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19:48
[다시 밟는 코타 키나발루]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417  
<2008. 10. 4(토) 넷째날> 
        
게이트 오픈을 기다리며 공해상 스타벅스 체인점에서 냉커피를 여유 있게 마시고 있는데...
동행가이드 김근생이 자랑스럽게 다가오며 말을 전한다.
“비행기 캔슬되었데요.....이유는 아직 모르겠어요....”
탑승수속을 밟고 있는 A3 게이트 아시아나 항공측으로 재빨리 ‘아멜리아’를 보낸다.
아시아나 기장과 다행히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야할 말레이시아 항공 MH 064편이 엔진 고장으로 아예 
이륙을 못했단다.
아직은 언제 떠날 지 예측 할 수가 없단다.
그러면서 은근히 고소한 표정을 짓더라네......
왜냐하면 말레이항공과 대한한공은 제휴가 되어있는데 아시아나는 
말레이항공과 상관없다 이거지...
하는 수 없이 다시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로 입국수속을 밟는다.
말레이항공 측에서 나와 우선 호텔을 잡아주고 내일 다시 일정을 설명해 주겠단다.
    
공짜로 하루 더 있는 다니까 좋아들 하네....(사실은 걱정되는데 객기 부리는 거지)
‘아멜리아’는 뛰어 다니느라 못 마셨던 미지근해진 커피를 들이키고....

<2008. 10. 5(일)다섯째날>         

00:45 코타 키나발루 땅을 다시 밟고, 호텔까지 이동시켜 줄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자 당장 오늘은 일요일이라서 괜찮겠지만 만약 오늘내로
비행기 배정이 되지 않으면 출근 걱정, 애들 등교걱정 등등이 솔곳히 이나보다.
    
공항 앞에 다시 퍼 놓은 짐들....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데 과연 어떤 호텔일지 궁금해진다.
5성 호텔은 아니겠지만 컴플레인 때문에 그래도 완전 후진 호텔은 아니겠지...
02:20경에야 프롬내이드란 4성급 호텔에 도착한다.
로비에 ‘만복대’부부를 잠깐 기다리게 하고 ‘아멜리아’와 맥주를 사러 호텔 주변을 뒤진다.
세븐일레븐과 쓰리세븐 두 군데의 편의점이 문을 열고 있다.
    
쓰리세븐 편의점 앞에서....
출국하면서 링깃을 모두 없애버렸는데 편의점 어느 곳도 카드나 달러나 우리 돈을 안 받는다.
하는 수 없이 다시 호텔로 돌아와 호텔 캐셔에게서 70불을 바꿔 맥주를 사 온다.
병맥주 4홉짜리가 18링깃, 우리 돈 7천원 정도.....
6병을 사서 로비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김근생에게 1병을 준다
 
    
나중에 어떻게 될망정 술이 들어가니 기분은 좋다. 비록 새우깡 안주 하나지만...
03:40경 취침에 들어간다.
일정이 없기 때문에 눈 뜰 때 까지 마냥자면 된다.
늦게 잤지만 6시가 조금 넘으니 눈이 절로 떠진다.
(사실은 ‘만복대’ 담배연기 때문에 깼지만....)
    
호텔 창밖을 보니 바로 앞이 바다다. 무지개도 길게 늘어져 있다.
07:40에 아침식사를 하는 중에도 어떠한 결정이 나오지 않는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 딩굴거리는데 밖에는 비가 엄청 쏟아진다.
우리는 상관없으니 고소하다.
11:30경 로비에 대책회의가 소집된다.
내용인 즉은, 
오후 5:30에 말레이항공이 준비되어있고
밤 11:40에는 아시아나 항공편이 있는데
한국으로 떠날 우리의 총 인원은 114명이다
말레이항공편의 좌석은 27석
아시아나 항공편은 87석
문제는 말레이항공은 5:30에 출발하여 쿠알라룸푸르에서 환승을 해서
인천에 도착하면 10/6(월) 08:40이 되고....
아시아나는 밤 11:40에 출발하지만 인천에 도착시간이 10/6(월) 06:00경이 된다
말하자면 2시간 40분 먼저 도착하려고, 말레이 항공 27석에 속하지 않으려고
심지를 뽑자는 둥..... 애들을 먼저 보내자는 둥.......
애들을 먼저 보내자는 말에 ‘아멜리아’가 킬킬거린다.
‘무슨 난파선에서 구명보트 띄우냐고..... 애들은 학교 빼먹으면 더 좋아하는데...’
결국 혜초여행사에서 온 천지산악회와 SK산악회 30명 중 27명이 말레이항공을 타기로
자진 요청하는 바람에 우스꽝스러운 심지 뽑기는 중단되었다
아시아나항공을 타게 된 몇몇 사람들이 빨리 도착하는 것에 안도하며...
등산하는 사람은 멋지다고 박수 치는 꼴이라니....
나 개인적으로는 지루하게 밤 11시까지 뒨전거리느니 수도가 있는 서말레이시아도
밟아보고 쿠알라룸푸르 공항도 구경하고 선물도 받고 맛난 저녁도 먹고......
(말레이항공측에서 말레이항공을 타는 27명에게 쵸콜릿도 주고 저녁도 근사하게 산다니..) 
 
