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2 17:28
[육십령-할미봉-서봉-삿갓봉-무룡산-백암봉-향적봉]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588  
1. 산행일시 
2009. 9. 5(토) 07:20 - 9. 6(일) 11:52 <1박 2일>          
2. 코    스     
첫날(9/5)      
육십령 -> 할미봉 -> 서봉 -> 남덕유 -> 월성재 -> 삿갓봉 -> 삿갓골대피소 -> 헬기장
둘째날(9/6)      
헬기장 -> 무룡산 -> 돌탑봉 -> 동엽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 설천봉        
3. 등반인원 7/4명     
‘파솔라’     
‘강산애’     
‘두리’     
‘만복대’     
‘도레미’
‘뫼가람’     
‘나’    
‘장발짱’(지원)
‘꼽슬이’(〃)
‘정재’(〃)     
‘아멜리아’(〃)  
4. 일자별 시간대별 도착지     
9/5(토)      
07:20 : 성삼재 출발     
08:25 : 할미봉     
09:41 : 첫 번째 덕유교육원 삼거리
09:58 : 두 번째       〃     
11:11 : 전망바위     
11:56 : 서봉 
점심    
12:52 : 출발     
13:35 : 남덕유 삼거리(우회로)     
14:17 : 월성재     
15:50 : 삿갓봉(우회)
16:12 : 삿갓골재 대피소
16:54 : 계단 위 헬기장     
9/6(일)     
07:02 : 비박지 출발     
07:11 : 무룡산     
08:09 : 돌탑봉     
09:03 : 동엽령     
10:20 : 백암봉     
10:52 : 중봉     
11:22 : 향적봉 대피소     
11:36 : 향적봉     
11:52 : 설천봉 
(휴식시간 표시는 너무 많이 쉰 관계로 생략)    
5. 산행시간 및 거리(도상거리)
첫  날 :  9시간 34분  14.3㎞
둘째날 :  4시간 50분   9.3㎞
총     : 14시간 24분  23.6㎞         
   
6. 산행일지     
이 번 산행은 지리산을 탈피한, ‘뫼가람’이 특별 기획한 이벤트 정기산행이다.
지난주에 홀로 가서 비박지에 물 4ℓ와 대포알까지 묻어 놓고 오는 정성까지 발휘했다. 
나는 산행 2-3일 전까지 만해도 무릎과 허리가 안 좋아 장담할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 날짜가
닥치니 우선해 진다. 
‘지구애’가 ‘장발짱’ 차로 지원을 해준다.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진안 휴게소에서 모닝커피 한 잔씩
 
