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5-22 14:16
연분암-금선암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521  

당분간(약 3년) 산행이고 뭐고 일체 보류 하고 6마리 토끼에 몰두하기로 했었다

이미 한 마리의 토끼는 포기 했서 5마리의 토끼로 줄었지만...

그런데 얼마 전에 소산원에 두릅을 따러 갔더니 아~!! 이런.....

이렇게 다리가 맥이 없고 힘이 팽기다니...

아침마다 체력관리 한답시고 런닝머신도 뛰고 웨이트 운동도 하고 했건만

그 동안 헛수고였나?

안되겠다 쉬는 날 모악산이라도 빼먹지 말고 가야겠다

그래서 2017. 5. 12(금) 부터 모악산의 연분암, 금선암 코스를 6일마다 꾸준히 가기로....


NO 
년월일 
 
연분암 
안부 
금선암 
소요시간 
 비고
17. 05. 12
06:11
06:46
07:01
08:05
1:54

17. 05. 18
06:07
06:43
06:58
07:59
1:52

17. 05. 24
06:06
06:43
07:03
08:08
2:02
우중산행
17. 05. 30
06:07
06:58
07:07
08:13
2:06
밀어내기 
17. 06. 05
05:59
06:34
06:53
07:56
1:57
강아지들 사라지다
17. 06. 11 
 05:24 
 06:01
06:18 
07:18 
 1:54 
 영영 사라지다
17. 06. 17 
05:57
  06:32 
06:48 
07:48 
1:51
 사진과 메모
17. 06. 23 
06:08
  06:41 
06:58 
07:54 
 1:46 
까마귀들... 
17. 06. 29 
 06:19 
  06:58 
07:15 
08:19 
 2:00
 간장 배달
10 
17. 07. 05 
06:14
 06:49
07:05 
08:10 
 1:56
 시간을 찍었는데요...


시간을 찍었는데요...

2017. 7. 5(수)


연분암 가까이 가자  염불소리 대신 사람들이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연분암 도착시간을 메모하는 차원에서 사진을 찍어 두는데....

겸사해서 이 사진을 찍다가 들켰다


오른쪽 사람이 웃으며 하는 말....

"사진 잘 나왔습니까?"

나는 민망해서

"시간을 찍었는데요..." 하고 얼른 발길을 재촉했다


연분암 능선안부  07:05....  어라   시간이 오늘 날짜랑 같네....


뱀만 바위에 몸을 말리는줄 알았더니 두꺼비도 말리는군


금선암 3거리  07:21....


금선암  08:04....


산행 끝~


성수식당....   우리도 20년 후에 저럴수 있을까???


금수와 같이 먹기로 약속 했는데 어제 너무 많이 마셨다고...

도저히 안되겠다고....

술값만 계산하고 가버린다

그래서 오늘도 혼술.......  *



간장 배달

2017. 6. 30(목)


연분암 입구에 붙어 있는 문구....

전에 보수공사 할때 붙여놨던 것인데 지금도 붙어있다

간간이 연분암에 올려 갈 물품들이 놓여 있울때가 있다


오늘이 바로 그 날 인듯.....

배낭이 작아 겨우 간장 봉지와 호박 봉지가 들어간다


연분암 마루에 간장과 호박을 살며시 내려 놓고....


안채에는 인기척이 없고

법당에서 예불 목탁소리와 염불소리가 청아하게 울린다


오른쪽엔 옛 주지인 무진스님이 아직도 모셔져 있네....

아직 탈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듯....


혼술로 하산주.......  *




숲속의 오케스트라

2017. 6. 23(금)


새벽 산길은 아무도 없다
그저 혼자다.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숨이 서서히 차오른다.
더 빨리 가빠지고 싶어 보폭을 늘리고 속도를 높인다.

헉헉~
다리 근육과 허파에 통증을 좀 더 좀 더 느끼자

푸후~ 헉헉~
고통이 가중되자 잡념이 사라진다.
내 숨소리만 새벽 숲을 메운다.

