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10-07 12:23
고추의 일생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266  

2019. 05. 04(토)  


작년에 집주인이 텃밭에 고추 등등를 심었는데 

자기들은 매운 고추는 못 먹는다면서도 기왕 심는 김에 청량고추를 

한 모를 심어 놓고 날 더러 오이나 가지나 방울토마토나 마음대로 따서 드시는데 

혹시 매운 고추 좋아하시면 이 쪽 맨 가에 있는 것이 청량이니 알아서 드시라고....

그래서 작년 여름에 아주 잘 따먹었다

청량고추는 나 혼자 다 먹었다 



그런데 올해는 아예 청량 4모를 따로 심어주고는 내 몫이란다

앞쪽 세로가 내 것, 뒤쪽 가로로 심어 놓은게 맵지 않은 자기들 것.



2019. 05. 28(화)


심은 지 24일이 지났다



2019. 06. 03(월)


1달째가 되자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어라~! 미리 바람 난 놈이 있었나???

딸랑 하나가 열렸다



마수로 먹어봐야지...

크기만 크지 아직은 맛이 덜 들었다 맵지도 않고...



2019. 06. 19(수)


그로부터 보름 뒤....

모를 심은 지 45일 뒤 열리기 시작한다.



제법 맵다



2019. 06. 25(화)


이제부터는 주렁주렁.....



매일 적게는 3개 많게는 5개를 먹는다



2019. 06. 30(일)


내가 다 먹기는 너무 많아 여기저기 나눠 준다

근데 내가 남을 정도면 시장에 너실너실해서 똥값이니 생색도 안난다



2019. 07. 09(화)


두 달이 넘으니 독살스럽게 매워진다

이제 제대로 맛이 나네...



2019. 07. 27(토)


앗~! 벌써 빨갛게 익네....


빨간놈은 맵기보다 들큰하다



2019. 08. 16(금)


석달이 지나자 검푸르게 거름끼가 줄줄 흐른다

질소비료를 너무 많이 준거 아냐?

난 오로지 따먹기만 할 뿐 전혀 거들거나 돕거나 한 것이 없거든....



2019. 08. 25(일)


이제 키가 내 키를 능가한다



2019. 09. 08(일)


어라~??? 넉 달이 지나자 이상현상이 일어난다

위쪽에서 열린 놈들이 기형으로 키가 안 크고 난쟁이가 된다


먹어보니 맛도 전혀 아니다 맵지도 않고...



2019. 09. 16(월)


기형들이 점점 늘어난다



2019. 09. 25(수)


붉어지지 않고 썪는 놈들도 있다



2019. 09. 28(토)


어~!  내 고추나무가 어디 갔지???



주위를 둘러 보니 뽑혀져 있다

주인이 싹수가 없으니 뽑아 버렸나보다

그래도 아직은 먹을 만한 놈들이 열리긴 하는데....



아직 꽃들도 피고 있구만.....



뽑혀진 나무에서 먹을 만 한 놈들은 골라 딴다

근데 정상적인 크기가 아니다

뽑는 게 맞나부네...



2019. 10. 07(월)


내 고추 창고에 이것이 마지막이다

이제 사서 먹어야겠다....


다른 곳에서는 아직 고추가 한창인데

뭔지 모르지만 고추 농사에 미스가 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내가 직접 심어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