:00가 가까워 올 무렵 7봉쯤에서 ‘산돌이’ 기척이 없어 전화를 했더니 참내 기가 막혀서...

“아고, 성님 잠들어부렀네요 인자 전화소리 듣고 깼당게요 걍 내려가야쓰것네요...”

아직 잠도 술도 덜 깬 목소리다
獵奇酒行(엽기주행) 2탄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이다.
억지로 오라해도 시간상 너무 떨어져있고 보나마나 갈수록 더 차이가 날 텐데 그냥 돌아가는 게 나을 성 싶다.



간식 타임

이윽고 구봉산에서 가장 난코스인 9봉을 가파르게 잡아챈다

08:42 ‘천왕봉’이라 이름 붙은 구봉에 도착
흐린 날씨인데도 조망은 상당히 멀리까지 보인다.
‘만복대’ ‘강산애’ ‘작은세개’ 셋이서 저기는 무슨 산 쪼기는 무슨 산, 열심히 짐작들을 해 댄다.



구봉산 정상에서...

이제부터 복두봉까지는 급락 급등이 없는 완만한 능선 산행이다

09:40 복두봉
구봉산보다 조망이 더 트인 봉이다
용담댐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주천소재지로 가는 도로가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다
맑은 날씨보다 이렇게 구름 낀 날이 조망만 좋으면 더 가까이 보이나보다
바람이 너무 세차 오래 쉬지 못하고 서둘러 배낭을 둘러맨다



↑ ↓ 복두봉의 삼총사



(‘만복대’랑 ‘강산애’는 왠 인상을 그렇게 쓰고 있지???)

운장산휴양림에서 갈거계곡을 따라 올라와 운일암반일암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건너 산행을 재촉한다.



↑ 운장산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갈거계곡의 임도

10:24 묘지가 있는 1015봉에 도착
2-3년전 이 코스를 뛸 때 묘지 옆 바위들 틈에 뱀이 여러 마리 있는 걸 봤다고 하니 ‘작은세개’는 바싹 겁을 먹는다
그러고는 잠시 후 앞장서던 ‘작은세개’의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린다.
등산로 가운데 돌 위에 1m 정도의 살비암이 늘어져 도망도 안가고 있는 것이었다.
맨 뒤에 있던 내가 도착하여 사진을 찍으려 하니 그제야 조릿대 밭으로 기어들어간다
스틱으로 잡아 누르니 ‘취원’이 맘 좋게 그냥 보내라고 찔벅거린다
‘작은세개’는 뱀이 있던 자리를 밟지도 못하고 스틱으로 집고 폴짝 뛰어 건넌다.
얼마나 뱀이 무서우면 ‘스네이크’라는 등산 브랜드 소개책자를 보지도 못하고 버려버릴까
그것도 그냥 휴지통에 버리는 게 아니라 가게 밖에 버려야 된다나???
(나중에 수 틀리면 지리산악가게 안에 꽃뱀이나 몇 마리 풀어놔야지...)

운장산을 앞에 바라보며 고도를 급격히 낮춘다.

10:53 점심을 먹기로 한 칼크미재에 도착
점심을 먹는데 ‘산돌이’ 배낭에 넣고 온 소주 때문에 얼마나 후회가 되는지....
설마 산행을 포기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지....
‘강산애‘가 가져온 마가목주로 부족하지만 만족하는 수 밖에...



점심시간

칼크미재 안부가 바람 통로인 듯 바람이 엄청 세다 모두들 추워한다.
점심을 마치고 배낭을 꾸리는데.....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만복대’ : (혼잣말 비슷하게.. 슬슬 눈치를 살피며) “지금 하산하면 진안 애저 쏜다....7만원 한도에서 팍팍 쏜다”
한참을 지나도 주위에 별다른 의견이 없자.....
“한도 없이 쏜다....”

타이밍도 기막히게 이러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강산애’ : “나 애저 한번도 안먹어 봤는데 맛이나 볼까???”
‘아멜리아’ :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인데..) “좋아요”
‘취원’도 찬성.....
‘작은세개’ ‘조걸’도 찬성....
나는 죽어도 가고 싶었지만 모두가 저러니 나 혼자 갈수도 없고...쩝...

‘나’ :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한다) “금수(禽獸, 장발짱)냐? 계획이 변경되었다 내처사삼거리로 지금 와라”

‘산돌이’에게 연락을 하니 그 뒤로도 계속 자다가 이제야 시작했던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1시나 되어야 진안 가는 버스가 온단다.
쯧쯧.. 우리하고 있을 땐 그렇게 방방대고 큰소리 쳐대는 대포경찰이 히치하나 못하고 마냥 처량하게 기다리냐???

11:25경 ‘장발짱’에게 ‘산돌이’ 먼저 픽업을 해오라 하고는 우리는 임도를 따라 납납하게
두릅도 따며 취나물 뜯으며 걸어 내려간다.

근데 ‘만복대’ 얼굴을 보니 어둡다
무한대로 쏜다했는데 애저 값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서 일까???
내가 사랑하는 후배를 위해 덤탱이를 씌울 순 없지...
“어이, 금방 밥들 먹었는데 무슨 애저..... 배고플때 먹어야 맛있지...”
“그냥 전주가서 내점빵에서 시원하게 가맥이나 하세...”
(흐..... 매상 올릴 생각은 전혀 없었음...)

임도로 내려오는 길은 아까 점심 먹을때와는 딴판으로 너무 덥다.
하산을 결정하게끔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빗방울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만 말똥말똥하다
광속단(狂速團)을 광주단(狂酒團)으로 바꾸라는 하느님의 계시일까???

12:32 내처사삼거리에 도착하고 불과 3-4분 있으려니 ‘장발짱’이 ‘산돌이’를 픽업하여 데리고 온다
멋쩍어하는 ‘산돌이’는 우리를 보자마자 또 배고프다고 징징댄다.
위봉사길이 뚫리는 바람에 ‘장발짱’의 집인 ‘오성가든’ 앞으로 해서 쉽게 전주에 도착한다



내처사삼거리에서....(산행끝)..

우리 점빵에 들어오니 13:50경
후배인 전일 군산지점장이 그동안 점빵을 외로이 지키고 있었다.

점빵에 들오자마자 ‘산돌이’는 짜파게티부터 끓여 맛있게도 먹는다
얼마 후 산행에 참석 못한 ‘뫼가람’이 합세하여 본격적인 맥주판이 벌어진다.
가장 막내인 ‘아멜리아’와 ‘조걸’이 주거니 받거니 엄청 속도가 빠르다(덕분에 둘은 중간에 퇴장)
점빵 생긴지 이제 1달 조금 넘었지만 암튼 기록을 세운다.
딱 2박스(40병)만 먹는다는 게 한 병 두병 추가하여 7-8명이 4-5시간만에 70병을 해치워버린다
(다음날 시원한 맥주가 없어 장사에 지장 있었음)

‘취원’은 각시를 잘 둬서 아침에도 군산에서 전주까지 태워다 주더니 저녁에도 전주까지 모시러 온다 부럽다

다들 기분 좋게 취해 들어가서 샤워하고 푹~ 쉴텐데 난 이제부터 장사라니 뭐야.....
일요일인데 집에서 쉴 일이지 오늘따라 손님도 많네....

아버님 생신에 온 가족들이 모여 경황이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수송해준 禽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또한 앞으로 정기산행을 정기주행으로 바꾸면 어떨까 제의해보며......
광주단 정기산행 주행기를 마친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