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9-21 10:32
전주 '본정통'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801  

2021. 9. 17(금)


사실 이 '본정통'이란 말은 일제 잔재로 쓰면 안되는 말이지만

이 거리를 달리 알기 쉽게 표현 할 단어가 없어 보통명사로 빌려와 써본다

현재 입장에서 꼭 달리 말하자면

동문길, 웨딩거리와 웨리단길이라고 하면 되긴 되겠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 길의 우측은 70년대 전주전국체전을 계기로 '충경로'가 뚫렸고

좌측으로는 최근 도로명 주소를 쓰면서 '전라감영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여기는......


이것은 내가 쓰고 싶어서 쓴건 아니고

쉬는 날 객주에서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귀가를 하려는데 보통때는 택시를 불러 가곤 했는데

대목 앞 금요일 퇴근시간이라 택시가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걸어가기로 작정을 하고

걸어가며 무심코 찍은 사진들에 옛 생각이 겹쳐 즉흥적으로 쓰게된 것이다



아래 사진들을 찍으며 결어간 동선이다



19:45 객주를 나서 동문길을 걷는다 우측에 밝은 곳이 어렵게어렵게 명맥을 이어가는 홍지서림이다

그 밑으로 지금은 문을 닫은 '탑외국어...' 자리가 70년대 '방가로'라는 아이스케키 겸 제과점이였다

한상채라는 친구가 그 집 아들이었는데 얼마전 죽었다



이제 동문길을 벗어나 팔달로로 접어든다

바로 좌측이 전북은횅 본점 자리이고 길 건너 우측에 꽃심이라는 새로 생긴 호텔이

과거 전신전화국 자리이다



팔달로와 교체하는 이 곳이 미원탑 자리이다



미원탑,

좌측 건물이 시청이었는데 자세히 보면 1967년 사진이라는 걸 알수있다



우측의 표지석은 거리를 재는 기준석이다

가령 군산까지 56Km 라면 이 표지석에서 군산시청까지의 거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신전화국 앞은 그 시대 우리들이 '전다방'이라 부르며 흔히 약속을 잡는 장소였다 



이 표지석은 1964년에 세워졌군

나 초딩 2학년때네....



지금의 기업은행인 시청자리를 지나 본 중앙동으로 접어든다

우측의 3층 건물은 경원동우체국인데 지금은 신시가지로 이전한 전주우체국자리이다



가족회관은 예전 70년대 공보관이라는 극장이 있었는데 초딩때 '적과 흑'이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지금은 정체모를 우측의 건물은 관통로라는 충경로가 뚫리기 전까지는

전주에서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었다

내 기억에 '태인가구'가 있던 자리인데 그 후로는 업종이나 상호가 수없이 바뀌었고 지금도 애매하네



저녁 8시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어둑껌껌한 여기는

한 때 전주 최고의 상권이었던 거리다



한 때 한국바둑계의 국수였던 이창호의 생가다

지금은 이창호 가족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그 이름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임대.....



또 임대.....

구도심 활성화라는 사업의 일환으로 웨딩거리로 변신해 좀 살아나나 싶었는데

코로나에 겹쳐 계속 임대만 늘어난다



이 나은갤러리자리는 70~80년대에 '로얄백화점'이 있었고 2층은 당구장,

저 골목은 '후문집'(도청후문)이라는 막걸리집이 있었는데 항상 북적거렸었다



그래도 이 사거리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바로 인근에

부래옥, 풍년제과, 일력일식, 아담다방, 홍콩반점 등이 있던 사거리인데 

이런 코너도 임대가 나왔네



그나마 오랜 세월 유지하고 있는 송림일식...

가족회관 뒷골목의 동락일식과 몇 십년을 버티고 있다




어쩌면 이 거리의 터줏대감격인 진미반점이다

화교인데 로타리 활동 등 부단한 사회활동 노력으로 한국화 하려고 애를 써 성공한 케이스이다 


최근 이시계점 부근에서 이쪽으로 이전한 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초밥쟁이'

얼마전 주인 및 종업원이 코로나에 확진되어 얼마간 문을 닫았었는데 다시 열었군



이 사진은 1920년대 사진으로 초밥쟁이 부근에서 내가 온 길을 돌아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초밥쟁이' 밑으로는 '웨리단길'이라는 젊은 층이 붙인 이름하에

퓨전 카페 등이 번성하고 있다



한 동안 내 단골이었던 '다가연어'



어~! 근데 문을 닫았네....

여기는 웨리단길이 생성되기 전부터 있었는데....

쩝 찡하네.....






2016년 5월 16일에 클래식수업 동료와 교수하고 처음 갔었던 사진이다




완전히 죽었던 길이 '웨리단길'로 숨을 쉬기 시작했는데

자칫 젠틀리피케이션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좌측에 공사중인 건물은 예전의 '청석동 파출소' 그 뒤 '다가동 파출소' 자리이다

뭘로 새로 태어날지 궁금하다




우측의 도형스카시는 내 단골 술집에 자주오는 손님이 사장이다

좌측의 건물들은 이 부근이 '차이나거리'가 되게한 주역이다

화교학교(진미반점 사장이 교장)가 있고 전주 최초로 중국집 재료상이 있던 곳이다



핀트가 오토바이땜에 흐려졌네...

뒤편의 빨간벽돌 건물이 70년대 '실로암'이라는 전주 최초의 통닭집 자리이다



저 빨간 벽돌집은 미술하는 후배가 살고있는 창고형 집이다



좌측에 보이는 3층 원룸은 지금은 리모델링을 했는데

80년대 전주 초창기 원룸형 전셋집이었다

호스티스를 하던 '내 기억속의 여자 14화' 주인공이 살았던 곳으로 자주 드나들었다



길은 이제 천변으로 빠져나간다



천변에는 역시 새로 생긴 '온담'이라는 돼지고기집이 성업중이다 


사진 찍고 오다보니 술이 다 깼네....  

시간은 저녁 8시 10분이 지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