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17:45
[하늘로 보내는 편지]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834  
2005. 2. 13(음 1. 4) 운장산에서 친구가 세상을 뜬 날이다

2006. 2. 2(음 1. 4) 벌써 1년이 흘러 놈의 기일이다



잔디가 잘 도 살았네



추도하는 가족과 친지

2006. 2. 5 운장산 현지에서의 노제



피암목재에 모인 친구들

약 40여분을 올라간다
눈이 미끄러워 구두를 신고 온 몇몇 친구들은 주차장에서 기다린다



강신



‘장발짱’이 축문을 읽는다

- 하늘로 보내는 편지 -

친구야,
훌쩍 떨쳐 보내지 못하고 그리움의 끈을 붙잡고 있은 지도
어언 일 년이 지나는구나.
하긴 같이 한 사십 여년의 그 켜켜한 기억들을 어찌 단숨에 쓸어버릴 수 있겠느냐

철없이 말 짓 하던 중등시절,
봉고차로 구석구석을 누비던 그 성실했던 젊은 날,
그리고는 한 칸 한 칸 인생의 계단을 혼자의 힘으로 굳건히 올라섰지
딸 만 있었던 것이 그렇게 서운해서 기어이 늦둥이 진영이를 낳고서는 천하를 얻은 듯이
좋아하던 그 모습은 수신제가를 끝낸 한 가장의 통쾌한 세레모니로 보였다.

로타리를 통한 봉사와 그 의로운 행동들 하며,
골프장을 누비며 능글맞고 호탕하게 웃어대던 니 놈은 사실 여러모로 우리에게 거인 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 유명을 달리한 것조차도 니 놈의 복 일수도 있다.
다만, 어머님보다 앞서가는 불효와
아직 출가시키지 못한 딸들과 어린 아들 그리고 연약한 처에게 너의 짐을 몽땅
지워주고 가는 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고 이승에 머물게 할지도 모르겠다.

하하하
그러나 이놈아 걱정하지 말거라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일 년 동안 너의 가족은
절망과 슬픔을 슬기롭게 걷어내고 너무나도 강한 모습으로 굳게 서 있다.
이제는 남아있는 미련의 찌꺼기를 버리고 하늘로 가버린 너를 인정하고 경건하
게 받아들이는 일 뿐이다 추호의 걱정도 말란 말이다

우리도 이제 그만 끈을 놓자
니 놈은 어서 신나게 후딱 하늘나라에 가서 땃땃하고 고실고실한 자리를 잡아
놓고 술이나 익히고 있거라
우리는 잠시 너를 잊고 마저 하던 것 좀 끝내고 뒤 따라 가마
바로 가마, 기다려라 친구야

2006. 2. 5





저놈의 한 많은 라면



제상에 라면 올라 가는 것 처음 본다나? 그렇기도 하겠지



소지



음복



놈이 마지막 간 자리, 저 소나무 밑.....담배 한 대 태워주고...



놈을 홀가분하게 보낸 후 ‘오성산장‘ 에서의 점심

참가인원 : 김균재, 김덕중, 김상진, 김용선, 김종단, 김호영, 박금수, 박재홍, 박진문,
박철웅, 백낙현, 서한준, 여영대, 양동주, 양승문, 이남수, 이상호, 이응재, 이흥수, 정우식
최진호 이상 21명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