          
개스에 휩싸인 마이산
운무가 신비스럽게 깔린 산들을 구경하며 육십령으로 달린다.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인 육십령에 도착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
07:20 육십령에서 산행 시작
산행기에 앞서 ‘육십령’이란 지명에 어떤 유래가 숨겨져 있는지 잠깐 집고 넘어가 보기로
한다. 
<육십령의 유래>
전라도, 경상도 하는 행정구역이 정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이니 조선 초기쯤 되는가보다 전라도 장수와 경상도 함양을 넘나드는 이 고개에 집채 만 한 식인 호랑이가 살고 있어 항 상 사람들이 100여명 이상이 모여야 안전하게 함께 넘어 갈 수 있었다 어떤 때는 2-3일씩 기다려야 사람을 채울 때도 있었다. 어느 해 섣달그믐 즈음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와서 인지 그믐날 점심때가 되어도 사람 수 가 채워지지를 않는다. 설을 쇠러 가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초조해 진다. 급기야 100명이 훨씬 못 미친 인원인데도 급한 마음에 넘기로 결정을 한다. 조마 조마하는 마음으로 무사히 고개를 넘는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어흥~”하는 포효가 온 산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며 소문에 듣던 것 보다 훨씬 큰 호랑이가 앞길을 가로막고 노 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오던길로 다시 뛰어 가는 사람, 웅크리고 앉아 떠는 사람,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때, 묵직하면서도 거역하기 어려운 목소리가 좌중의 귀를 파고들었다 “동요하지 말고 침착하시오 그리고 내 앞으로 모여 보시오” 행색은 초라해 모여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중년의 선비였다 사람들을 모은 그는 나지막이 몇 마디 하더니 여자들을 따로 불러 모았다 심각하게 뭔가를 말하자 여자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고 긴장과 더불어 짙은 침묵이 한참을 흐른다. 얼마나 지났을까 여자 중 한 명이 얼굴이 사색이 되어 굳어진 채 앞으로 나서는데 아직 댕 기머리의 처녀다. 선비는 처녀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다시 심각하게 속삭인다. 이윽고 입술을 앙당 문 처녀의 얼굴에 처연한 체념의 빛이 감돌며 호랑이를 향한다. 호랑이가 한달음에 잡아 챌 만 한 거리까지 간 처녀는 호랑이를 등지고 돌아서서 머리를 풀 고 서서히 치마를 벗는다. 속곳도 벗는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다리사이로 호랑이를 바라본다. 한편, 호랑이는 입맛을 다시며 음식들이 하는 짓을 즐기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겁도 없이 다가오더니.... ‘오잉? 저게 뭐지? 눈 밑에 수염이 있네 그리고 입이 맨 위에 있네? 모든 동물의 입은 가로 인데 저건 뭐길래 입이 세로로 달려 있지? 뭐를 잡아먹었는지 입이며 입 주위 수염이 피 범 벅이네? 도대체 뭘까? 뭘 잡아먹었을까?‘ 호랑이는 선뜻 달겨들지를 못한다. 처녀는 선비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제정신이 아니다 이제는 부끄러운 것보다 머리를 갸우뚱 거리며 화등잔만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호랑이를 보니 의식이 흐려지며 경련까지 일어 난다.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오줌을 참을 수가 없다 요걸 어떻게 요리를 하지? 고민을 하던 호랑이, ‘앗! 뭔가 심상치 않다 저 괴물이 몸서리를 치며 공격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 ............................ 으악~~!!!! 벌건 독물을 품는다‘ 덩치 값도 못하고 호랑이는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사라져버리고 만다. 무사히 고개를 넘은 일행들.... 안전지역에 들어서자 그 선비는 다시 사람들을 모은다.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처녀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결연한 명령조의 연설 로 좌중의 다짐을 얻어내고 지필묵을 꺼내 주소 성명을 기재한다. 오늘의 일을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 것이며 어길 시는 자신이 필히 죄를 물을 것이라 며 신분까지 밝힌다. 그 당시는 아직 암행어사는 생기기 이전 이지만 비슷한 역할이었다. 다만 지방관리를 직접 문책 할 수 있는 권한은 없고 정보를 수집하여 재상에게 보고하는 당하관에 해당되는 신분 이었다. 그걸로 그치지 않고 그 선비는 처녀에게 첩실로 들어오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한다. 처녀는 양반집의 하녀로 명절을 쇠러 가는 중이었다. 그 처녀가 첩실로 갔는지 안 갔는지는 모르겠고.... 비밀엄수를 위해 받은 연판장 이름의 수를 헤아리니 정확히 60명이였다. 그 이후로 그 고개를 육십명고개라 부르게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육십명은 육십령으로 변 해 지금에 이르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 개스가 잔뜩 끼어 조망은 기대하기가 힘들겠다.
          
20분도 채 못가서 휴식~
몸이 안 풀린 초반 ‘파솔라’님이 엄청 힘들어 하신다
          
개스 사이로 아주 잠깐 햇살이 들이친다.
08:25 할미봉
할미봉에 서상에서 왔다는 아주머니 두 분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이 많다니 방해를 받은 듯 밥상을 거둔다
‘두리’가 빵을 줬는데 빵에 곰팡이가 슬은 것을 아주머니들이 발견한다.
          
