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8(화)
그 예전, 시골의 월동준비를 아련히 그려본다
뒤란 쪽 처마 밑에 장작 뽀개 채곡채곡 쌓아 놓고
작은방 웃목에는 제릅대로 울타리를 만들어 고구마를 잔뜩 쟁여 놓고
김장독 채워 땅에 묻고, 그 옆에는 무수 구뎅이 파서 나중에 꺼내 먹으면
배보다도 더 맛난 무우도 채워 넣고....
그러고 나면 동지섣달 긴긴밤 호롱불 밑에 머리 맡대고 민화투 칠 일만 남았었지
이제는 아무리 시골이라도 저렇게 월동준비 하는 집 없겠지?
눈 오기 전에 소산원에 들어가 보일러 물만 빼면 되네
그리고 나의 월동준비?
침대 밑에서 겨울 옷만 꺼내면 된다
그런데 지난번 싹 정리해서 두어 보따리 아는 후배에게 줘버렸더니
겨울 옷도 없네
선풍이나 싸서 한 쪽에 치워 두고.....
홈매트 서랍에 넣고 나니 여름이 겨울로 그냥 바뀌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