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7(금)
얼마 전 산행 중 무당개구리들의 짝짓기 모습을 보며
십 수 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정확히는 2005년 8월 11일부터 8월 20일 사이 중국 위해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처음 출국 때부터 설명을 해야 한다
그 당시 나는 사채업을 하고 있었는데 채무자가 죽어서 천만 원을 떼이고도
부좃돈을 할 정도로 물러 터졌으니 사업이 잘 될 리가 없었다.
형이 그런 내 근황을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나하고는 평생 한 번도 안하던 상의를 해왔다
중국 위해에 사업 투자요청이 들어왔는데
현지에 가서 시장조사와 현황파악을 해보라는 것이다
사업종류와 투자방법 등은 현지에서 그쪽 책임자에게 직접 듣는 걸로 하고...
이즈음 형은 대기업 임원으로 있으면서 본업 외에도
끊임없이 주식이네 부동산이네 심지어 장묘사업에도 투자하고 있었으며
중국 위해에도 이미 아파트가 두 채가 있었다.
형은 본래 모든 면에서 꼼꼼했지만 돈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치밀했으니 만큼
그런 형이 위해에 아파트를 살 정도면 그쪽 돌아가는 판 속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중국에 대해 완전 문외한인 나를 끌어들여 판단하라고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 나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름 생각이 있어 응낙을 했다
출국하기 전 날,
같이 동행 할 '담사박'이라는 한족을 전화로 소개 받고
인천항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담사박'의 첫인상은 비쩍 마른데다 왜소하고
안색이 창백하여 천상 약쟁이로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실제 그랬고)
한족치고는 드물게 한국말을 할 줄 알았다
비록 아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고 존대가 생략된 말이지만...
일행이 한 명 더 있었다.
'최정식'이라는 친구인데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나에게 필요 이상으로 공손했다
배가 위해 항에 접안 할 무렵부터 중국에 입국 할 때까지
희한하고 황당한 광경을 목격하고 또 경험했다
내 상식으로는 해외여행 출입국 시에
같은 일행이라도 남의 짐은 들어주지 않는 것을 원칙과 상식으로 알고 있는데
배가 위해 항에 가까워오자
중국인 따이공(代工)(한국 인천항, 중국의 청도항 위해항 등을 오가는 보따리 장사꾼)들이
담사박에게 크게는 사주단자, 작게는 주먹만 한 보따리들을 맡기는 게 아닌가
담사박은 당연하다는 듯 받아서 미리 준비해간 빈 카고백(등산 해외 원정 때 잡동사니 같은
걸 넣어 가는 따블백 같은 긴 원통형 백)같은 데에 담았다
그 이유는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 물건들이 담사박 것인지 따이공들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적은 양국 세관의 무사통과 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왕래하는 배를 타 보면 알지만 도착하면
배에서 하선 순서가 1등실 손님, 따이공, 2등실, 마지막이 일반실 탑승객이다
우리는 그냥 일반실이었던 같다
그런데 담사박은 배가 채 정박하기도 전에 하선게이트로 잡아끈다.
게이트에는 승무원들이 하선 준비로 분주한데
우리를 ‘소 둠벙 보 듯’ 투명인간 취급한다.
이윽고, 한 승무원이 연신 무전기로 통화를 하며 게이트를 열자
맨 먼저 들어온 사람은 중국 공안(경찰)이었다
공안은 담사박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했고 우리는 게이트를 나선다.
그 즈음에서야 탑승객들은 하선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이
중국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나온다.
우리가 게이트를 나오자 문은 다시 굳게 닫힌다.
공안을 따라 미로 같은 철판 길을 돌고 돌아 부두에 내려선다.
부두에는 이름 모를 검정색 세단 승용차가 한대 대기하고 있다
차를 타기 전에 여권과 물표를 달란다.
나는 메고 있는 50리터 배낭 하나가 전부이니 물표는 없고
최정식이 한 장, 담사박이 2~3장 되는 것 같다
공안은 우리 여권과 물표를 가지고 70~80m 앞에 있는 우중충한 건물로 가고
담사박이 들고 있는 카고백과 내 배낭을 트렁크에 넣고
우리는 위해 항을 바로 빠져나와버린다
바리케이드를 열어 주는 정문의 보초들은 경례까지 부친다.