호흡이 임계점에서 등속운동으로 안정을 찾자
어느 순간
숲이 새롭게 깨어난다.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새들이 울고 있었지?

저마다의 목청으로 색깔도 톤도 리듬도 제각각이다
피콜로부터 콘트라베이스까지 온갖 음역이
불규칙하게 산재되어 있는데도
어쩌면 저렇게 조화로울 수가 있을까?

나도 모르게 4D 6채널의 세계로 빠져든다.

내 숨소리를 쳄발로 삼아
어느새 나는 지휘자가 되어 있다

평소 처량하게 귀에 익은 “지집죽꼬~ 자식죽꼬~~” 하며 울던
이름 모를 새의 울음도 오늘은 바순인 듯 오카리나인 듯한
악기로 다가온다.

이 미묘한 조화들이 무료해질 양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딱따구리가 “딱따구르르르~~”
온 숲을 울리며 새로운 주제를 던진다.

능선에 올라 길이 평지로 변하면서
잦아든 새소리들은 살랑대는 바람과 잎새소리에 섞여
라르고 코러스로 2악장을 이어간다.

내리막이다
편안해 진다
내 발자국소리와 스틱 짚는 소리가
“툭두 닥닥~ 툭두 닥닥~ ”
단조롭지만 리드미컬한 타악기가 되어
감미롭고 길게 이어진다.

그 순간,

“까악~! 까악~! ”
시꺼먼 까마귀 한 쌍이 놀람 교향곡의
팀파니와 모든 타악기를 동원하여 번쩍~! 꿈을 깨운다.

어~!
언제 해가 저렇게 높이 떠올랐지?
나뭇잎 사이로 떠오른 해가
눈부시게 커튼콜을 외치고 있다. *


주인공 인듯....  불청객 인듯...   한 쌍의 까마귀


떠오른 해는 감미롭던 꿈을 걷어가 버린다


혼술로 하산주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다  *



목탁 소리만...

2017. 6. 17(토)


오늘은 연분암에 강아지들 사진을 주고 와야겠다


이 3장을 인화했다

사진값은 1,000원.....


간단히 메모도 써서 같이 넣었다


메모 내용인 즉은.....

안녕하세요
일전에 강아지들이 궁금해서 전화 드렸던 등산객입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녀석들하고 꽤 정이 들었는데...
스님만큼이야 속상하겠습니까마는 정말 아쉽습니다.
서운한 마음에 찍어놨던 사진을 빼 봤는데
괜히 더 생각나시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기회 있으면 인사드리겠습니다.   합장~



편백숲을 지나자 연분암 쪽에서 개 짖는 소리가 캥~캥~ 들리는 것 같다

'혹시 강아지들을 찾아서 묶어 놨나?'

연분암이 가까워지자 이내 그 소리의 정체가 드러난다

예불 목탁소리가 멀리서 들으니 그렇게 들렸던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조용히 토방마루에 사진과 메모가 든 봉투를 놓고 온다


연분암 화장실을 지나치면서 문짝을 보니 괜히 시비가 걸고 싶네....

 

이렇게 멀리서 보면 잘 모르겠지???


산사에 안어울리게 영어가 뭐야?

그냥 '밴소' 하면 되지....


산행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남부시장 성수식당으로 간다

하산주가 기다리고 있지....


이렇게 조용히 무드 잡고 혼자 먹을랬더니....


언제 냄새를 맡았는지 남부상회 순이와 두부집 경두가 방해를 한다.


강아지들 이야기는 이렇게 끝났고...

다음 산행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나???   *



'저번 비 오는 날인가? 그때부터 안 들어왔어요'

2017. 6. 11(일)


아침 8시에 친구들과 해장약속이 있어서 산행을 서두른다


오늘은 강아지들이 마중나오겠지....

기대를하며 연분암으로 조용조용 접근을 한다

하지만 마당으로 올라가봤지만 없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예불소리도 없다

비싼 간식거리를 줘보지도 못했는데....