곰팡이만 뜯어내고 먹으려다...... 에이 꼬시레~~~
 
          
이제 시작인데......
          
쵸콜릿인지 뭔지 먹기는 먹지만 맛도 모르겠고.....
 
          
욕으로 써 놓은 것이 아닌데 왜 그 글자만 지웠을까
          
할미봉을 지나면서 경사가 급속히 떨어진다
          
즐거운 줄타기.....
09:58 두 번째 삼거리
          
덕유교육원으로 가는 두 번째 삼거리
          
돌아 본 할미봉
          
선 채로 2분간 휴식
          
어느 새 개스가 걷히고 해가 나온다
          
이때만 해도 ‘뫼가람’이 쌩쌩 했는데...
여기서부터 ‘강산애’랑 나는 물을 뜨러 먼저 출발한다.
          
11:44에 서봉 밑에서 홀로 산행하는 한지점장을 만난다.
          
바로 앞이 서봉
11:56 서봉
 
          
서봉 밑의 참샘. 석간수라서 아주 시원하다.
          
서봉에 도착하는 ‘파솔라’ ‘도레미’
          
‘뫼가람’이 막차로 도착. 고추잠자리가 인포커스로 절묘하게 찍혔다
          
밥이고 뭐고 다 싫어~~~~
          
라면도 안 끓이고 단촐한 점심
12:52 서봉 출발
     
          
다시 가야지......
          
무슨 꽃인지는 모르지만.... 구도가 괜찮네...
          
이것도 뭔지는 모르지만 먹음직스럽다
14:17 월성재
  
          
물 재분배..... 전쟁에서 실탄 재분배하는 느낌
          
삿갓봉이 바로 눈앞인데....
          
‘아~  그냥 이러고 있었으면....’
          
부창부수
15:50 삿갓봉(우회)
          
드디어 무룡산이 다가온다.
          
16:12의  삿갓골재 대피소
          
지원조인 ‘장발짱’ ‘정재’ ‘아멜리아’가 와 있다
무릎이 안 좋은 나는 쉬었다 가면 통증이 심하니 그냥 멍멍 할 때 따복따복 간다
          
무룡산의 관문인 나무 계단, 세어 보니 226개
세는 도중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자꾸 인사를 걸어와 애 먹었다
 
16:54 비박지(헬기장)
   
          
뒤이어 올라오는 ‘강산애’와 ‘정재’
          
철 지난 원추리를 찍는 ‘정재’ (정재 이 사진 원본 필요하면 얘기해)
          
“힘 드세요?”
          
후미조도 속속 도착
          
육포에 소맥 한 잔씩
          
멋진 낙조를 기대하며...... ‘뫼가람’의 관심은 오로지 밥 불
          
석양의 밥상
          
이때만 해도 그럴 듯 했는데....
          
기대했던 노을은 아쉽게도 이게 전부였다
<원추리와 이름 모를 애들>
          
          
          
          
‘정재’의 골뱅이 볶음
          
“골뱅이는 30대 음식이고 김치찌개는 50대 음식이여?”
          
꽁치찌개 vs 김치찌개
          
버너불이 아니고 등이었으면 훨 나았을 것 같다
          
비장의 안주인 키조개를 꺼내고 있는 ‘장발짱’
          
육수 좋고.... 입맛 다시는 ‘만복대’
          
‘두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보, 낮에 힘들었던 게 쏴악~ 가시지 않아?”
          
신종 인플루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며 일찍 잠자리에 든 ‘아멜리아’
          
술꾼들이 자리를 비운 사연?
          
마지막 지원조인 ‘꼽슬이’가 씩씩하게 도착
시간을 보니 둘둘둘둘이다 22:22, 대리운전해서 왔나?
          
술이 떨어졌던 우리는 다시 술판을 시작
23:50경 모두 잠자리에 들어간다.
05:30 늘 그렇듯 변의에 눈을 뜬다.
          
