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3-18 16:19
내 기억 속의 여자들(19화)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922  

18. 비포장의 매력

'NHS'


그녀를 만난 때가 제대 직후였으니 1980년도였다
만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최근 생긴 일로 불현듯 그녀가 생각났다

그녀는 우리가 세 내준 사무실의 경리였다
나이는 나보다 한두 살 위였을 것이다
하얀 피부에 곱상하고 얌전한 스타일이었다.

그녀와 어떻게 만났고 어디서 놀고,
같이 잤는지 안 잤는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다음에 말하는 상황만이 뚜렷하다

진안 마령에 농장이 있었다.
선친의 심부름으로
자주 들어갔는데 그녀가 쉬는 날이면 가끔 같이 갔던 것 같다
차는 지금은 단종된 일명 '픽업'이라는 소형트럭이었다.
당연히 2인승이었으며 환경을 조장이라도 하려는 듯 기어도
핸들 밑에 달려 있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장애물이 없었다.
전주에서 마령 연장리까지는 포장도로였고
연장리부터 농장이 있는 추동막골까지 십여 키로는 비포장이었는데
가면 갈수록 험악해졌다 아주 서행하지 않으면
머리가 차 천정에 부딪히기가 일쑤였다

근데 포장도로에서는 요조숙녀 같은 그녀가
비포장도로만 들어서면 내 사타구니로 엎드렸다
처음에 누가 시작했는지 누가 유도했는지 그런 전후사정은 전혀 모르겠고
메인 행위만 기억난다.

울퉁불퉁한 비포장을 달리니 그녀가 고개를 움직이는 수고는 필요가 없었다.
그냥 약간의 흡입이면 되었다
이제 갓 스무 살의  불덩어리는 불과 몇 분도 못 견디고
화산을  뿜어내 버리지만 그녀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끈질기게 두 번째 용암까지 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알맹이가 다 빠진 쭈쭈바를 지악스럽게도 빨아냈다
마치 깊숙이 숨겨져 있는 혼이라도 다 빼내려는 듯,
그럴 때면 온몸이 꼬이고 
심한 불쾌감에 짜증이 났지만 그럴 때마다
그 전에 맛 봤던 짜릿함과 그냥 상쇄하고 참기로 했다

농장에 다 도착해서야
정액과 침으로 번질거리는 얼굴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민망해서 차마 얼굴을 보지 못하고 외면 한곤 했는데
내 기억 속에 그런 상황이 몇 번이나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러 번 이라고 생각되기는 하는데 너무 강렬한 기억이라서
단 한 번이 여러 번으로 중복되게 기억이 새겨 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 그녀에 대한 것이 또 하나 생각났다

살결이 뽀얗기는 했지만 그렇게 잘 빠진 다리는 아니었는데
어느 날

“희숙(가칭)이는 다리가 참 이뻐....”

무엇 때문인지 그냥 지나치면서 한 말이었다
그 뒤로 그녀는 항상 치마만 입었으며
앉아도 나 보이는 쪽으로 앉아 다리를 보여주려는 듯 
쭈욱 내밀곤 했다

차속에서의 일만 아니면 참한 처녀였다

후후...  지금은 거의 칠십 줄에 들어서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