나는 이런 일련의 상황에 어안이 벙벙했다
통관필증이 찍힌 여권과 화물로 부친 물건들은 나중에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받았다
담사박이 겉보기는 왜소하고 허접해 보여도 위해에서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위해시(市) 공안부장(우리의 경찰서장격)의 조카였으며
위해시에 대형사우나 3개와 부인은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니 담사박은 따이공으로 한국을 왕래하는 게 아니고
귀금속 관련된 큰 거래가 있을 때만 움직인다고 했다
비지니스로 만나야 할 사람과 대면을 한 건 저녁 식사자리에서였는데
한 눈에 봐도 건달끼가 있어보였다
'조철현'이란 친구로 죄목이 뭔지는 모르지만 기소중지 상태로
인천에서 밀항하여 위해에 자리 잡은 지가 2년이 넘었단다.
눈치를 보아하니 담사박 등의 비호 아래 있으면서 궂은일을 맡아 하는 것 같았다
조철현이는 자기도 고향이 전주라며 이리저리 누구누구 아느냐고 족보를 맞춰보니
나보다 4~5년 아래였다
내가 조직생활을 한 건 아니지만 그쪽 세계에서 4년 위면 거의 하늘이다
그러니만큼 그렇지 않아도 나에게 아쉬운 처지였지만 더 깍듯하게 대했다
한국식당에서 수육과 설렁탕으로 저녁을 먹은 직 후
조철현은 넌지시 말을 꺼냈다
"형님, 오늘 중국식 접대 한 번 받아보실래요?"
오늘 입국한 3명, 조철현까지 4명이 간 곳은 거대한 규모의 6층 건물이었는데
룸살롱과 유흥술집이 밀집해 있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까지 올라갔다
6층 버튼은 아예 누르지도 못하게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5층은 장사를 안 하는지 온통 어둑어둑 했다
코너를 돌자 6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탁자를 놓고
마작을 하던 험상궂은 4명이 급히 일어나며 인사를 한다.
계단을 걸어올라 6층으로 갔다 분위기는 5층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는데
정리를 해보면 4층 이하와 6층은 단절되어 있는데
5층이 보안 차단역할을 하며 5층 계단의 그 4명을 통과하지 않고는
6층으로 올라갈 수도 6층에서 나갈 수도 없었다.
6층의 방들을 문수를 계산하여 어림잡아 헤아려보니 4~5개 정도는 되어보였다
우리가 들어간 방은 30여 평쯤 되어보였는데 한 면은 창에 커튼이 쳐져있고
그 양쪽 옆면은 소파들이 길게 놓여 있었으며
창 맞은 편 벽엔 오디오 세트와 스탠드형 에어컨이 켜져 있었다.
룸살롱의 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후졌고,
무슨 스트립쇼를 하기에도 여건이 맞질 않았다
'도대체 중국식 접대가 뭐야?'
설마설마 하면서 짚이는 것이 있긴 했다
자리를 잡자마자 남자 셋이 들어왔다
인사하고 말하는 폼이 한명은 조철현이 후배고 다른 두 명은
중국말을 쓰는 담사박의 부하들 같았다
그들이 들어옴과 동시에 마담으로 보이는 여자가 쟁반에 하얀 빈 접시 4개와
생수를 가져와 우리 앞에 놔두고 나간다.
담사박의 부하 중 집사인 듯, 한 명이 손가방에서 뭘 꺼내 칼로 조심스레 자른다.
그리고는 하얀 접시 위에 가져다 놓는다.
내려다보니 노란 알약이 절반으로 쪼개져 반쪽이 놓여 있다
설마 했던 게 사실이 되었다
난 마약이라고는 고3때 대마초 두어 번 피워본 게 전부인데...
약을 나눠준 집사가 에어컨을 끄고 조도를 낮춘다.
'어이씨 한여름에 에어컨을 왜 꺼?'
하지만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이유가 있겠지
방 안은 상당히 어두워졌다
그러자 모두 익숙한 듯 집사만 빼고 모두 웃통을 벗어 제키는 게 아닌가
나는 어색하게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자 조철현이 곁으로 다가앉아
내 반팔 티를 걷어 올리며
"형님, 괜찮아요. 금방 익숙해 질 겁니다. 이따가 땀도 닦고 해야 하니 벗으세요"
나는 엉거주춤 팔을 들어 주며
"어이, 나는 그냥 술이나 한 병 주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속은 이미 굳히고 있었다
(에이, 기왕 호랭이굴에 들어온 거 시원하게 해보자)
그런데 웃통을 다 벗고 보니 내가 등빨은 뒤지지 않는데
모두 다 문신으로 끄적거려있고 나만 희멀건 하니 백지 상태니
그들이 눈곱만큼도 부러울 건 없지만 좀 썰렁하고 허전했다
약을 먹고 나자 약 30분후면 약효가 나타난다며
그동안 파트너를 고르잔다.
