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17:43
[산 꾼이 바다로 간 이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154  
아침 6시에 전일 주차장에서 정확히 만나 의신을 향해 출발
예정은 대성골에서 원대성능선으로 선비샘까지 갔다가 벽소령에서 삼정으로 내려오는 편한 코스다
‘장발짱’은 내일 친구 노제(1주년 추도식) 준비를 내 몫까지 하느라 동참 못하고
‘만복대’와 ‘뫼가람’은 한라산으로 외도를 떠나고
‘산돌이’는 윗분 안내산행 해야 한다며 갑자기 빵구내고
‘강산애’는 재벌이 되려는지 특별 근무 한다며 빠지고
‘작은세개’는 저머니 다녀오더니 시차 적응이 안 되어 머리가 빠개진다나 뭐라나

‘정재’ ‘아멜리아’ 나 셋이서 단촐하니 오랜만에 안 쉬고 안 먹고 휘다닥 내려와
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형제봉능선의 여명이 기가 차게 멋지다
갑자기 급한 변의를 느낀 나는 정재에게 화장실 나오면 좀 세우자고 한다

피아골 삼거리에 이동식 화장실이 있다
잠깐인데 엉덩이가 얼어붙는 듯 하다.
아직 잔의가 있는데도 홀딱 추슬려 올리고 급히 차 속으로 들어가며....

나 : “아고, 추위가 장난이 아니네 엉덩이가 얼어서 감각이 없네”
‘정재’ : (차안 온도 센서를 눌러 보더니) 어라 영하 14도나 되네요“
‘아멜리아’ : (비슴히 누워 졸다가 벌떡 앉더니..) “오마나 고소내의 안 입었는데 큰일이네요”
나 : “어이, 그럼 드라이브나 가세 날 춘데 산은 먼 산, 산이 어디 도망가???”
‘정재’ : “좋죠 뭐”
‘아멜리아’ : (설마 여기까지 와서 딴 데로 새랴 했겠지??) “그래요 그럼”
나 : “좋아 그럼 보성 겨울 차 밭이나 가세”

7시경
그러는 사이 차는 화개 삼거리에서 직진을 한다
뒤에서 급히 ‘아멜리아’가 하는 말

“저 뒤에서 좌회전 했어야 되는 거 아니예요??” (길치가 어떻게 여긴 알지?)
나 : “그 차 밭 말고 보성 차 밭”
‘아멜이아’ : “진짜 산에 안가요??? 오뎅탕이랑 준비해왔는데요”
나 : “오뎅탕이야 적당한데 나오면 끓여 먹게”



섬진강의 일출

‘정재’ 차는 신나게 섬진강을 등지고 순천방향으로 달린다
광양을 지나 순천시내를 가로질러 벌교, 득량에서 바닷가로 방향을 튼다
눈부신 득량만을 끼고 해변도로를 달리다가 오뎅탕 끓일 장소를 발견한다



눈 부신 득량만



오뎅탕 준비



해변의 갈대



‘으으으~ 여기서 먹어도 이렇게 추운데 선비샘에서 먹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이거 산꾼들 맞나?)

얼큰하고 제법 맛있는 오뎅에 반주로 소주 200㎖ 두 팩을 곁들여 밥을 든든하게 먹고
주섬주섬 치우며 습관대로 쓰레기를 봉지에 알뜰하게 정리하는데 ‘아멜리아’가
“선생님 뭐하세요 저기 휴지통 있네요”
오잉? 햐~ 옆에 휴지통도 있네 좋다 좋아

해수탕이 있는 율포 해수욕장을 지나 보성 쪽으로 방향을 잡자 차 밭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한다원’ 계단도 힘드네



째 한번 내 보는 ‘정재’



산행 안 하고 놀러 오니 저렇게 좋나







단골 찻집에서 차를 한잔씩 얻어 먹고....

보성읍내를 지나 벌교에서 광주방향으로....
송광삼거리를 지나 주암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탄다



곡성 휴게소

옥과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순창, 운암으로.....

모악산 밑에서 국수로 점심을 떼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국수를 별로 맛있게 먹지 못했다

산꾼이 바다로 간 이유 : 정답 ‘추워서’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