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8-10 14:23
고구마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484  

2022. 8. 10(수)


내가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쉬는 날 3 연속으로 옥수수에 꽃버섯에 이제 고구마순까지....

모두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다

늙어 가는 건지 아니면 내가 제일 싫어 하는 프로인 '나는 자연인이다'가 되려는지....


근데 오늘은 사우나가 쉬는 바람에 산을 안가니

시선을 고구마밭으로 돌렸을수도 있다

더구나 어제 일을 하다가 정로 사무실 부근을 갔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 볼 일 보고 잠시 사무실에 들렀다

이야기 도중 정로 땅이 있는 금상동 고구마밭 이야기가 나왔는데

고구마 넝굴이 어마어마 하다고.....

이게 발단이 되긴 했지


6시가 가까워오는데도 남부시장 철물점들이 문을 안 열었네


두어바퀴 돌고돌아 다시 오자 한군데가 막 문을 연다

마대자루가 하나에 500원이라는데 마수에 꼴랑 하나 살 수는 없고

2개를 샀다


비가 부슬부슬 온다

차라리 마구 쏟아졌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맞고 따게.....


이게 6월 8일 사진이다....


2 달만에......

와~~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제 용순이와의 통화를 떠올려본다


나 :  "어이, 용순이 내일 정로네 고구마밭에 고구마 순 따러 가는데 어떻게 따야 하는가?"

용순 : "본 줄기는 놔두고요 옆줄기를 따서 잎을 훑어 버리면 돼요"



여기서 좌측으로 뻗은 줄기를 따라는건가?

근데 훑을 이파리가 없는데? 하나 밖에???


암튼 이렇게 저렇게 헤매본다


해충기피제를 뿌렸는데도 모기가 사정없이 달려든다

비라도 쏟아지면 나을텐데 그쳐버렸다


그래도 한참 열중인데 저쪽 밭 끝에서 누가 뭐라고 소리를 친다

 처음에는 밭을 지키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손을 흔들고하는 몸짓을 보니 친근하게 아는 체를 하는 분위기다

'아는 사람인가?'


한참있다가 가까이 가봤다

환한 얼굴로 반기는데 누군지 모르겠다


"혹시 누구신지요?"


뒤쪽을 가리키며 "아, 저 교회 목사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땅 살 때 관계된 목사가 있다고 언뜻 들었는데

그 분인 모양이군


"아 예~~~ " 인사를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간다


이제는 편하게 도로가에서 따고 있는데

동네 아주머니인듯....  지나가면서


"퍼런것도 맛있다요?"


"???????  왜요? "


"나는 퍼런 것은 안 먹어봐서요"


그러고 보니 어제 정로 사무실에서 미숙이 말이 줄기가 붉은 것이

더 맛나다고 한 것이 생각난다

어쩐지 내가 따는 곳은 앞서 딴 흔적이 없다

며칠전에 와서 땄다는데...


'그럼 나는 여태 못 먹을 것을 딴건가?'


이리저리 둘러 보니 길 반대 안쪽에서 따 간 흔적이 있다

그쪽으로 옮긴다

마대 2 개 사길 잘했네.....



여기서 따보니 확실히 줄기 감촉이 다르다

부드럽고 길고....  시장에서 파는 것과 비슷하다

근데 저렇게 따도 밑에 고구마는 지장 없는건가?


얼굴이 울퉁불퉁 괴물이 된 것 같다

모기가 기피제 안 뿌린 얼굴을 집중 공격해서.....


이 만큼 땄다

좌측이 퍼런거....

우측이 붉은 것인데 사실은 밑둥만 붉었고 내가 딴 것은 똑같이 퍼렇다


한쪽 구석에 청개구리가 숨어 있네


요즘 다이어트 땜에 라면을 한참 못먹었는데

아침에 땀도 빼고 이른 시간이니 라면을 맛나게 먹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