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이 넘어 관직에서 은퇴한 양대감의 마음(몸은 아니고)은 아직 청춘
(음양에 관해서만..)이었습니다.
몇 년전 할망을 먼저 보낸 뒤, 자식들이 신경을 쓴다고 예쁘장한 삥계 몸종을 몇 명 붙여 주긴 했는데 밥상머리에서 괴기첨이나 처먹을때만 호들갑이고 잠자리에서는 양대감은 등뒤에 버려놓고 베게나 끌어안고 '흐으응~ 삼돌아~~!!' 하며 잠꼬대나 하고... 즈그들이 조금만 야냥게를 부려 주면 어쩌면 될지도 모르는데 휴~~ 그날 밤도 양대감은 퍼질러 자는 백여시같은 혜화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달빛 교교한 뜰을 거닐며 그저 한숨만 쉬는데... 평상에 어느 계집이 고쟁이를 다 내놓고 요염하기 그지없는 자태로 자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문득,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묵직한 것 때문에 앞으로 넘어질 뻔 했습니다. 양대감은 그 감각이 죽을새라 곧바로 덮쳐 일을 벌이는데 아니 이게 무슨 조홥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끌어 안고 다리를 꼬아 죄는 건 고사하고 난생 처음 겪어보는 희한한 궁의 마술..!!!
뼈마디가 끌려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가 자근자근 물어주다가...
(에고...고만하자...) 암튼 양대감은 연신 "이제 네가 내 마누라다"
"다 필요없다 네가 내 마누라다 흐으응~"...
한편, 낯짝이 쬐금 잘났다는 것밖에 없는 혜화년이 양대감 곁에서 호의호식하는 것도 약올르는데 거기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삼돌이와 몰래 놀아나니 삼순이는 바싹 독이 올라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복수를 하나 생각 끝에 양대감 눈에 드는 방법 밖엔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밤이면 늘 양대감을 지켜 보다가 마침 외롭게 거니는 걸 보고 후다닥~ 평상에 유혹하는 자태로 누워 있는데 마음이 통했는지 양대감이 덥석 덮쳐오는게 아니겠어요
놓칠새라 팔과 다리를 동원하여 꽉~! 껴 안아 줬는데 양대감은 그저 좋아서 "네가 내마누라다...흐응~ 네가 내마누라다.."
삼순은 팔자가 쫘악~~ 피는 걸 느끼며 행복에 겨워 지그시 눈을 감고
양대감을 안고 있습니다.
자~~~ 다른 한편,
복날 어미를 잃고 형제들 마저 뿔뿔이 흩어져 외롭게 지내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밥은 아직 제대로 소화를 못시켜 겨우 같이 말아주는 국물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항상 허기가 져있는 상태죠.
근데 하루는 고픈배를 참으며 살풋 잠들었는데 비몽사몽간에 뚫어진 평상 구멍에 엄마의 젖이 보이는게 아니겠어요??
강아지는 벌떡 일어나 정신없이 엄마 젖을 빨았습니다.
젖이 나올동 말동 하면서 조금은 나오는 것도 같고....
행여 놓칠까봐 이빨로 살짝 물어 가며.....
...................
※ 오늘의 명언 : 행복한 착각은 불행한 사실보다 낫다. (말 되나?)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