서운한 마음으로 돌아서려는데 현수막이 보인다


밑에 전화번호가 있다

이따가 전화해서 물어봐야지....


그 동안은 산행을 하면서 단 한명의 등산객도 못 만났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2명이나 스친다


산행 끝~

입구에도 차가 많네....


급히 서둘러 샤워도 식사후로 미루고 남부시장으로...

정확히 8시에 도착한다

친구들은 이미 다 와 있다


원래는 단골인 성수식당에서 먹으려했는데 주인인 신여사가

며칠전부터 파마약속을 해서 오후에나 문을 연다기에 하는 수 없이

앞집인 '수네네'에 예약을 했다

아침 8시면 '수네네'는 문을 여는 시간이 아닌데 내 얼굴을 봐서 특별히 해 준다나???

미안하네 늘 지나치기만 하고 한번도 팔아주질 못했는데...

미리 전날 돼지고기 근반과 두부 2모를 사서 맡겨놨다


진즉부터 한 잔 하기로 했는데 내가 시간이 맞지를 않아 별 수없이

오늘에야 일요일 해장술을 하게 된다

소맥 2 : 5로.....


아~! 반찬들이 제법 맛있다

여러가지 김치가 나왔는데 각자금 감칠맛이 있네 여기도 자주 와야겠다

천용이는 가게 때문에 밥만 먹고

셋이서 2 : 5를 마시는데 해장술이 익지 않은지 행종이도 정현이도 몸을 새린다

나야 좋지 뭐 양이 많아지면....


나는 술이 좀 모자라는데 단골 커피숍에서 냉커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여기서 헤어져 나는 사우나로.....


사우나를 마치고, 아침마다 우유와 삼각김밥을 사 먹는 편의점에서 오늘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 본다


그리고 관광객들 처럼 여유있게 한옥마을을 걸어본다

적당한 취기와 샤워 후의 개운함에 마음이 편안하고 한가롭다


집에 와서 혼술로 2차......


문득 연분암 전화번호가 생각난다


"찌르륵~~ 찌르륵~~~........  여보세요"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저번 또순인가 또분인가의 진드기를 잡아주던 그 여주지의 목소리가 분명하다

"아~! 죄송한데요...  가끔 새벽에 그쪽으로 등산하는 사람인데 늘 반기던 강아지들이 요즘

안보여서요..."

그러자

안타까운 감정을 억누르고 침착하게 말하려고 애쓰는 것이 역력하게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게요  애들이 사람들을 잘 따라서.... 따라가면 돌아가라고 해야는데....(내심 뜨끔하다)

저번 비오는 날인가? 그때부터 안 들어 오네요"

가만이 되집어보니 나를 따라 온 날은 아니어서 다행이긴하지만 사실은 내 맘으론 잃은 게 아니라

차라리 누구에게 줬기를 바랬는데...


"아참 그리고 똘똘이도 안보이던데요?"

"훗~ 우리 개들을 잘 아시네요? 똘똘이는 진즉 새끼 낳기를 원하는 지인에게 줬어요"


다음 주 산행때 강아지들 사진 빼서 토방마루에 놔둬야겠다 *




강아지들 사라지다

2017. 6. 5(월)


당연히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울리며 달려 내려올줄 알았다

아무리 휘파람을 불며 연분암 가까이 올라가도 기척이 없다


본 전 안에서 낭랑한 여주지의 예불소리와 목탁소리만 울려 나올 뿐 강아지들은 종적이 없다

혹시 묶어놨나해서 여기저기 구구다 봤지만 없다


똘똘이가 살던 자리는 폐허가 되어 있다


아마 또순이와 또분이는 똘똘이 새끼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나저나 어디를 갔나?

연분암에서 일하는 사람 따라 밭에나 갔기를 바래야지....


산행내내 강아지들은 따라 오지않고

쓸데없는 상념들만 줄줄이 따라오고 있다 


다음주는 일요일 인데 와야하나 말아야 하나..... *



정체가 드러난 강아지들

2017. 5. 30(화)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극심하고 격렬한 변의에 지뢰매설을 하고야 만다

새벽 1시 30분까지 소맥 1:2를 하고 5시 30분에 일어나니 정신이 멍~ 하다

연분암을 향하여 무거운 발길을....


