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7:19
[Mt 키나발루 Low's Peak]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960  
1. 산행일시     
2008. 10. 2(목) 08:42 - 15:46    
2008. 10. 3(금) 02:44 - 12:30         
 
2. 코    스     
10/2     
메실라우 게이트 -> Lompoyou(롬포유 쉼터) -> 라양라양(팀폰)삼거리 -> Laban Rata 산장
-> Gunting Lagadan Hut(군틴 라가단 산장)     
10/3     
군틴 산장 -> Sayat-Sayat Hut -> 정상(Low's Peak) -> 라반라타 산장 -> Layang  Layang Hut
-> Carson 폭포 -> Timpohon Gate
3. 등반인원 (5명)       
‘Francis Yabie’(현지인 가이드)    
‘만복대’      
‘유영순’
‘아멜리아’ 
‘나’
       
4. 시간대별 도착지     
10/2(목)     
08:42 : 메실라우 게이트(Mesilau Gate 2,000m) 출발
09:06 : (▥ 4)   
09:26 : 쉬마 쉼터(Schima Pondok 2,220m) (▥ 6) 
09:43 : 뱀부 쉼터(Bambu Pondok 2,300m) (▥ 4) 
10:18 : 네팬데스 쉼터(Nepenthes Pondok 2,090m) (▥ 4)
10:37 : 계곡 건넘
11:22 : 띠깔로드 쉼터(Tikalod Pondok 2,240m) (▥ 10)
12:24 : 롬뽀유 쉼터(Lompoyou Pondok 2,590m) (점심)
13:20 : 출발
14:08 : 라양라양 삼거리 (▥ 10)
14:55 : 윌로사대피소(Willosa Shelter 3,010m) (▥ 10)    
15:46 : 라반라타 산장(Laban Rata Resthouse 3,273m)
저녁식사     
18:10 : 쿤틴 산장(Gunting Lagadan Hut 3,323m)   
10/3(금)     
02:44 : 쿤틴 산장 출발
04:13 : 사얏사얏 체크포인트(Sayst Sayst Hut 3,668m) (▥ 10)
05:35 : 정상(Low's Peak 4,095.2m)
06:45 : 사얏사얏
07:22 : 쿤틴 산장 
08:00 : 라반라타 산장에서 아침식사    
09:17 : 라반라타 출발     
10:21 : 라양라양 대피소(Layang Layang Hut 2,621m) (▥ 10)
10:52 : 멤패닝 대피소(Mempening Shelter 2,385m) (▥ 5)
11:23 : 로우위 대피소(Lowii Shelter 2,225m) (▥ 5) 
11:52 : 우바 대피소(Ubah Shelter 2,134m) (▥ 5)
12:17 : 캔디스 대피소(Kandis Shelter 2,074m)
12:10 : 카슨 폭포(Carson Falls)
12:30 : 팀폰 게이트(Timpohon Gate 1,866m)
5. 산행시간 및 표시거리     
10/2 : 7시간 04분,  8㎞    
10/3 : 9시간 46분,  14.5㎞          
6. 산행일지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메실라우 게이트로 향한다.
08:42 출발이 예정보다 12분 늦다.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목걸이를 하나씩 받아 걸고 산행을 시작한다.
 
앞으로 3번에(사얏사얏에서 2번, 팀폰 게이트에서 1번)걸쳐 체크한다는 목걸이
   
우리 팀이 가장 뒤에서 서서히 따라간다.
‘우리 팀‘ : ’만복대‘, 유영순, ’아멜리아’, 나 4명
‘우리 일행’ : 신성규 가이드가 인솔하는 17명(동행가이드포함)
‘혜초여행사’ : ‘우리 일행’ + 천지 + SK 산악회  총 47명
   
앞 쪽에서 막힌다며 불과 시작 20여분 만에 휴식을 취한다.
자연보호를 위해 하루에 등산객을 190명 이하로 제한한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게이트 통과 시간이나 정상 등정 시간 등이 엄격하게 정해져있어 산행이 자유롭지는
못하다
메실라우 게이트를 통과한 인원이 대강 눈짐작으로......
미국인 일행 7-8명이 가장 먼저 출발 했고, 
그 다음 현지인 5-6명, 그리고 혜초여행사의 천지산악회 18명, SK산악회 12명, 우리 16명
우리 뒤에 현지인 등 10여명...... 총 70여명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팀폰 게이트에서 100여명이 더 올라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pondok(쉼터)가 나와 첫 번째 휴식을 취한다.
   