아까 그 마담이 다시 들어오고
뒤로 아가씨들이 줄줄이 따라 들어오는데 열댓 명은 되어보였다
아가씨들은 우리 앞에 일렬로 늘어섰다
"형님, 먼저 두 명 고르시죠"
"어이, 나는 못하니 알아서 해"
그리고는 고개를 돌리고 외면해 버렸다
나는 룸살롱을 상당히 많이 다녔지만 줄 세워 아가씨들 고르는걸 아주 싫어했다
담사박이 마담에게 뭐라뭐라하자
마담은 고개를 끄덕이며 애들을 모두 데리고 나간다
잠시 후 마담을 포함해 7명이 들어온다.
들어오자마자 그녀들은 집사에게 약을 하나씩 받아먹는데
우리가 먹은 약과는 달리 타원형의 하얀 캡슐 약이었다
나와 조철현, 담사박은 파트너가 2명씩이었고 최정식은 1명인데
마담은 담사박과 관계가 있는지 그 옆에 앉았다
그러고 보니 모두 기존에 정해진 파트너들이 있었고 나 때문에 아가씨들을 줄 세운 것 같았다
나중에 온 3명 중 집사는 이 유희에서 진행을 맡은 역할이었고
나머지 2명은 담사박과 조철현이의 보디가드인지 파트너도 없었다.
한 여름 밀폐된 방에 에어컨도 끄고 있으니 숨이 막힐 만도 한데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별 불편함이 없었다.
집사가 사과궤짝만한 아이스박스를 가져다 놓고는 오디오를 켜자
"삐빼~ 삐빼~~"
아주 거슬리는 테크노 음악이 흘러나왔다
음악이 시작되자 좌중의 모든 사람들은 마치 좀비같이 일제히 동시에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숙인 채 도리도리를 하는 게 아닌가
벌써 약효가 돌았나? 아니면 평소에 젖어있는 상태인가?
나도 따라서 한 번 흔들어봤다 맹맹하니 헛짓이다
무료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안되겠다 싶어 담사박에게 나는 술을 갖다 달라했다
담사박은 내 옆에 앉더니 내 손바닥을 만져보고 내 눈꺼풀을 올리고
폰 후래쉬로 비쳐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집사를 불러 뭐라 하자
집사는 손가방에서 약통을 꺼내와 아까 먹었던 약을 똑같이 절반을 줬다
나는 약을 받아먹고는 그래도 술을 달라하니 담사박은 독한 술은 안 된다며
칭따오 캔 맥주를 2캔을 가져다주었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니 살 것 같았지만 아직도
정신은 말짱하니 그대로였다
그런데 갑자기 집사가 음악을 끄고는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자
날카로운 음악과 도리질 훈김에 혼탁하던 실내 공기가 맑아졌다
좌중의 사람들은 아쉬운 듯 하면서도 소파에 널부러졌다
그러자 아가씨들은 아이스박스에서 물수건을 꺼내와 벗은 웃통을 닦아주었다
나는 땀은 안 났지만 시원하기는 했다
그런 쉬는 시간이 3 파스가 지나가도록 나는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시 또 약 반 알을 먹고 세 시간이 지나도록 변함이 없자
몇 번이고 내 손바닥과 눈을 뒤집어 까보던 담사박은 집사에 무슨 지시를 했다
밖으로 나가 한참 후에 돌아온 집사는
하얀 가루가 들은 엄지손톱만 한 비닐을 가지고 와 담사박에게 전한다.
담사박은 마치 영화에서 보듯 매끌매끌한 도마 같은 것 위에 가루를 까놓더니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느다랗게 일자로 정렬해놓는다
그리고는 빨대를 짧게 잘라 주며 한쪽 콧구멍에 넣고
다른 쪽 구멍은 손가락으로 막고 단숨에 아래에서 위쪽으로 훑으며 들이키라 했다
망설이거나 주춤거려 가루가 점액질에 묻으면 그자리가 헐 수 있으니
꼭 단숨에 남김없이 들이키란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며 주변을 보니 모두 나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그것이 헤로인인지 코카인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노란 약보다는 훨씬 상급인 모양이다
나는 이내 시키는 대로 시원하게 빨아들였다
이 약효가 좋은 건지 아까 먹은 약기운이 이제야 퍼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변화가 일어난다.
