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3-12 13:54
안창살과 암 걸린 친구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877  

2021. 3. 11(목)


점심 후 한숨 붙이고 오후 일에 집중하며
탄력을 받을 무렵이었다.
정욱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저녁 6시에 시간 좀 낼 수 있냐?
흥수랑 종관이랑 저녁 약속을 해서 지금 산외로
소고기 사러 가고 있거든“

보통은 일하는 날에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일을 중단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데
오늘은 ‘특별’에 해당한다.
흥수가 몇 개월 전부터 췌장암에 걸려 대하리 부근에서
요양을 하고 있었는데 간다간다 하면서 여태까지 못갔거든....

“근데 걔네들은 원래 술을 못 먹으니 그렇다 치고
너도 술 먹으면 안 되잖아“

정욱이도 작년 10월에 식도암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던 터였다

“아녀, 초기라 수술이 잘되어서 한 달 전부터 조금씩 마시고 있어”

“알았어. 가마 근데 6시보다는 좀 늦을 거야”

서둘러 일을 마치고 봉투 하나 챙겨들고 약속 장소로 간다.



6시 30분이 지났는데 정욱이가 밖에 혼자 앉아 있는 걸 보니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나보다

이 '단골식당'은 정욱이 단골이라고 말은 들었는데 나는 처음 와본다



정읍 산외에 가서 직접 안창살을 사왔단다

잘 아는 단골집이 있어서 한 벌 720g을 80,000원에 샀다고....

(에이, 근데 가발 좀 좋은 것 쓰지...... 끌끌~ )



안창살 맛나게 먹는 방법이 아주 센 불에 팬을 달군 다음 후다닥 앞뒤로 살짝 익혀서

바로 불을 끄고 먹어야 한다나???



요 몇년 근자에 이렇게 맛있는 소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

나뿐 아니라 다들 공감한다



흥수는 각시와 동생을 데리고 왔다

어차피 술도 못먹는 동생은 인사만 하고 고기는 딱 한첨 맛만 보고 갔다



이 '단골식당'은 막걸리 맥주는 4천원 소주는 5천원을 받는다는데

깔리는 안주가 제법 많다



고기가 모자라니 홍어탕도 푸짐하게 서비스로 나온다



맨왼쪽 정욱이는 작년 10월에 식도암 수술을 받았고,  그 옆의 흥수는 현재 췌장암 5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고

맨 오른쪽 종관이는 몇년 전에 혈액암 치료를 받았는데 현재는 치료가 되었고 조심하는 중이라고....



이놈이 여자를 안가리고 워낙 좋아해서....

좀 수상하기는 한데....



사람만 많았지 술 마시는 사람은 2명 뿐이어서 소주 2병에 맥주 4병, 총 26,000원인데

40,000원을 주는 것 같다



2차는 객주로....

응재도 합류했다



오늘따라 객주도 붐비네....


정욱이 말은 앞으로 자주 보자는데 어디 그게 되겠어?

이렇게 봤으면 되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