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11-11 13:45
월동준비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15  

2022. 11. 8(화)


그 예전, 시골의 월동준비를 아련히 그려본다

뒤란 쪽 처마 밑에 장작 뽀개 채곡채곡 쌓아 놓고

작은방 웃목에는 제릅대로 울타리를 만들어 고구마를 잔뜩 쟁여 놓고

김장독 채워 땅에 묻고, 그 옆에는 무수 구뎅이 파서 나중에 꺼내 먹으면

배보다도 더 맛난 무우도 채워 넣고....

그러고 나면 동지섣달 긴긴밤 호롱불 밑에 머리 맡대고 민화투 칠 일만 남았었지


이제는 아무리 시골이라도 저렇게 월동준비 하는 집 없겠지?

눈 오기 전에 소산원에 들어가 보일러 물만 빼면 되네


그리고 나의 월동준비?


침대 밑에서 겨울 옷만 꺼내면 된다


그런데 지난번 싹 정리해서 두어 보따리 아는 후배에게 줘버렸더니

겨울 옷도 없네


선풍이나 싸서 한 쪽에 치워 두고.....


홈매트 서랍에 넣고 나니 여름이 겨울로 그냥 바뀌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