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5(금)
저녁 09:30경
먹순이 목줄을 잡고 수퍼에 맥주를 사러 나갔다
수퍼 바깥 기둥에 잠시 묶어 놓고.... 맥주와 안주가 든 봉지를 들고 나왔다
기둥에서 목줄을 푼 뒤....
봉지와 줄이 꼬여서 봉지 잡은 손과 줄 잡은 손을 바꿔 쥐는 그 찰라...
갑자기 먹순이가 툭~! 튀는 바람에 줄을 놓쳐버렸다
줄을 다시 잡을 사이도 없이 어둠속으로 쏜살같이 사라져 버린다
거의 눈깜짝할 사이다
슬리퍼에 츄리닝 바람이지만 급히 먹순이가 달려간 방향으로 쫒아가 본다
100여미터 정도에 사거리가 나오는데 사거리에서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알수가 있나...
창피한 것도 잠시 잊고 각 방향으로 30-40미터씩 오가며
"먹순아~~!!!"
"먹순아~~~~~!!!!"
불러보지만 택시를 비롯하여 차들만 씽씽 지나갈뿐 흔적도 없다
소산원 농장에서만 목줄을 풀러 봤을뿐 도시에서는 아직 풀어준 적이 없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8월 1일 등록을하고 연락처 메달을 목에 안달아준게 왜 그리 후회가 되는지...
너무 조잡하고 약해서 떨어질까봐 안 달아줬었는데....
약 20여분을 사거리를 중심으로 미친듯이 왔다갔다 했다
그리고 내심 70-80%는 잃어버린걸로 포기를 했는데....
문제는 즈그 엄마가 어떻게 감당할지 아마득하다
암튼 계속 이러고 있을 순 없고....
차를 가지러 갈려다가 내가 운전을 하면서 찾는다는게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더구나 캄캄한 밤인데...
택시를 잡자....
그리고 주변을 샅샅히 뒤지는거야...
결심을 굳히고 택시를 기다리니 양쪽에서 택시가 동시에 오는데 거의 거리가 비슷하다
어느 택시를 잡을까?
잠시 망설이는데...
두 택시가 오는 방향 말고 다른방향에서 왠 1톤트럭이
크락숀을 계속 울리며 오는 게 아닌가
문득 그 쪽을 보니 먹순이가 헤드라이트 불빛을 등에 업고....
목줄을 휘날리며 직선거리로 득달같이 나에게로 달려오는 것이었다
순간 등줄기에 찌르르하니 전율이 흐른다
정확히 내 발앞에 와서 헐떡거리며 주저 앉는다
보아하니 나보다도 더 놀랐던 모양이다
한대 쥐어박아??
하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서니 도리어 쓰다듬게 된다.
요놈이 오늘밤 술 맛 제대로 나게 해주네....
집에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져 이름표를 바로 신청한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목에 걸어줬다
중간고리는 약해서 따로 구해서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