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18:01
- 가슴으로 걷는 길 -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226  

- 가슴으로 걷는 길 -

저 시원한 그늘에서
가뿐 숨을 고르지 못함은
갈 길이 바빠서라기보다
식힌 심신에 다시금 땀을 뿌리기 싫어서이리라.

길동무를 은근히
멀리 할 수밖에 없음은
혼자가 좋아서라기보다
갈림길에서의 허전함을 미리 피하기 
위함이리라.

길 섶 산딸기에 손이 가지
않음은
먹기 싫거나 손에 묻히기 싫어서라기보다
저만치 가다가 돌아서
빨긋한 자태를 다시 보고 파 함에서이리라.

급히 재촉하지도 -
온 길, 갈 길을 헤아려보지도 않음은
정처없이 가고 있음이 아니고
깊은,
가슴으로 걷고 있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리라. *

                             - 양 동 주 -


2013. 11. 30현재 조회수 :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