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1-29 11:16
2025년의 충경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62  
2025. 1. 24(금)

전주의 충경로는 과거 서문이 있었던 다가동 3가 에서 동문이 있었던 경원동 3가 까지 약 1,300m 구간을 말한다.
이 길은 1970년대 말에 1980년에 열릴 제61회 전국체전을 대비하여 만든 길이다.
'충경로'란 명칭은 임진왜란 때 동쪽인 진안 방면에서 쳐 들어 오는 왜적들을 좁은 곰티재의 지형을 이용하여
필마단기로 수 십 명의 왜군을 섬멸한 '이정란'장군의 호인 '충경공'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장군은 왜군을 격퇴하고
소양을 거쳐 전주로 돌아오는 길에 현재 천주교 공동묘지가 있는 소리개재 부근의 개울에서 피로 범벅된 말을 씻겼는데
그래서 그 개울을 지금도 '세마천'(洗馬川)이라 부른다.

이 길은 내가 쉬는 날 막걸리 먹으러 다니는 길이다.
한때 번화가였던 이 길이 천천히 걸으면서 보니 한 집 건너 임대로 나와있다.
마음이 무겁다.



다가교에서 본 충경로(우리는 흔히 '관통도로'라고 부른다.)




충경로 1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면서 좌측의 첫 번째 도로명 주소이다.




도로명 주소를 만들 때 시청방향을 보고 좌측은 홀수, 우측은 짝수로 정했다고 한다.
나는 술 마시러 갈 때 짝수인 우측도로로 간다.




여기가 충경로와 팔달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이다.
부동산 번호가 붙어 있는 이 임대로 나온 곳은 과거 '민중서관'이란 서점 자리로 전주에서는 홍지서림과 더불어 양대 서점이었고 
이 자리는 땅 값이 손에 꼽을 만큼 비싼 자리였다.

여기까지 오면서 세어 보니 75개의 점포 중 31개가 임대로 나와 있다.




팔달로와 교차하는 충경로 사거리를 막 지났다.
여기는 KT 시내버스 정류장이다.
줄줄이 임대로 나와 있다.




충경로는 아직 더 이어지지만 나는 여기서 우회전하여 '객주'로 술 마시러 간다.
약 1,300m의 충경로 중에 850m 정도 에서 옆으로 빠지는 것이다.




충경로 2에서 충경로 86-1 까지 오는 동안 
총 점포 89개소 중 38개소가 임대로 나와있다.




내가 술 마시러 가는 충경로 (황색표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