쉬마 쉼터(Schima Pondok 2,220m)의 모습
열대 밀림을 상상 했었는데 주변 모습은 기대와는 달리 특별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날씨도 습도만 높을 뿐 그다지 더운 느낌이 없다.
 
09:43 뱀부 쉼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내리막길이다.
  
   
지금까지 힘들게 쳐올린 고도를 다 까먹는다.
10:37 계곡
   
계단을 내려가 계곡을 건넌다.
   
구름다리도 건너다.
구름다리를 포함한 계곡을 3군데 정도 건너는데 산의 규모에 비해 빈약한 수량에 
의아심이 든다.
가이드 포함 누구하나 시원한 답을 못 준다
   
델몬트를 마시며 현지 가이드 신성규와.....
   
앉아 있는 사람이 나중에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할 현지인 가이드 ‘프랜시스’
키나발루 산행 시에는 등산인원 6-8명당 1인씩의 현지인 가이드를 의무적으로
동행해야 한다.
올라가다 지친 등산객의 배낭을 대신 짊어지는 셀파 역할도 겸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처음 시작부터 지나 중간에 지나 가격은 동일하다
1㎏당 미화 4불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11:22  띠깔로드 쉼터
   
앞에 마대를 지고 있는 사람은 라반라타 산장으로 물건을 지고 가는 현지인이다
띠깔로드 쉼터부터 다시 경사가 심해진다
   
우리 팀이 슬슬 앞 선 등산객들을 잡는다.
   
‘벌레잡이통풀‘인 네펜데스가 보이기 시작하고......
네펜데스(Nepenthes)는 필리핀에서 북부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반도, 스리랑카에 약 70종
이 분포되고 있는데 특히 보르네오, 스마트라에 많다.
꽃 자체는 아름답지 않으나 자옹이주(암수딴몸)의 다년초로서 중앙맥은 자라서 덩굴이 되고
그 선단이 비대되어 포충주머니를 형성하는 식충 식물이다.
   
↑↓ 네펜데스(Nepenthes)


   
다른 등산객을 제치고 앞서나가기 시작한다.
 
12:24  롬뽀유 쉼터, 점심을 먹을 장소이다
앞 팀들이 먹고 떠난 뒤 도착했어야하는데 너무 빨리 왔는지
자리 잡을 만한 공간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옹색한 길 가에 자리를 편다.
  
   
개스 버너로 라면을 끓이니 ‘프란시스’가 신기하게 쳐다본다.
   
현지인 가이드는 도시락도 없다 과자 몇 조각으로 점심을 떼운다.
우리 몫의 도시락 하나와 라면을 덜어주자 허급지급 잘 먹는다
이때부터 ‘프란시스’는 우리와 친해지기 시작한다. 
나중에 도착한 현지 가이드 신성규도 성능 좋은 우리 버너를 부러워한다.
   
점심 장소 부근에서 발견한 뱀, 때깔이 예쁘기도 하다.
우리 팀은 점심을 끝내고 출발 준비를 완료했는데 
우리 일행은 준비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가이드가 눈치를 보더니 우리와 같이 밥을 먹은 ‘프란시스’를 붙여주며 먼저 떠나란다.
  
우리의 현지인 개인 가이드 ‘프란시스 야비에’
   
점심을 먹고 출발
시야가 트이며 새로운 모습을 약간 보여주더니 이내 가스가 자욱해 진다
아래쪽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네펜데스가 나타난다.
   
사진으로는 실감이 안 나지만 내 팔뚝보다 더 크다
   
개스 속으로 속도를 높인다
14:08 : 라양라양 삼거리
   
라양라양 삼거리의 표지판

   
↑ 막 도착했을때는 자욱한데,  ↓ 쉬고 있는데 개스가 환하게 걷힌다.
   

삼거리에서 우리가 올라온 쪽 말고 팀폰게이트 쪽으로 30-40m 내려가면
라양라양 대피소(Layang Layang Hut)가 있다
키나발루에서 휴게소를 표현해 놓은 걸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라양라양 삼거리까지의 휴게소는  Pondok이라고 부른다
대강 판자로 만든 쉼터라는 뜻인 가보다.
그런데 팀폰 게이트에서 라반라타 산장까지는 쉼터를 Shelter라고 표기해 놨다
이것은 대피소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Shelter에는 처마에 들 것을 
말아서 걸어 놨다. 
그것을 이용할 경우 공짜가 아니라 1㎞에 200링깃(약 8만원)이란다
그리고 라반라타를 제외한 3개의 산장과 라양라양 만은 ‘Hut’(오두막)라고 표기해 놨다.
물론 어떠한 경우라도 마실 수 있는 식수는 준비되어 있다.
라양라양 삼거리부터 우리 팀은 속도를 붙여 앞에 보이는 모든 등산객을 추월한다.
 
