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22:08
2,500원짜리 부정(父情)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155  
2011. 7. 11(월)

1년에 두 어 번이나 연락이 오는 형열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빠, 내일 점심때 전주 있으세요?”
“응”
“예비군 훈련 때문에 전주 가는데 점심 같이 하시게요”
“그러자”
“12시쯤 가는데 어디서 만나죠?”
“일단 옛날 전일 근방으로 와라”
그런데 몇 시간 후 파산법인 전일에서 병곤이에게서 또 전화가 온다.
“양사장님 내일 점심에 짜장면이나 한 그릇 하시게요”
“그러세 암튼 내일 11시 50분쯤 다시 연락하세”

2011. 7. 12(화)

11시 55분
형열이에게 전화를 해 본다 안 받는다
(그러면 그렇지 이놈이 약속을 잘 지키는 놈이 아니지...)
병곤이에게 전화를 해서 홍승각으로 간다.
철언이와 병곤이는 짬뽕, 나는 콩국수를 시킨다
소주도 2병 시켜 반주로 한다.
12:32경 거의 식사가 끝나간다
형열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빠 차가 막혀서 늦었네요 아까 잠들어서 전화를 못 받았고요”
“12시에 약속이면 늦던 빠르건 일단 전화를 해야지!!! 택시 타고 전일 앞으로 와”
12:47 
형열이가 택시에서 내린다. 예비군복 차림이다
아버님 돌아가실 때 보고 이제 보니 2년 7개월만인가?
13:00에 태평동 주민센터에서 교육이 시작하여
19:00에 끝난단다
끝나면 바로 올라가야 한다고....
하긴 19:00면 나도 평생교육원에서 포토샵 교육이 있다.
혹시 몰라서 진북동 아주머니에게 연락을 해놨었다
며칠 묵을 수 있도록 마침 어머니는 영국에 가시고 안 계시니...
그런데 필요 없을 것 같다
13시면 이제 13분밖에 안 남았는데....
중앙시장으로 걸어 올라가 본다
마침 튀김집에서 국수를 팔고 있다
“국수 먹을래?”
“그러죠 뭐”
“아주머니 국수 얼마나 걸려요?”
“5분은 기다려야 하는데요?”
“그럼 되도록 빨리 하나만 해주세요”
“서울로 주소 옮겨 놓으면 여기까지 안와도 되잖아”
“그렇지 않아도 8월에 이사 하는데 그때 옮기려고요”
7분이 넘어도 국수가 안 나온다.
“5분이면 된다면서요~!!!!!”
“이빠, 좀 늦어도 상관 없어요”
결국 12분 만에 나왔는데 형열이 먹다 체 할까봐 더 이상 말을 안했다
 
     
면발도 소면이 아니고 중면이다.... 2,500원짜리가 그렇지 뭐
     
어라... 이놈 봐라.... 반지를 끼었네???
국수를 먹고 나니 13:10쯤 되었다
“들어가 봐야지”
“예”
“끝나고 바로 간다고??”
“예”
“그럼 잘 받고 올라가라 나도 7시에 교육있다”
“예 안녕히 가세요”
한 두 시간 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비군 교육 시간이 까락까락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좀 늦을 폭 잡고 맛난 거 사줄 수도 있었는데....
또 저녁 포토샵 교육도 1-2시간 늦거나 하루 빠지면 어때 저녁이나 사 먹이고 보내야지...
메시지를 보낸다.
‘저녁 먹고 올라갈래?’
이놈이 씹어버리고 답이 없다
삐졌나??? 
남자 놈이 되어가지고.....끌끌....




2013. 11. 30현재 조회수 : 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