연분암이 가까워 오자 휘파람을 분다

어~  요놈들 기척이 없네???

거푸 2~3번을 불자 방울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그렇지.....


어라~ 근데 방울 달린 똘식이 혼자 왔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한마리를 누구 줘버렸나???


이내 똘식이가 따라 오라는 듯 앞장을 서길래 연분암 마당으로 올라가 보니...


주인이 똘자를 눕혀 놓고 진드기를 잡아 주는 듯.....


나 : "어느 게 암컷이고 어느 게 숫컷이예요?"

주인 : "모두 암컷인데요"

음.... 근친상간을 방지하려는 주인의 배려심이 느껴지는군...

나 : "이름이 뭔가요?"

주인 : "하나는 또순이 하나는 또분이요"

음....  똘똘이 새끼들이라 성을 따랐군...


대화를 마치고 산행을 다시 시작하는데

어느새 놈들이 나를 따라 왔다

그리고는 아예 앞장을 선다


능선 안부에서 미리 올라가 기다리고 있다


안부까지 올라서니 술기도 가시고 기분이 나아진다


이제 이놈들이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을 알았으니 금선암까지 가기 전에 산길에서

되돌려 보내야겠다


그런데 가라고 휘휘~ 손짓을 하면 저렇게 바라보고 있다가

내가 가면 다시 따라 내려온다


그러기를 몇번을 반복하다가 포기 했다


그런데 신통하다 금선암 마당까지만 내려오고 길에서는 나를 한번 내다보더니

없어진다  다행이다.


돌아오는길에 문득 똘똘이 새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돗개 같았으면 그동안 더 컸을텐데 몸집이 전혀 변하지 않았고...

얼굴상도 진돗개상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연분암에서 똘똘이를 확인해 보지도 않았자나....


다음 숙제는 돌똘이가 건재한지....

얘네들이 똘똘이 새끼인지.....

어느놈이 또순이고 어느놈이 또분인지  알아봐야겠다 *



똘식이 똘자와의 산행

2017. 5. 24(수)


아침부터 기분 좋게 비가 내린다


출발을 하려니 비가 잦아드네... 더 좀 쏟아지지....


숲이고 길이고 온통 축축하니 두꺼비들이 제 세상인양 여기저기서 기어 다닌다


연분암 가까이에서 휘파람을 부니 어김없이 흰둥이 두 마리가 뛰어내려 온다


 안되겠다 오늘부터 이녀석들 이름을 지어줘야지....

얘네 엄마 이름이 '똘돌이'(암컷인데 왜 똘똘이로 지었는지는 모름) 이니까

한놈은 '똘식이' 한놈은 '똘자'로 짓자 아무래도 한 쌍을 남겼을테니까

그리고 둘 중 한놈만 방울이 달렸는데 아마도 숫컷에게 달아 놨겠지

그래서 방울달린놈은 '똘식이' 다른 녀석은 '똘자'라고 하자


지난 주에는 스틱 간식을 통채로 줬더니 한놈은 숨기고 한놈은 가지고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으니 오늘은 새끼 손톱 만큼 쬐끔씩 줘 봤다

그랬더니 더 달라는 듯이 쫄래쫄래 따라 온다


그러더니 전에 안하던 짓을 한다

한번도 내 앞에서 간 적이 없었는데 오르막에서 나를 앞서 간다


안부에서 다시 간식을 준다

오늘 간식을 총 6번을 줄거다


연분암에서...

오르막 쉼터에서...

안부에서...

금선암 가림길에서...

내리막 쉼터에서...

그리고 금선암 부근에서....

그러니까 스틱 하나를 6번에 걸쳐 쪼개서 주는 거....