14:55 윌로사대피소 도착
   
프란시스가 주목 같은 나무에 피어있는 꽃을 설명하며 한 가지를 꺾어 ‘아멜리아’에게 준다.
(요놈들은 자연보호 교육도 안 받나)
   
윌로사대피소에서 출발하기 직전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중 산행
   
시야가 막혀 서운하기는 하지만 고도를 높일수록 수목의 형태가 바뀐다.
15:46  라반라타 산장(Laban Rata Resthouse)
   
오늘의 목적지인 라반라타에 도착
우리를 위해 수고한 프란시스에게 팁으로 5불을 준다. 
아주 좋아한다.
산장 안은 후끈하다
혜초팀 중에서는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한 듯하다.
우리 빼고는 거의가 서양인들이다
   
식사시간은 5시부터란다
지금 커피를 시키면 8링깃을 줘야하고 5시부터는 공짜.....
그런데 커피 한잔이 아니라 주전자로 하나 가득 주니 8링깃이면 무지 싸다
   
맥주는 냉장고에 들어가 있지도 않고 미지근한 것이 캔 하나에 20링깃이다
데워진 캔맥 하나에 8천원이라니........
그러는 사이 언제 비가 오고 가스가 끼었었느냐는 듯이 활짝 개며 햇빛이 난다
실내 온도도 부쩍 올라간다.
   
산장 맞은 편 내일 우리가 산행 할 바위길......
    
↑↓ 산장의 베란다에서.... 뒤쪽 바위봉이 'South Peak' 3,933m    
   

   
뒤 왼쪽 두 개의 봉우리가 ‘Donkey Ears Peak' 4,054m
   
라반라타 산장 입구, 20분 전에는 10.1도 였는데 잠깐 새 1.6도가 올랐다
   
옷도 마르고 여유가 생긴다.
   
가이드가 도착, 숙소를 배정 받는 중
라반라타 부근에는 총 4개의 산장(Hut)이 있다
현재 레스토랑이 있는 이 곳의 2층과
Pana Laban산장, 쿤틴산장, 그리고 Burington산장.
우리는 라반라타 2층과 쿤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장단점이 있다
이 라반라타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스팀(난방)이 들어온다.
쿤틴은 난방은 들어오지 않지만 취사가 자유롭고 내일 출발지가 쿤틴이니
아침 여유가 있다
유영순이 추위 때문에 약간 걱정은 되지만 우리는 쿤틴으로 결정한다.
   
저녁식사
여기는 어차피 레실라우 아니몀 팀폰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식권이나
쿠폰은 필요 없다
후론트에서 사 먹는 것 외에는 프리로 그냥 먹을 수 있다
   
산장 베란다 밖 하늘이 어느 순간 파랗게 갠다.
   
'South Peak' 3,933m봉 방향, 미련 있는 구름이 자리를 지킨다.
 
- 라반라타 산장 베란다에서의 구름사진들 -
   
   
   
산 아래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금방 다시 덮이고.....
   
노을 색깔을 보여 줄 듯 말 듯......
   
라반라타 족구장이 있는 공터에 아직도 올라오는 등산객이 있다
   
아무래도 붉은 빛 석양은 틀린 것 같다
   
아쉬워 조금 더 조금 더 기다려보지만 그게 그거......
   
‘헤라’의 마스크를 끝으로 라반라타를 나선다.
18:10경 잠 자리인 쿤틴 산장으로 올라간다.
   
쿤틴으로 올라가기 전 공터로 내려와 라반라타 산장을 하나 찍고.....
   
쿤틴 산장으로 가다가 본 다람쥐...... 
우리 다람쥐와는 좀 다르지만 귀엽기는 마찬가지..
   
쿤틴 계단의 ‘만복대’부부
   
쿤틴 산장의 ‘아멜리아’
산장 안의 우리 보금자리는 4명이 정원인 9호실이다
2층 침대 2개가 최소한의 공간으로 배치되어있다.
4명이 잘 수는 있지만 3명 이상이 내부 공간에서 움직일 수는 없다.
   
