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2-05 10:33
해프닝이 있는 설 풍경(22')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646  

2022. 1. 29(토) ~ 2. 1(화)


29일 오후

동제는 이번 설 연휴에 가족들과 계획이 있다고

설 전 주말에 다녀가겠단다

유열이를 데리고 29(토)에 왔다가 30(일)에 가겠다고...


29일 오후 5시경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동제에게서 전화가 온다


"엄마가 1시간째 전화를 안 받으시네? 우리가 가는 줄 아시니 기다리실텐데?"


"알았다 내가 그 근방 가면 들러보마"


근데 그쪽 방향이 안 걸리네...

나도 전화를 두 번 해봤는데 역시 안 받으신다

1년이면 끽해야 양 명절에나 보는 손주인데 학수고대하며

어디쯤 올까 어디쯤 올까.... 도리어 전화를 해대실텐데....

이건 분명 무슨일이 있는거야

상당히 먼거리에서 빈차 불을 끄고 진북동으로 향했다

약 20분 거리인데 그 동안 별 생각이 다 든다

마음에 준비도 여러가지로 했다


보조 걸쇠가 안에서 걸려 있다

며칠전 수퍼 배달원이 번호를 유심히 보는 것 같아서

그때부터 불안해서 평소에는 안 걸던 보조걸쇠를 건다고 어제인가

말씀하시면서 이번에 번호를 바꿔달라하셨는데....


벌려진 틈으로 거실쪽을 보니 불빛은 보이는 것 같은데?

밸을 눌러대며 사정없이 소리를 쳤다


"계세요~!!!  계세요~!!!!"


..............


...............................


"누구세요???"


팔에서 고무장갑을 벗으며 현관쪽으로 어머니가 나오시며

묻는다


전화기를 바꾸셨다는데 소리가 제로 상태로 줄여져 있었다

일을 집어치고 술이나 마시자~! 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차로 돌아간다


30일 오전


동제에게 전화가 온다


"형 오늘 쉬는 날이라면서 점심이나 다 같이 하지?"


메뉴 고르는데 한참을 의견 좁히다가

'종로회관'으로 결정을 했다

근데 종로회관이 베렸네

비빔밥과 떡갈비 밖에 없다

전에는 홍어탕, 생태탕 등 탕 종류도 많았는데....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나왔다

어머니가 홍어탕 말이 나왔으니 금양정으로 가자고 하신다

별로였지만 더 헤매기 싫어 금양정으로 간다


어머니와 나는 홍어탕, 동제는 청국장, 유열이는 떡국을 시킨다

홍어탕과 떡국은 1만원 청국장은 8천원인데......

5천원짜리 백반만 못하네....

유열이도 맛이 없는지 먹다말고 핸폰만 구구다 본다


어거지로 한끼 때우고

헤어져야 할 시간

유열이 세뱃돈을 주려고 뒷주머니를 더듬으니 지갑이 없다

급히 식당으로 들어가 의자를 훑어보니 없다

가만이 되집어 본다

동제가 집으로 델러 온다 해서

미리 차에 가서 지갑을 꺼내왔었다(평상시 늘 차에 지갑을 놓거든)

그리고는 종로회관 의자에 앉았었지?


"종로회관으로 가보자 가는 길에 우리 집이 있으니 허실 삼아 들러보고 가자"


차 속의 콘솔박스에 항상 지갑을 넣어 놓는데 열어보니 역시 없다

아까 당연히 가져 갔거든....

왔으니 집에도 들어가 봐야지...



어~! 이게 왜 여기 있지???

여기는 내가 지갑을 놓는 자리가 아닌데???


차에서 지갑을 꺼내 올라와서

나가기 전 PC를 꺼야 하는데 그 순간 동제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오나 마음이 급해져

PC 자동 전원 꺼짐을 설정해 놓고 뒨전대는 사이 지갑을 깜박해 놓고

주머니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열이 한바터면 세뱃돈 못 받을번 했네


그렇게 동제와 유열이는 올라가고.....


알라딘 헌책방에 책을 팔려고 가는데

어~ 휴일인데 헌혈을하네?

알바학생들이 헌혈 피캣을 들고 내 단골 헌혈 장소에서 서성인다



지난번 하고 두 달이 넘었으니 해도 되지.....



헌혈을 했으니 막걸리와 바지락탕으로 피 보충을 해야지



31일 저녁


설 전날이다

설날은 쉬는 날이 아니어도 별 수 없이 쉬기로 작정을 하여

오늘은 꽉 차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동연이가 대낮부터 도착을 하여 빨리 끝내라고 보채싼다

저녁 10시에 마칠 예정이었는데

1시간 땡겼다



안주가 이것저것 있다고 했지만 태평진미집에서 고기와 김밥을 1인분씩 포장해 갔다



제수씨의 특별안주....  랍스타 치즈 요리.....

별 3개.....



모처럼 동연이 아들 셋이 모두 모였다



동연이는 코를 심하게 골아 양압기를 착용한다고.....

앓느니 죽것다



1일 아침


(내가 나이가 몇인데 억지로 한복을 입히고 난리야~!!!!)



모두가 합심하여 차례준비



이번 차례의 초중종헌은 모두 손주들이....

며느리는 강아지 데리고 놀고 있다



시어미 : "이번에는 며느리가 마무리 해라"



며느리 : '매번 이번에는.... 이번에는.... 언제 안 그런적 있나?'

한편, 똘복이는 시야가 완전 가려진 지 어미를 보호하느라.....



차례가 끝나고 조손 세배 타임.......



저 봉투에 얼마가 들어 있으려나???

야들아 크게 기대 말거라~~~



이번에는 부자 타임....



해장술에 신이 났네

오늘도 아침부터 맥주와 정종으로 시동을 건다



'애들아 빨리빨리 서둘러라 눈 많이 온단다'


나 먼저 가려는데

자동차 키가 없다

또 한 번의 소동이 인다

안방의 돌침대 위에 빠져 있다

드디어 내가 맛이 가고 있는 거지????


어 진짜 눈이 오기 시작하네



집에 오자마자 컵라면에 위스키로....

떡국은 안 퍼져서 안 먹었걸랑.....



1일 늦은 저녁



하루종일 마시고 마지막으로 동문사거리 부근 '나무'라는 카페에서

설날을 마무리 한다


명절 싫다

생활 리듬이 깨져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