능선에서도 아예 나를 앞서 신나게 간다


바싹 얼어서 내 뒤에만 딱 붙어 내려오던 내리막길도 이제는 즈그들 세상인양

거침이 없다


나는 저번부터 내내 얘네들이 어떤 길로 연분암으로 돌아갔는지 궁금했다

설마 왔던 길을 뺑뺑 돌아서 갔을까?

아니면 여기서 연분암 가는 길로 막바로 갔을까?

암튼 궁금 했다

그런 오늘에야 안타깝게 의문이 풀렸다


금선암에서 내 차가 주차된 곳으로 내려오는데 다른 등산객 차량이 올라와 멈추는 것이었다

그 차를 보는 순간 이녀석들은 금선암 방향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여기서 연분암으로 바로 가면 쉬운데 그 먼곳을 냄새를 거슬러 삥삥 돌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30분이면 갈 것을 1시간 30분에 걸쳐 돌아가는 것이다


저번 간식을 고를 때 가장 싼 1,600원짜리로 골랐는데

다음엔 육포 비슷한 좀 비싼 걸로 사와야겠다  *



모악산이라도....

2017. 5. 12(금)


전에 이 코스는 평상복에 운동화에 가볍게 다녀가곤 했는데

오늘은 등산양말에 등산화도 신고 스틱도 챙겼다

생수도 한 병 준비하고....


평일에 아침 6시경이라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싸드락 싸드락 올라가자~~!


그런데 연분암에 가까워지자 캥~캥~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내 딸랑딸랑 방울소리를 울리며 강아지 두 마리가 달려내려온다


오잉~~???  아마 똘똘이 새끼들인가보다

똘똘이는 연분암 진돗개로 암컷이다

얘들 말고도 일찌기 두 배 정도 새끼를 낳은 걸로 알고 있다


2015. 3. 30  똘똘이와 새끼들...


그런데 이녀석들이 낯을 안가리고 잘 따른다


연분암 샘터에서 먼저 달랑 올라가 주인이답시고 마중을 한다


몇 번 쓰다듬고 이뻐해 줬더니 쫄래쫄래 따라 온다

오다가 말거니 했는데 헐떡이면서도 계속 따라 온다


능선 안부까지 따라 왔다

생수 가져오기를 잘했네  생수를 손바닥에 부어주니 나란히 잘도 핥아 먹는다


일순 사라졌다가 또 어느새 방울소리를 내며 따라오기를 반복한다

아마 아직은 즈그들 나와바리인 모양이다


금선암 내려가는 삼거리까지 왔다


능선까지만 다라오다가 말거니 했는데 금선암으로 내리막 길도

거침없이 따라 내려온다


그런데 얼마쯤 내려왔을까?

느낌이 좀 이상하다

돌아봤더니

올라올때나 능선에서는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던 녀석들이

내 뒤에 바싹 붙어서 쫄은 듯 따라오고 있다


간간이 서서 여기저기 냄새는 맡아 보는데 길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윽고 금선암까지 왔다

신기한 듯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도 내가 멀어지면 바로 따라 온다


얘네들 이제 어떡하지?


따라오지 말라고 손을 휘저으면 자렇게 돌아서만 있고 가지를 않는다

하긴 갈 곳을 알아야 가지....


한동안 고민 끝에 진돗개의 본능을 믿고 차에 올라 훌쩍 와버렸다


그리고 6일 후 5월 18일....

'못 찾아 갔을까? 설마.... 그래도 진돗개 새끼인데....'


간식을 한 봉지 사들고 갔다


연분암에 다가가며 휘파람을 두어번 불자

반가운 방울소리를 내며 두 녀석들이 뛰어내려 온다


간식을 하나씩 주자

두 놈이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인다


왼쪽 녀석은 바로 먹는 행동으로 들어가는데 우측놈은 땅을 파고 묻는다


이 녀석은 열심히 깨물고....


요 놈은 어디다가 숨겨 놓고 다른 놈이 먹는 걸 쳐다보고 있다


먹을 것이 있어서 인지 이번엔 따라 오지 않는다


다음 주에는 간식을 주지 말아야지 그러면 또 따라 오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