산장 9호실의 내부
옹색하지만 궂은 날 비박 생각하면 호텔이나 다름없지....
 
다음날 산행준비 마치고.....
짐 배분 다 해 놓고......
공용 취사장에 나온다.
우리가 빨리 와서인지 대부분의 객실들이 비어 있다
인적 없는 취사장 식탁에 자리를 편다.
라면에 반주에 야참.........
   
지금 잔에 술을 채우고 있다.
이 사진 다음 사진은 술잔을 들고 건배를 하는 사진인데
그 사진 보다 이 사진이 맘에 들어 올렸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건배의 사진이 아쉽다
10월 2일 ‘만복대’부부의 결혼 20주년 기념일 이란다
지미xx 우리는 완전 들러리네.........
뒤이어 쿤틴산장으로 들어오는 등산객들은 온통 빗물로 젖어있다
천둥 번개에 일시에 정전도 된다.
날씨마저 결혼기념일 축하 이벤트인가????? 
 
   
‘뭐, 어쩌라고 우리보고 나가 달라고?????’
술도 너무 적은데다가 고소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말똥말똥 잠이 안 온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 다 마찬가지다
새벽 2:30에 산행을 시작하려면 1:30에는 일어나야하고 지금부터 잠들어야 기껏
3-4시간 자는 건데......
늦게 도착한 8호실의 우리 일행에게 가서 뒨전거려 보지만 거기도 술은 없나보다.
그러다가 부질없는 셈을 해본다.
현지인 포터를 써서 술을 가져 온다면????
대포알 1 × 1.9㎏ + 피쳐 3 × 1.7㎏ = 7㎏
7 × $4 = 28달러 => 약 3만 5천원 + (술값)약 2만원 = 총 5만 5천원
라반라타에서 5만5천원으로 술을 사먹으려면 꼴랑  미지근한 맥주 7캔........
계산해보니 약도 오르고 눈만 더 말똥거린다.
다음에 혹시 키나발루에 올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대포알과 피처를 몇 개씩 사 오도록....
포터 2-3명 써도 이익이니.....
10시가 좀 넘었을까????
그렇지 않아도 잠이 안 오는데 천둥과 벼락이 치며 빗줄기가 창문을 깰 듯 두들긴다.
내일 산행이 은근히 걱정도 된다.
여기까지 와서 날씨 때문에 못 간다면 그 것 같이 억울한 게 어디 있으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워온다
옆이나 위에서도 연신 뒤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주형 자요???” 견디다 못한 ‘만복대’가 말을 걸어온다.
“아니, 잠이 와야 말이지.....”
“저도요...” 위에서 ‘아멜리아’가 끼어든다.
자정을 즈음하여 결단을 내린다.
“지금부터 말도 하지 말고 꼼지락거리지도 말고 숨도 크게 쉬지 말기!!!!!”
말하자면 “합죽이가 됩시다. 합~!!!!!”
 
10/3(금)
00:13, ‘만복대’가 코를 골기 시작한다.
정확히 01:04까지......
(얼마나 잠이 안 왔으면 남 코고는 시간까지 재고 있었을까)
암튼 난 꼬박 한숨도 못자고 01:30을 맞이한다.
   
보온병에 넣어 갈 커피를 끓인다.
필요 없는 짐은 방에 놓고 열쇠를 채우고 간다. 
모든 산장의 사람들이 출발하기 위해 쿤틴 산장으로 몰려든다.
   
프란시스는 어느 새 우리를 찾아와 우리 옆에 자리한다.
02:30 잠가놨던 등산로로의 게이트가 열리고
차례가 돌아와 우리가 통과하니 그 시간은 02:44이다.
   
금강산 관광이나 단풍철에 설악산 가듯이 대열의 움직임에 따를 뿐
변칙의 여지가 없다. 간간이 아주 힘든 사람만이 한 명씩 옆으로 비킬 뿐.
한 발 떼는데 10초씩은 걸리나보다 굼벵이들 잠자러 들어가는 모습....
 
   
앞 사람에 채여서 팔자에 없는 휴식......
   
