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으로 걷는 길 - 저 시원한 그늘에서 가뿐 숨을 고르지 못함은 갈 길이 바빠서라기보다 식힌 심신에 다시금 땀을 뿌리기 싫어서이리라. 길동무를 은근히 멀리 할 수밖에 없음은 혼자가 좋아서라기보다 갈림길에서의 허전함을 미리 피하기 위함이리라. 길 섶 산딸기에 손이 가지 않음은 먹기 싫거나 손에 묻히기 싫어서라기보다 저만치 가다가 돌아서 빨긋한 자태를 다시 보고 파 함에서이리라. 급히 재촉하지도 - 온 길, 갈 길을 헤아려보지도 않음은 정처없이 가고 있음이 아니고 깊은, 가슴으로 걷고 있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리라. * - 양 동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