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3(화)
정월보름날은 내 생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내 생일을 챙겨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작년(2025년)과 재작년(2024년) 연 두 해를 친구 생일 상에 초대를 받았다.
그 친구가 내 생일이 다가오자 은근히 압박을 해 온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단촐하게라도 한 잔 하는 수 밖에...
생일 하루 전날인 3월 2일 13:00에 점심 약속을 한다.
고향집이라는 그냥 평범한 식당이다.
3명이서 먹는데 10만원짜리 상으로 봐 달라고 미리 예약을 했었다.
내 의도는 이런 저런 반찬이나 안주를 알아서 깔아 달라는 것이었는데
예약하던 날, "오리로 할까요 닭으로 할까요?" 라는 질문에 무심코 "닭이요" 했었다.
'오리를 먹으려면 오리 전문점으로 갈거고 닭을 먹으려면 닭 전문으로 하는 데를 가지 머하러 여길 와?'
이런 생각이 당일날 떠오르네...
주인 입장에서는 단가가 있는 단품 메뉴가 아니면 금액 맞추기가 어려웠겠지.
당일에 시간이 다 되어서 내 생각을 말했고 주인도 이해 했지만 이미 늦었지 뭐...
그래서 그랬는지 특별히 문어 한 마리를 더 넣어 준다네.
뜨거운 백숙 안으로 문어가 들어다니 심하게 꿈틀거린다.
암튼 먹긴 먹었지만 10점 만점에 2점 정도의 낮술이었다.
3일 생일날이다.
매년 잊지 않고 찰밥을 해 오는 후배가 있었는데
찰밥해 주는 각시가 작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찰밥을 못했으니 기어이 점심이라도 대접하겠다네...
짜증났지만 각시가 죽고 난 첫해라 그냥 참고 먹기로 한다.
족발을 사서 내 단골집으로...
'족발은 내가 살테니 술값은 자네가 내소'
36년만에 뜨는 블루문이란다.
불길하게 생기긴 했네.
평소에 스타벅스 커피를 선물로 보내던 막내 동생이 이번엔 양주를 보낸다.
그러고 보니 이번 생일이 칠순이네....
이어서 바로 밑 동생에게서도 선물이 온다.
1등급 한우인데 투풀도 있네
생각보다 맛이 좋다.
막내가 보낸 양주는 아직 입고가 안 되어 꼼쳐둔 발렌 21년산을 곁들인다.
스테이크 소스, 겨자, 참기름소금, 통후추....
이렇게 골고루 찍어 먹으니 더 맛나다~~~ !
칠순이라서 그런가 평소 같지 않은 수선스러운 생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