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6-03-18 14:15
부르고 싶지 않은 진혼곡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19  
2026. 3. 18(수)


2026년 3월 13일 12시 40분 경 비보를 접한다.

만물은 이제 소생하고 있는데 아끼고 좋아했던 후배는 세상을 떠난다. 

이미 10여 개월 전에 말기암 판정을 받아 예견은 하고 있었고 

그 동안 점점 수척해 가는 모습과 잃어가는 생기를 보며 

희망을 하나 하나 접어 마지막 장까지 덮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막상 가버리니 허퉁한 마음에 슬픔이 고인다.


아쉬움과 그리움에 지난 시간을 뒤 돌아 더듬어 본다.




2003년 2월 9일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나와는 지리산 첫 산행이었다.




2003년 8월 13일 4박 5일 일정으로 지옥의 남남종주를 하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이 때 '만복대'(이철언), '작은세개'(최재홍), '프록켄타'(나) 이렇게 3명이서 
산행을 했었는데 철언이는 이미 10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이제 나만 남았네...





2004년 8월 21일 
지리산 국골에서 시작해 허공다리골로 내려오는 산행이었다.
내가 액자까지 만들어 준 이 사진을 재홍이는 좋아 했었다.



2004년 9월 4일
천년송 능선을 거쳐 영원령과 7암자 산행이었다.
'저그매'(재홍이가 지 각시를 부르는 애칭)가 무척 힘들어 했다.
재홍이가 주능을 가리키며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2025년 2월 9일
바래봉에서 광속단 정기산행이다.




2025년 3월 9일
오봉산에서 시산제를 지낸 날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에 그 어떤 조짐도 없었다.

그리고 
2025년 5월 11일,
우리 광속단의 5월은 항상 먼저 간 '만복대'(이철언)의 추모행사를
만복대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그 산행에 참석하려고 가는 차 속에서 재홍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 때만 해도 그렇게 절망적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2025년 6월 8일
운일암반일암 둘레길에서 '저그매'와 함께...
이미 병을 고지 받았지만 이 때는 '부정'의 단계였을 것이다.




2025년 10월 28일
재 오픈한 '진성칼국수'에서 광속단 번개를 쳤다.

산행 때 그의 별명은 '먹부'(먹고 부대끼자)였다
맛이 있건 없건 짜건 싱겁건 가리지 않고 완전 잡식성이었고 짜구날 때까지 먹었다.

그런데 오늘은 저렇게 마스크만 쓰고 먹지 못하다니 안타깝다.


2026년 1월 1일
병오년이 밝았다.
광속단 단톡방에 재홍이의 신년사가 뜬다.
 



2026년 3월 9일
평소에 영양제를 놔주던 자인플러스 병원에서 거절을 한다.
대자인 병원 응급실을 거쳐 '엠마오 사랑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2026년 3월 10일
엠마오 사랑병원에서 막내딸 민서의 시부모 될 분들이 문병을 한다.
얼핏 봐도 진실 된 사람들로 보인다.




2026년 3월 10일
결국 마지막이 된 가족 사진이다.
모두 V자를 그리는 가운데 재홍이도 말을 알아들어 손을 들어 동참을 한다.


2026년 3월 13일(금) 12:40경
재홍이 형수에게서 연락을 받는다.

엠마오 병원으로 가보니 모두 슬픔에 경황이 없다.
장례식장은 뉴타운으로 정했다 하고 나는 우선 영정사진부터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세상이다. 
폰 파일로 사진을 보내주고 택시를 타고 가니 이미 출력이 되어 있다.




장례식장 1층 사무실에서 제반 절차를 마치고 5층 식장으로 들어 선다.




안내판도 복잡한 형제자매 가리를 탔다.
나는 항상 자매들 이름이 헷갈린다.




제단의 장식 등을 기다리는 중...





제단이 갖춰지고 아들이 의식 준비의 첫 번째로 촛불을 붙안다.




93세 되신 노모께 알리냐 마냐를 고심하다가 결국 모셔왔다.
노모의 통곡과 무너지는 억장이야 말로 해 뭐 하랴~~




이 사진은 5개월 전 재홍이 가게인 진성칼국수에서 찍은 사진이다.
맨 오른쪽이 어머님이다.





준비는 모두 끝내고 망연자실하게 조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토) 12:50경
입관식이다.



마지막으로 보는 고인의 모습이다.




울음바다에서 외쳐보는 아들 놈 승호의 
'아빠, 웃으면서 보내자'는 절규는 공허하기만 하다




하늘로 가는 꽃가마라 생각하지만 서럽기만 하다.



2026년 3월 15일(일) 12:10경

원래는 12시 발인 예정이었지만 구이 집을 돌아 보기 위해 11시로 앞 당겼다.



그러다 보니 13시 예약인 승화원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사진 촬영 금지구역이다.
그런다고 못 찍나?




소각로로 들어 가는 순간이다.
가족들은 모두 실신하다시피 늘어져 버린다.




이제 그만 울음은 참고

묻어도 묻어도 안 되거든 

슬픔은 슬픔대로 

기쁨은 기쁨대로 그대로 기억하고 간직 하려무나.

  



완주공설공원묘역 추모관으로 장지를 정했다.


22봉안실 3호


부침과 굴곡도 있었고 비록 짧았지만 한 인간 최재홍

그 다운 삶이었다.


그리고 

2026년 3월 16일

느닷없이 재홍이에게서 단톡방에 톡이 온다.

'하늘에서 보냈나?'




아들놈이 아빠 폰으로 인사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 사족

예전과는 다르게 최근에는 제삿날(기일)을 정하는 방법은 대략 4가지가 있다.

재홍이로 예를 들어 보자.

사망일

음력 2026128

양력 2026313()

 

1. 음력 127일 밤 11시부터 지낸다. 전통적인 방식이다.

   돌아가신 날의 가장 빠른 시간에 모시는 것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시인 2723시부터 2801시까지에서 01시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돌아가신 전 날이 제삿날이라고 잘못 알기도 한다.

2. 음력 128일에 지낸다.

   자시나 이런 것을 따지지 않고 그냥 돌아가신 날을 기일로 정하는 것이다.

3. 양력 313일에 모신다.

   요즘 젊은 층에서는 음력으로 지내지 않고 양력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4. 양력 313일이 두 번째 금요일이니 매년 3월 둘째 주 금요일에 모신다.

   가족들이 모두 모이려면 주말이 적당하니 기일에 가까운 주말로 통일해서

   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도 선친 제사를 12월 둘째 주 토요일에 모시고 있다.

 

어느 날을 선택하든 가족끼리 의견 통일 되는 게 중요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