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19(목)
쉬는 날이라 남부시장에서 토치로 삼겹을 꿔 먹고 객주에서 2차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규현이에게 전화가 온다.
이틀 전 엠마오사랑병원에 말기암인 각시를 입원시켰는데 병원에 가다가
병원 입구에 있는 우리 집에 내 차가 주차 되어 있으니
쉬는 날인가 해서 전화를 해 본다고...
몇 년 째 각시 병바라지에 홀쭉해진 규현이와 오랜만에 저녁 술을 마신다.
대학병원에 입퇴원을 밥 먹듯 반복하다가 이제야 겨우 호스피스 병원인 엠마오사랑병원으로 옮겼다고...
술자리를 끝내고 귀가 길에 병원에 들러 본다.
엠마오사랑병원 403호 라네..... 4층이면 그야말로 호스피스 말기 병동이다.
예전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준호엄마~ 동주형님 오셨어...."
끄덕이는 듯 마는 듯 알 수가 없다.
빨대로 입술을 적셔준다.
손을 잡아 봤는데 차갑다.
몇 십 년을 김장 때마다 김치를 가져 왔고
몇 십 년을 생일 때마다 찰밥을 잊지 않고 챙겨줬다. 내 생일이 정월 보름이거든...
나오는 길에 본 병원의 외관은 왠지 모르게 섬찟하다.
6. 20(금)
점심 먹고 한숨 자고 오후 일을 막 시작 하려는데....
규현이에게 전화가 온다.
"형님, 집사람 막 숨을 거두려 하네요."
14시 58분에 온 전화이다.
우연인가? 늘 켜 놓는 차 속의 라디오에서는 케루비니의 레퀴엠이 흘러 나온다.
15:25경 병원에 갔더니 이미 운명을 했다.
그리고
밤 23:00 경 대송장례식장...
국화꽃 한 송이로 작별을 해 본다.
6. 22(일)
전주 승화원에서 육신을 승화시킨다.
저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 하소~~ *
2019년 3월 21일
엠마오사랑병원 406호
친구 규팔이 병문안을 갔었다.
내가 병문안을 가고 이틀 뒤 규팔이는 갔다.
규현이 각시는 다음날 갔다.
나는 정녕 엠마오병원의 저승사자 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