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4-23 22:02
29번째 헌혈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3  
2024. 4. 21(일)

내가 처음 피를 뽑아 본 때가 중3 때다.
가출을 해서 돈이 떨어져 매혈을 한 것이다.
나는 중3 때도 덩치가 커서 휴가 나온 군인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지금의 엠마오 사랑병원 자리에 예수병원이 있었고 오전 10시면 채(매)혈을 시작하는데
일명 ‘쭈룩파’라고 전문적으로 피를 팔아먹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9시만 넘으면 예수병원 후문 쪽에 20~30명 정도 줄을 선다.
대부분이 그들이었고 나 같은 일반인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병원 직원이 나와서 보면 ‘쭈룩파’와 일반인을 금방 구별해 냈다.
‘쭈룩파’들은 일일이 팔을 걷어 주사 자국을 살폈고 10명이면 겨우 1명이나 통과고
나머지는 다 퇴짜를 놨다. 주사자국을 보고 언제 피를 뺐는지 짐작하는 것 같았다.
내 기억에 300ml 정도를 뽑는 것 같았고(현재는 400ml) 피 값은 870원을 줬다.
짜장면이 80원 할 때니까 열 그릇 값도 넘네..... 
담배는 제일 고급 담배가 신탄진으로 50원 이었으니 870원을 받으면 든든했다.
담배도 한 갑 사고 피 뺀 상태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면 팽~ 돌며 평소보다 취기 가성비가 엄청 좋았다.
상습적으로 뺀 것은 아니고 딱 한 번 팔아 봤다.

그 뒤 첫 번째 헌혈은 고딩때 미원탑 밑 헌혈버스에서 했는데 왜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게 된 동기는 무슨 좋은 일을 하자고 한 게 아니고
다이어트를 하기 전, 몸무게 줄이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시도 했고.... 
그러다 보니 습관적으로 하게 되었다.



오늘도 헌혈을 하려고 한 게 아니고 지나가다 보니 일요일인데도 문을 열었기에...




한 계단 더 올라가면 3층엔 당구장이 있는데... 살짝 구구다 보니 아직 문도 안 열었다.




문진을 끝내니 팔찌를 끼워 준다.




헌혈 센터 간호사들은 혈관을 기막히게 찾고 간단 명료하게 꽂아 넣는다.




선택 할 수 있는 선물이 극장표, 편의점 상품권, 햄버거 교환권, 커피 교환권, 문상, 등등...
두 가지를 선택 하라는데 나는 여행세트와 손톱깎기 세트를 선택했다.
헌혈증서는 당연한거고 명륜진사갈비에서 1만원 상품권을 찬조 했다고....



피를 빼고 15분 기다리는 사이 톡이 온다
29번째라네???

이거 밖에 안돼???

암튼 30번만 채우고 말까?
어차피 내 년이면 더 이상 헌혈을 못 하는데....




헌혈 당일에는 금주하라 하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평소에는 소맥을 1:2나 1:3으로 하는데 오늘은 피를 빼 보충을 해야 하니 1:4로 맥주 양을 늘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