바위 지대가 나와서야 걸러질 사람 걸러지고 약간 속도가 붙는다.
04:13 사얏사얏 체크포인트
   
목에 건 넘버를 보고 체크를 한다. 등정증을 발급하기 위한 것인데 여기만 통과하면
정상 정복을 안 해도 등정증이 나온다.
여기를 통과 안 하면 칼라가 아닌 흑백 등정증이 나온단다.(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사얏사얏 산장에서 일행을 기다린다.(프란시스는 저 뒤쪽에서 우리의 동정을 살핀다)
가이드 신성규가 도착하더니 우리더러 프란시스와 더불어 먼저 출발하라고 한다.
그 동안 산행 속도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인정을 해주는 것도 같아 기분이 나쁘진 않다
혜초의 다른 팀들 가이드가 설명하는 것을 보니 다 도착해서 04:30경에 같이 출발을 
한다하며 오늘 날씨에 일출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 빠지네......
우리 팀만 먼저 출발을 한다.
   
자욱한 개스 때문에 일출은 가이드 말대로 틀린 것 같다
앞에 보이는 모든 팀들을 추월해 간다.
프란시스도 보폭은 일정하게 조정을 하지만 은근히 속도를 즐기는 것 같다.
아무도 고소 같은 것은 오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다리나 몸 상태가 힘든 것은 아닌데 평소보다 호흡이 가빠지는 느낌이다
공기가 싸늘해지고 바람이 세차지는 것을 보니 정상이 가까워졌나보다
유영순과 ‘아멜리아’는 바싹 붙어 오는데 오히려 ‘만복대’가 쳐진다.
05:35 드디어 정상이다
아~~!!!!! 그런데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4-5초간 순간적으로 일출이 내비치는 게 아닌가.
프란시스도 감격하여 하이파이브를 청한다.
딱, 그 순간만 보여주고는 개스는 짙게 짙게 다시 드리우고 만다.
하지만 차라리 그렇게 봤던 게 더 의미는 있는 것 같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했으니.....
가이드들은 일출시간을 05:45-06:00로 말했는데 이 로우피크는 일출보다 정상정복에
더 의미를 두나보다 05:45에 왔더라면 날씨가 좋았더라도 이미 일출은 끝나 있을 것이다

   
↑↓ 노출이 너무 모자라 떨려버린 사진이지만 이 순간을 찍었다는 것만도 극적이다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 Low's Peak의 광속단 깃발
 
   
“독사진 하나 박아주세요“
나는 Low's Peak라는 이름에서 제일 높은 봉이지만 겸손의 의미로  Low가 붙은 줄 알았는데
영국의  Low경이 최초로 등반을 해서 붙은 이름 이란다.
05:47 하산 시작
   
5년 동안 일주일에 2번씩 키나발루에 올랐다는 ‘프란시스’ 그런데 사진이 한 장도 없단다.
거의 500번을 등정을 했다는데 사진이 한 장도 없다니......
(그래서 독사진도 무지 많이 찍어줬음)
사진을 보내 준다고 주소를 물으니 주소를 모른다.
내려가서 봐야 한다고.....
그래서 점심시간에 우리를 식당 밖에 멀쩡하게 세워놓고 주소를 메모해 왔다
   
날씨가 좋으면 여기서 Low's Peak가 가장 멋지게 보이는데......
   
이 부근에서 본 정상 (엽서 사진임)
   
프란시스가 하산 길에 현지인가이드를 만나기만 하면 잡아 놓고 기적 같은 일출모습을 
설명한다. 저도 신기했나보다
우리 일행과 혜초팀들이 올라온다.
벌써 정상을 다녀 오냐며 놀라는 면전에다
뻥과 살을 붙여 일출을 봤다니까 모두 부러워한다.
   
‘Donkey Ears Peak'(당나귀 귀봉)을 돌아내려 올 무렵 개스가 걷히기 시작한다
   
개스가 걷히니 정상은 아니지만 한방 박아달라네.....
   
성요한봉 바위능선 밑으로 개스가 걷힌 모습

   
↑↓ ‘Donkey Ears Peak' 뒤쪽으로도 개스가 걷힌다.
 

   
키나발루의 남쪽 방향
   
뒤쪽으로 아스라이 코타 키나발루와 해변이 보인다
   
시야에 보이는 마을을 설명하는 프란시스
  
   
 ‘Donkey Ears Peak' 밑으로 늘어져있는 바위군
   
왼쪽 밑에 사얏사얏 산장이 보인다
   
↑ 개스에 갇혀있는  ‘Donkey Ears Peak'  ↓ 약간 걷힌 뒤
   

   
보온병에 담아간 커피를 이제야 마신다.
   
사진을 다 찍고 다시 하산......
   