일단 손바닥에 끈적하게 땀이 나기 시작하고
갑자기 정신이 깨끗하게 맑아지며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 듣기 싫던 테크노 음악이 짜릿짜릿하게 앵겨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 무리에 섞여들어 같이 도리질을 하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고 그야말로 신비한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 집사가 리드하는대로 1시간여 동안 도리질과 함께 땀을 흠뻑 흘리며
황홀경에 빠졌다가
음악을 끄고 에어컨을 틀고 소파에 누워 눈을 지그시 감고 있으면
구름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거기에 아가씨들이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면 천사가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막상 날씬하고 앳띤 여자들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성적인 쾌락 같은 건 이 약들의 위력에는 못 미치는 모양이다
그렇게 천사의 손길 아래 한없이 누워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집사는 또 음악을 틀고 다시 우리를 일으켜 세워 도리질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리질을 할 때는 소파에 눕기가 싫고
한 번 소파에 누우면 다시 일어나기 싫었지만
집사는 운명적인 임무나 되는 양 철저히 반복하며 지켰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렇게 땀을 빼고 쉬고, 반복해야
약성분을 밖으로 배출하여 중독이 안 된다는데 그때 들을 때는 그렇듯 하고
일리가 있어 보였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약쟁이라는 굴레와 중독자가 아니라고 외쳐보고 싶어 옹색하게 지어낸 논리였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칠 줄도 모르고 날을 꼬박 새웠다
몇 시나 되었나?
집사가 담사박에게 귓속말을 하자 담사박이 일어나 우리를 이끌었다
여자들과 다른 인원은 더 즐기라는 듯 남겨 둔 채
우리 네 사람만 나와 인근의 담사박이 운영하는 사우나로 갔다
개운하게 사우나를 마치고 상쾌한 기분으로 별도 룸으로 된 휴게실에 마주 앉았다
열대과일로 만들었는지 달달한 스무디 같은걸 마시는데
분위기나 모든 게 잘 짜인 한 판의 세트 같았다
좌중에는 뜨뜻한 동질감 같은 게 흘렀는데,
우리가 보통 접대 등을 이유로 술을 마실 때는 1차 2차 하다가
3차 룸살롱 정도 가서는
"어이, 세춘씨 오늘부터 우리 말 놓고 친구 먹게
알았냐? 세춘아!"
그래놓고 다음날 해장 자리에서는
"속 좀 괜찮어... 요?"
이렇게 서먹해지는 게 일반적인데
약질로 날을 샌 후 상황은 좀 달랐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난 뒤의 동료의식이랄까?
그런 동질감이 서로의 벽을 허물어 모두 거리낌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그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 있었을 것이다
예정했던 대로 인 듯
조철현이 사업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들어보니 거창하고 복잡한 것은 아니었고
형이 개입하여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연유도
내가 짐작하고 예측했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담시박의 사우나중 한 곳을 증개축을 하는데
1층에 100여 평 규모로 젊은 층을 겨냥한 퓨전 주점 겸 식당을 오픈할 계획인데
그 영업권을 조철현이 담사박에게 부탁하자 담사박은 형이 투자하는 조건을 걸었고
형은 내가 타당성 조사를 하고 내가 운영에 참여하는 조건을 걸었다
언뜻 보기에는 내가 키를 쥔 것 같아 보였지만 전반적인 상황의 흐름을 보면
담시박이나 형이 조철현과 동업이나 엮이기 싫어하는 느낌을 나는 받았는데
조철현은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굳이 내색할 필요가 없었고
오히려 긍정적이고 전향적으로 형과 상의하겠다고 희망을 줬다
보아하니 어제 약 파티비용은 조철현이 댄 듯하고
내가 반응이 없자 가져온 가루약은 담시박이 서비스로 준 것 같다
담사박은 내가 약에 반응이 그렇게 늦은 것에 대해 못내 의아해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 즈음이 내 일생 중 체력이 가장 좋았을 때가 아니었나싶다
혼자 지리산을 북북 헤매고 다니며 종주를 식은 죽 먹 듯 하면서
주변에서 빨치산 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나는 내심 이미 결정을 했다
형이 내 핑계를 대도록 하면 되지 머...
이것이 아니라도 이미 다른 건으로 셋이 얽혀 있는 것 같으니까
그리고 어제 받은 접대는 오늘 룸에서 내가 한 잔 사는 것으로 갚으려 마음먹었다
형이 여비로 300을 줬으니 100은 내가 남기고 200정도면 충분하겠지
그리고 2박 후 귀국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점심 때
생각지 못한 상황이 발생을 한다.
그리고는 일정이 예측하지 못하게 늘어나 버렸고
첫 날 했던 약파티는 예고편에 불과 했다
2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