동쪽에서는......동녘이 밝아온다
          
반대편인 서쪽에서는..... 월몰을 준비하고
          
다른 남쪽에서는.....지리가 깨어난다
          
‘당길레‘의 조탁(朝鐸) <=> ’밀레‘의 만종(晩鐘)

          
석양에서는 고개를 숙였던 애들인데 여명이 트니 고개가 빳빳해 졌네
          
지리에도 아폴론의 숨결이 닿는다.
          
그녀는 요염함을 서서히 잃는다.
          
이제나 저제나....
          
준비 끝
          
빼~~꼼~~~
          
그려! 그렇게....
          
카메라에 눈속에 가슴에 일출을 담느라 여념들이 없다
          
아침의 정기를 한껏 받는 야생화
 
          
마루금에서 빠져나와 버리니 별로다
          
자~! 일출은 끝났고 빨리빨리 정리들 합시다.

          
↑↓ 한 걸음 폴짝 뛰면 건너가 있을 것 같은 지리주능
          
          
방향을 바꿔서....
          
묵묵히 우리를 위해서 국을 끓이고 있는 ‘뫼가람’
          
종주팀부터 식사들 하세요
          
왼쪽에는 천왕봉 오른쪽에는 반야봉을 넣고 찍었는데 안 보이네
          
지원조를 남겨 놓고 출발
07:02 비박지 출발
     
07:11 무룡산
    
          
멀리 향적봉이 보이는 무룡산
          
서북서 방향으로 운장산이 보인다
          
어제보다는 모두들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내꺼부터 왼손에 하나 챙겨들고.....
08:09 돌탑봉
 
          
‘도레미’가 풀어진 신발끈 묶는 사이 일행은 시야에서 사라진다

          
↑↓ 가야산 오도산 황매산이 있는 남남동 방향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가을 속으로...>
          
          
          
09:03 동엽령
          
동엽령 삼거리
          
‘왕따’님 담배 피는 모습 흉내 내는 중
          
‘아멜리아’가 가져온 자두 하나씩 들고 행복한 표정들...
          
‘아~ 트레이닝을 열심히 좀 할걸’
10:20 백암봉
  
          
여기서 대간길을 벗어 난다
          
‘아~~! 천국의 계단’
10:52 중봉
   
          
드디어 중봉 도착 사실상 산행 끝~
          
걸어 온 길
11:22 향적봉 대피소
 
          
향적봉 대피소에서 얻어먹는 캔맥주, 약간 닝닝 하지만 그래도 어디여
11:36 향적봉
 
          
홧팅~
          
백련사로 가려던 계획을 과감히 수정해서 설천봉에서 곤도라를 타기로..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며....
          
곤도라로 내려와 픽업 올 차량을 기다린다
          
‘돈도 다 떨어졌는데 누가 차표값 좀 적선 안해주나’
          
하릴없이 기다리는데 잠자리 두 마리가 거미줄에 걸린다.
잠자리의 불행, 거미의 행복, 공평한 거겠지
          
반가운 픽업 차량
점심도 굶은 채 오성가든으로 직행
          
고생한 산행대장 ‘뫼가람’을 위하여.....
안주는 ‘장발짱’이 서비스하고 술값만 내기로 한다.
늦게 ‘산돌이’와 ‘청풍’도 합류한다.
항상 사진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산돌이’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걸려든다.
‘뫼가람’이 소맥 제조를 하니까 자기가 한다고 나서더니......
          
처음엔 잘 따르는 듯....
          
저게 뭐하는 짓이래??? 세 살짜리 애도 제대로 따르겠다.
          
바구니 안 좀 봐 휴지 아깝게......
 
          
마지막 잔 고르기~~ 
소맥 합하여 50병으로 좀 모자란 듯 하산주를 마친다.
사진만 잔뜩 있는 성의 없는 산행기 너그럽게 봐주시길....
다행이 ‘뫼가람’이 올린 주옥같은 산행기가 있어 다행~



2013. 11. 30현재 조회수 : 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