하산이 아쉬워 마지막으로 한 장 더......
06:45 다시 사얏사얏 산장
   
깜깜했을 때 와는 영 딴판이다
   
사얏 산장 체크포인트 앞에서.....
   
쫓겨 내려가는 타락한 신선들......
   
↑↓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딘가요?’
   

   
왼쪽 밑에 보이는게 라반라타 산장이고, 우측능선 위의 조그만 붉은지붕이 내려갈 팀폰게이트
   
내려 갈 땐 위험하다며 스틱을 모두 회수해 간다. 
괜찮다 해도 지 의무라네.....
   
구름 분수???
   
빗물에 젖으면 좀 미끄럽기는 하겠다.
   
나무 구렁이,
지나가며 우리끼리
“재홍이가 이거 보고도 놀랄까???” “설마 아니겠지...”
07:22 다시 쿤틴 산장에 도착
짐을 다시 꾸려서 라반라타로 내려간다.
   
왼쪽 옆 나무계단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08:00 라반라타 레스토랑
   
아침식사
프란시스는 벌써 문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지만 가이드 신성규를 만나서
쿤틴 산장의 키를 전해줘야 체크아웃이 끝나 내려갈 수 있다.
09:10경이 넘어서야 가이드가 도착한다.
키를 전해주고 프란시스랑 먼저 내려간다고 하자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더니....
(팀폰 게이트에서 점심식사 장소까지의 차편 등.... 짜여진 일정 때문에..)
프란시스에게 아예 점심장소까지 모시고 가라하며 우리를 보내준다
완전 열외다
나중에 우리 일행들이 항의를 했단다.
저 네 명은 도대체 뭐 길래 가이드를 한명 붙여서 특별(?)대우냐고....
(누가 빨리 운행하지 말랬나??? 그리고 현지인 가이드와 말이나 통해???)
09:17 라반라타 출발
   
기념사진 한 장
   
올라 올 때와는 달리 시야가 트이니 한결 낫다
   
내려가는 발길이 한없이 한가롭다
정상도 밟았겠다.
희한한 일출도 봤겠다.
개스 걷힌 경치도 감상 했겠다
시간도 널널해 여유도 많겠다
콧노래가 절로 난다
   
뒤 돌아서 찍는 여유도 부리고....
09:51 윌로사대피소(Willosa Shelter), 어제 비를 만나 우의를 입었던 곳이다
   
천정에 걸려 있는 붉은 것이 비상시 들것
10:21 라양라양 삼거리
 
   
벌써 배가 꺼졌는지 간식들을 먹는다.
내려가면 복잡할 까봐 여기서 미리 프란시스에게 수고비 10불을 더 준다
절래절래하며 사양하는 걸 겨우 쥐어 줬다한다
아직은 때가 덜 묻은 것 같다
또한, 프란시스는 먹을 것을 주면 먹지 않고 모두 갈무리한다.
낱개로 주거나 까서 주면 먹는데...
근데 이상한 것은 자기 동료가 옆에 있어도 절대 안 주고 야박스럽게 
혼자 먹는다.
문화가 그런가??? ‘아멜리아’ 더러 이유를 물어봐 달랬더니 한사코 마다네...
   
내려오는 동안 유영순은 무릎조심에 온 신경을 쏟는다.
12:10 카슨 폭포(Carson Falls)
 
   
키나발루에 와서 처음 보는 폭포
12:30 팀폰게이트에 도착
 
   
게이트를 통과하며 산행을 끝낸다.
  
Mt Kinabalu 등산로 개략도
가장 밑에 있는 키나발루 공원 본부에서 첫날 차를 옮겨 타고 메실라우로 갔었다
그리고 오늘 팀폰 게이트에서 나와 공원 본부 앞에서 버스로 갈 것이다.
 
 
   
등정증은 2장을 준다.
왼쪽이 팀폰 게이트에서 발급해 주는 등정증이고, 오른쪽은 메실라우 게이트에서 발급해주는 증이다.
발급 넘버를 보면 메실라우 게이트는 신설 게이트임을 알 수 있다

   
팀폰 게이트 입구에 있는 키나발루 산악마라톤 기록표
작년 8월 기록이다
Low's Peak 정상까지 왕복 21㎞인데 일등이 2시간 39분 10초이다
내 다시는 산에서 속도가 어떻네... 몇 시간 걸렸네..... 절대 말 안하리라.
그렇다고 노닥노닥 하자는 것은 아니고......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