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09:03
[음녀의 종말]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172  
바보 부자(父子)가 살고 있었습니다.
아주 교활하고 음탕하고 악독한 과부 밑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었죠.
바보 부자가 어느 정도 바보냐 하면 장독대에 독을 씻어서 엎어놓으면
바보아빠 : "삼돌아, 왠 '독아지'가 주둥이가 없냐."
바보아들삼돌이 : "그러게요. (밑을 들쳐 보며) 어, 밑구멍도 없네요."
하며 독을 깨뜨려버릴 정도지요.
과부는 얼마나 악독하냐 하면 삼돌이가 6살 때 아빠와 머슴살이를 들어왔으니 올해면 꼭
 10년인데도 새경(머슴의 연봉)으로 쌀 한 되박 주지 않고 지금까지 묘한 방법으로 착취만
하는 겁니다.
그 방법이 볼 것 같으면, 삼돌아빠를 살살 꼬셔서 그 짓을 한 다음 화대명목으로 까는 거지
요.  더구나 음탕한 과부의 '궁' 운영 기술이 아주 좋아서 삼돌아빠를 극치로 몰고 간 다음
귓속말로 조금씩 조금씩 새경을 깍아 내리면 삼돌아빠는 바보에다 기분까지 좋으니 뭐든
 "그려유.. 좋아유..." 할 밖에......  급기야, 새경 받기는커녕 거꾸로 빚까지 지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못 된 과부는 완전히 잔치집에서 '상 받고 지갑 줍고..'하는 격이지요.
동네 사람들이 아무리 귀틈을 해줘도 소용없습니다.
바보인데다 천성 마저 착해서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건 "사람은 배신을 허먼 벌받아유-"
하며 마이동풍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삼돌이는 우연히 과부와 과부의 친정 동생이 하는 말을 듣게되었습니다.
과부 : "삼돌애비는 이제 힘도 못써, 일도 못해, 밥만 축내니 적당한 기회에  없애버리고 삼
돌이 고놈 물 오르기 시작하니 삼돌이로 바꾸면 어떨까?"
동생 : "어유- 언니도, 삼돌애비가 어때서요 아직도 7-8년은 끄덕없겠네요."
과부:"그럴까? 몇 년 더 데리고 놀아 볼까? 흐흐흐--"
삼돌이가 아무리 바보지만 대강이라도 그 뜻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또한 삼돌이 지극한 효자라서 아빠를 없앤다는 말에는 부르르 떨렸습니다.
삼돌이 즉시 아빠에게 달려가 엿들은 얘기를 했지만 "허어.. 니가 잘 못들었겄지.." 하며 웃
고 넘어가 버립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삼돌이 혼자 미칩니다. 하지만, 모자란 머리에 뾰쪽한 방법이 있을리
없지요............   그러나, 하늘은 결코 무심치 않습니다.
그날 밤, 잠자는 삼돌이에게 '온달귀신'이 씌여 '평강공주'가 나타납니다.
부처님의 특명으로 현신한 평강공주, 삼돌에게 뭐라 뭐라 세뇌를 시킵니다.
   ................................
아침을 맞은 삼돌이, 눈에 혜광이 번쩍입니다.
그리고 즉시 실행에 옮깁니다.
상처를 내어 닭똥을 발라 덧나게 하고 딱지가 앉으면  딱지를 억지로 뜯어 그 자리에 돼지
똥을 처바르고....   곪아 터지면 썩지 않게 소금을 쑤셔넣고.........
이를 물고 피눈물을 흘려가며 절치부심, 와신상담하기를 수삼년....
세계 최고의 '비뇨기과박사+성형외과박사'를 초빙한다 해도  만들 수 없는  기적이 만들어
졌습니다.
'내공'까지 갖춘..........
도깨비 방망이 아시죠? 더 실감낸다면 정몽주 머리에 가해진 철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기괴무쌍한 '기물'이 만들어진 겁니다.
자!- 이제 삼돌이 '진인사대천명'입니다.
   ......................
기회는 의외로 빨리 왔습니다.
어쩐지 자신이 넘치고, 총기발랄하고, 늠름해진 삼돌이를 음탕한 과부가  어느결에 감지한
것입니다.
휘영청- 달은 밝고.. 귀뚜라미 처량하게 울어쌌코...대 잎을 스쳐지나가는 스산한 바람........
흠잡을데 없는 무대위에 '탕부'가 나타납니다.
잠자는 부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 삼돌이를 잡아 일으킵니다.
아빠가 깰까봐 조심하지도 않고 그냥 끌고 자기 방으로 갑니다.
삼돌이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못이기는 척 따라가죠.
그리고 항상 준비 해 뒀던 후추, 고추, 마늘 즙등(요즘 같으면 물파스가  최고일텐데..)으로
떡칠을 합니다.
단련된 삼돌이에게야 시원한 맛사지죠.
   ...............
"흡.......  헙.............."
뾰쪽 뾰쪽 쇠 돌기가 돋아있고 각종 화생방무기가 덕지 덕지 붙어있는 도깨비 망방이가 온
성 안을 헤집습니다.
탕부...   약 3-4초 좋았다가 그 다음 부터는 "꽤..엑..읍-!!!!!!!!!!!"
밖으로 비명도 안나옵니다.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을 떠와 붓어 놓은 것이나 진배 없죠.
삼돌이 이제부터 작전개시입니다.
"마님, 울 아빠 새경은요?"
"주주... 주울..께..  다알라아아...  라느은 데에에로 다 주우울께에에.."
"일년에 10가마씩이니 총140가마요..."
"그리이이...어  어..어...어서... 빼기나아아... 혀.."
"그럼 빚은요?"
"어어어..없...어....  빼에에에..... 주우우... 어....."
"다아알..라는..대에루...다아..주우울께에..제에바아알..빼에..."
삼돌이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논, 밭, 몇뙤기에 야산도 하나 얻어 아빠와 독립하고 장가도 가야죠.
또 사실 모두 삼돌아빠가 들어와 늘린 전답이기도 하고요.
   .................
한편, 우리 삼돌아빠는 뭘 하실까요?
사실은 끌려 나가는 삼돌이를 뒤따라 와서 여직, 방문 앞에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손가락 발가락으로 쌀도 세고 논, 밭도 세고 기특한 삼돌이가  벌어들이는 것을 정
신없이 세고 있습니다.   급기야 삼돌아빠 머리가 복잡해 집니다.
 그러더니.............
"삼돌아,--- 아..이놈 삼돌아....!!"

"인자 고만 뺄때도 되았는갑다...."       끝..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