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7-05 22:25
라면과 콩물과 콩나물의 삼각관계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140  
2016. 7월....
 
나의 여름 식단은 거의 시원한 것 일색이다
 
약간 더우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보다
시원한 데서 맛 없는 걸 먹는 게 더 낫다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이럴 경우 시원한 데서 배고픈 게 차라리 낫겠지)
 
나는 매운 것을 좋아하지만 매운 것을 먹으면 덥다
시원하고 매운 것도 마찬가지로 덥다
따라서 여름이면 에어콘을 끼고 있지 않은 이상 차가워도
매콤한 것은 피한다
 
한 여름 집에서 가장 즐겨 먹는 것이 콩국수다
시원하거니와 매콤한 것이 없으니...
예를들어 시원한 인스턴트 소바조차도 블럭스프 와사비 때문에 약간 매콤하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콩국수를 먹어봐야겠다
 
 
 
콩국수에 왠 라면???
 
콩국수 면으로 여러가지 면을 먹어봤지만 개인적으로 이 라면 면을 제일 좋아한다
 
첫째로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국수면이나 일반 다른 면을 쓰면 꼭 한 줌이라도 더 넣어서 후회하게 만든다
 
둘째로 라면 꼬불, 꼬들거리는 식감이 좋다
 
셋째, 끓는 물에 5분.... 쉽다
 
그럼 왜 삼양라면이냐고?
이게 제일 싸다 세일도 제일 많이 하고....
더 싼 사리면은 맛이 없고...
 
 
 
찬물로 시원하게 씻어 낸다
 
 
 
스프 남는 것들은 이렇게 차곡차곡 모아 놓고....
 
 
 
1.8리터 한병에 4천원이다 1병이면 4그릇 나오는데 시도 때도 없이 마셔버리니....
후배놈이 직접 짜는데 콩은 중국산이지만 일단 방부제는 넣지 않는다
간간이 국산콩으로 짤때도 있는데 그때는 5,500원 준다
 
 
 
원래는 콩물에 콩가루를 섞는데 오늘은 사진빨 받으라고...
고명으로 오이채, 찐계란, 방울토마토....
 
맛은... 너무 맛나서 말로 할 수 없다
나는 설탕도 소금도 없이 잘 먹는다
 
여기까지가 콩물 이야기이다
 
.................
 
콩나물국을 끓였다
간도 맞추지 않고 그냥 마늘만 몇 개 찧어 넣고...
 
 
 
너무 밍밍해 불쌍해 보인다
 
 
 
건더기를 건지고 국물도 약간 따로 담아 놓는다
 
 
 
건져놓고 따라 놓은 국물 만큼 맹물을 보충~
 
 
 
라면 스프 3개분을 넣는다 분말, 야채스프 모두 넣는다
 
 
 
없음 말고 있음 파나 청량 두어개 넣고....
 
 
 
끓으면 뚜껑 열고 식힌다
 
 
 
채로 걸러 말강 깨끗한 국물만......
나중에 딸기 좋게 네모난 용기에 받아야....
 
 
 
저 1개 분량이 보통 라면 국물 1배 반은 된다
라면 스프 3인분이 6인분이 되는 순간이다
전혀 싱겁지 않다
매운 맛은 식으면 더 강해진다
 
얘들은 이제 냉장고로 들어가 살신성인할 날을 기다린다
 
내 예로 봐서는 냉라면 용도보다 숙취 속풀이로 그냥 마셔 없어지는 양이 더 많다
 
여기까지 콩나물과 스프의 이야기가 끝난다
 
...............
 
날이 더운 날은 콩국수를 먹지 냉라면은 잘 안 먹게 된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차가워도 매콤하면 더우니...
 
근데 오늘은 비가 쏟아져 시원하다
 
냉라면이 확~ 땡긴다
덥지만 않으면 콩국수보다 500배는 더 맛있걸랑
덥지 않다는 전제 하에....
 
우리 집은 그리 크지 않다
비가 오긴 하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 문을 여니 빗발이 들이친다
이럴때 문을 닫고 개스렌지를 켜고 물을 끓이면 공기가 훈훈해 지겠지?
그럼 나는 안 먹고 말겠지?
 
그 고민을 없애줄 방법을 드디어 찾았다
 
 
 
4,200원짜리 용기인데 전자렌지에 들어갈 수 있다
 
시간 절약을 위해 전기포트에 물을 끓인다
전기포트는 실내 공기가 더워지지 않거든...
 
 
 
끓는 물을 부었다
 
 
 
전자렌지에 3분....
역시 전자렌지 땜에 공기가 더워지진 않지...
 
 
 
찬물에 시원스럽게 빨아주고....
와~~  끓인 것 보다 훨 더 꼬들거리네...
 
 
 
2박3일을 냉장고 안에서 떨고 있던 국물 하나를 꺼내....  저봐  국물이 홀랑허니 많지...
저 멀국은 먹어도 먹어도 부족혀~
 
주변에 널려있는 그릇들이 고명들...
 
 
 
오이채, 닭앞가슴살, 건져놨던 콩나물, 양배추채...  각얼음과...
화룡정점으로 생계란.....
 
먹을 때 주의 할 점은....
다 먹을 때까지 끝까지 노른자를 깨트리지 않아야....
 
태조 왕건이 버들잎 불어 먹던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먹으면 각 재료의 식감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고...
천천히 먹어서 좋고...
 
 
 
결국 이렇게 노른자만 남고.....
 
이걸 한 입에~~  화룡쏘옥~ 구~~~
 
마지막의 그 고소한 맛이란.....
 
 
 
원망스런 빈 그릇~~!!!!
 
하지만 라면과 콩물과 콩나물의 삼각관계는 올 여름내내 풀어질줄 모르고 이어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