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12-23 15:04
괴이한 냉장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87  

2022. 12. 15(목)


나는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면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워야 좋다

지난 밤에 먹었던 막걸리는 왠지 미지근해서 이상했지만

냉장고에 들어 있던 막걸리를 마신 게 아니고

깜박 새로 가져 간 막걸리를 까서 그런 줄 알았었다


그런데 아침에 물 마저도 밍밍하지 않은가!

들어 있던 맥주병을 만져봐도 시원하질 않다

온도가 높으니 이상한 냄새도 풍긴다

냉장고에 문제가 있군



냉장고 위쪽에 다행히 서비스 번호가 붙어 있다


전화를 했더니 오늘 4시에 방문 할 수 있는 기사가 있단다

나는 그 시간이면 집에 없는데?

3시 30분쯤 기사에게서 전화가 온다

지금 가도 되느냐고...

나는 집에 없으니 비밀번호 알려 줄테니 

알아서 고치고 가라 했다



오후 5시 2분에 메시지가 온다

비싸기도 하네

근데 저 정도 금액이면 고치기 전에 물어봐야하는 거 아닌가?


집에 와서 보니 영수증이 놓여있다


근데 문제는 전혀 고쳐지질 않았다는 것이다

냄새가 나고 물은 닝닝하고....

오후 5시경 고쳤고

내가 들어 간 시간이 저녁 11시니까 그 시간이면 충분히 

시원해져야 하지 않나?

돈이나 한 두푼인가

전화를 하니 안받는다

그래서 메시지를 쏜다



다음날(16일) 아침 8시경

당황한 목소리로 전화가 온다

소형 냉장고라서 하나의 펌프로 냉각기를 

냉동, 냉장실로 보내는데 그 펌프는 냉장실이 아니라

냉동실에 있어서 반찬통을 움직일 필요가 없었고

오늘 다시가서 확인을 해 본다는 것이다


나는 한창 일하고 있는 시간인 오후 6시경에 전화가 온다

집에 있느냐고....

나는 들어갈 형편이 아니니 오늘도 혼자 가서 보라고 했다

한참 후에 전화가 온다

뭔가를 다시 갈았는데 그래도 안된다면 

무슨 센서를 다시 바꿔 갈아야 한다며

추기 비용이 더 발생해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집에 들어가니 무슨 부속품 2개가 박스에 들은 채

책상 위에 놓여있다

그게 바로 그래도 안된다면 교환 할 센서인 모양이다

나는 짐작 만으로 할 수 없어서

냉장실의 적정 온도를 찾아 봤다

여름에는 4~5도 겨울에는 1~2도 정도 란다


2번을 왔는데도 똑같이 닝닝하다


온도계를 넣어봤다


다음날 아침(17일 토) 온도계를 봤더니 12도다

냉동고는 영상 4도이고...

냉장고 밖은 5~6도이고 창문과 방충밤 사이에 놔둔

막걸리는 얼었는데....


아예 반찬통들을 다 꺼내버렸다


내 생각 같아서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쉬는 날이어도

고객 입장을 생각하면 토요일이라도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한번 와줄법도 하건만 얄짤없다


월요일(19일) 오전 10시경...

이번에도 나는 집에 없고 기사 혼자 마지막으로

지난주에 놓고 간 센서를 갈아 본단다

그렇게 해도 안되면 다시 통화를 해보자고...


집에 들어오니 맨 처음 고치기 전보다 

더 안 좋은 상태다

우아래가 다 밍밍하다

그래도 냉동고는 얼어있는 각얼음도 있어서 약간 냉기는 있다


다음날(20일) 아침 다시 전화가 온다

성질이 나지만 갸 입장도 깝깝하겠다 싶어 온화하게 말했다


'그래도 안되네요...'


받은 돈은 환불해 주겠다면서 계좌번호 알려주라고...

그리고 마지막에 갈은 센서는 새 것이라서 빼가고

처음 같이 원위치 시키겠단다

알아서 하라 했다




22일에야 환불해주네....


그러는 동안 집주인에게 냉장고가 고장나서 여차저차....

진행 상황을 이야기 해주고

최종적으로 못 고치고....

그랬더니 자기가 알아 본다고....


22일 목요일, 

전 날 저녁 모임이 있어 쉬려고 했는데

그다지 술도 많이 먹지 않고 잠도 일찍 깨서 일을 나갔다

그런데 점심때가 되면서 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에이, 오후에는 쉬어야지


쏘맥을 하려고 패트병 맥주와 쏘주를 사갔다

잠시 컴을 하고 마시려고 그래도 냉동에 잠시 보관하는 게 나겠다싶어

맥주와 쏘주를 냉동실에 넣었다


1시간 30분이나 되었나?


주전자에 섞으려고 꺼냈는데

어라 맥주가 얼었네?

쏘주도 얼기 직전이고....

그러고 보니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그 동안은 안 났었거든


맥주가 얼어 주전자에 쏟아 붓느라고 쥐락펴락 했더니 패트병이 쪼그라 들었다


냉장고가 살아 났나?

냉장실에 온도계를 넣어봤다


오잉!!!!  2도???

완전 정상이네???

이게 어떻게 된거지?


가만 그러면 집주인이 냉장고 주문했을지도 모르니 빨리 연락해 줘야 하네


여주인이 받는다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말을 한다


"세탁기 때문에요?"


느닷없이 왠 세탁기?


"아니 세탁기 아니고 냉장고 인데요 암튼 여차저차 5만원 들어 고쳤으니 안 알아봐도 된다고요"


"아, 바깥 양반이 세탁기라고 해서....  그 5만원 우리가 드릴께요"


"아녀요 내가 쓰다 그런건데 그냥 내가 부담할께요"


돈도 안 쓰고 생색낸다


오늘(23일 금) 아침

눈 쓸고 있는 80세 바깥 주인을 만난다


"나는 세탁기인줄 알았네요"


쩝...  내가 얘기 할때 냉각기, 냉각펌프, 안 시원해서...

콤프레셔 등등 알아 듣게 얘기 했건만

하긴 연세가 연세인 만큼 이해해야지

한바트면 멀쩡한 세탁기 바꿀번 했네

이젠 냉장고도 멀쩡하지만


같이 눈을 쓸었다


그나저나 저 냉장고 귀신이 붙었다 떨어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