    
심지 뽑으려고 ○, × 종이 만드는 중....
우리의 호텔 출발 시간이 밤 9시 30분으로 결정지어지니 이제부터는 여유가 생긴다.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다시 나타난 신성규 현지가이드, 박물관 구경을 권한다.
14:20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박물관으로.....
벨보이에게 택시를 불러 달라하자 그 순간 일반 승용차가 손님을 태우고 들어온다.
손님이 내리고 벨보이가 그 기사에게 뭐라 하면서...... 우리에게 타라고 권한다.
택시가 아니라도 일반 승용차들이 영업을 하나보다
박물관까지 15링깃 약 6천원정도..... 
이제부터 가이드 없이 우리끼리 하는 진짜 관광이다
    
사바 주립 박물관 입구
말레이시아는 영어를 자기들 입맛에 맡게 가져다 쓰는 것 같다
(museum → muzium,  taxi → teksi)
    
박물관 밖에 있는 1차 대전 때 영국군이 쓰던 대포
박물관 내부에는 카메라가 반입 금지된다.
박물관이라해도 15세기 이전의 역사적인 유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규모로 봐서는 우리나라의 한 도시의 박물관을 들른 느낌이다
    
박물관에 있는 쇼핑코너, 가격도 엄청 싸고 토산품 위주라서 고를게 많다
‘만복대’는 여기서 많은 선물을 산다.
    
택시를 기다리며.......
박물관 매표 겸 검표소에서 택시도 불러준다
    
금방 달려온 택시, 갈 때는 20링깃을 받는다. 콜~~ 값이겠지
17:30 호텔 바에서 맘 먹고 칵테일과 언더락 따블로 째를 낸다.
    
버번콕과 죠니워커 블랙 따블 언더락.....
저녁식사와 곁 드릴 맥주를 사러 새벽에 갔던 쓰리세븐 편의점을 갔더니
바로 옆에 ‘한국수퍼’가 있는 게 아닌가
밤 12시면 문을 닫으니 새벽에는 못 봤나보다
반가운 소주가 6천원이다
2병을 사들고 호텔로......
꼬박 세 끼를 호텔에서 먹는다.
 
    
소주병을 사들고 호텔 입구에서....
18:30 저녁식사
    
소주를 곁 드리니 살 것 같다......하지만 유영순은 여전히 곤욕...
19:40 배도 꺼트릴겸 호텔 주변으로 산책을 나간다
백화점인 Centre Point 쇼핑몰이 나온다.
막 셔터들을 내리고 있다
    
백화점 화장실 이용료가 0.2링깃 약 80원이다
그런데 강제는 아닌 것 같다 
안 내도 무방한 듯
삐끼에게 걸려 발맛사지를 당한다.
35분에 18링깃(7천원정도)인데 산에 갔다 와 뻐근했던 다리가 쏴악~~ 풀린다. 
팁을 좀 주려 했는데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발 맛사지 숍을 나선다.
나중에 유영순이 우리 만 갔다고 투덜댄다.
21:30 호텔 로비에 집결
    
Promenade 호텔에서 체크 아웃.....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 이제 진짜 가나보다....


코타 키나발루 시내 지도,  우리가 밟았던 곳을 표시해 놨다 
 
아시아나 항공기내.......
자리가 상당히 많이 비어있다
말레이 항공으로 간 27명 모두는 아니더라도 거의 다를 태울 수 있을 것 같다
말레이항공이 우리의 편의 보다는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말레이 항공에 비어있는
27석을 꽉 채우고 나머지를 아시아나로 보낸 것이다
<2008. 10. 6(월)여섯째날>
         
맥주 2캔과 위스키 언더락 2잔을 폭탄주 만들어 쭈욱~~ 들이키고....
시계를 01:45에서 02:45으로 고치고 잠을 청한다.
비행기에서는 기압 때문에 적은 술로 빨리 취하니 좋다
피곤했나???? 
“우리 비행기는 곧 인천공항에 착륙하겠습니다”라는 기장 목소리에 잠이 깬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06:10경
유영순은 애들 때문에 집에 전화부터 하느라 정신없다
    
06:30발 전주행 리무진을 기다리며......
리무진에서도 깜빡 잠이 든다.
    
천안 논산간 정안 휴게소,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원래 일정이 4박 6일이었다면 그리 피곤하지는 않았을 텐데
예정에 없던 하루가 계획 없이 늘어나니 그런 것 같다
서울을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더 걸려서 그랬나?
예정보다 30분이 늦은 11:30에 전주 코아호텔에 도착한다.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아멜리아’는 영흥관에 가서 물짜장을 먹자고 찔벅거린다
하지만 그 동안 유영순이 먹을 것 땜에 얼마나 고생을 했나!!!!
‘아멜리아’ 저는 먹을 것 다 먹고 한국 와서는 물짜장???
나는 깊은 측은지심을 가지고 유영순을 위해 연지회관의 갈비탕을 선언한다.
(사실 ‘만복대’도 영흥관 물짜장 먹으러 갔으면 했다.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며칠 동안 못 먹은 속에 밀가루 것이 들어가서 쓰나.....
연지회관 앞으로 막 차를 주차하려는 순간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나 ‘장발짱’이 막 혼자 영흥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연지회관과 영흥관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야야~~!!! 금수야~~~ 나와 나와~~~‘
반갑게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장발짱’을 만난다.
‘장발짱’도 깜짝 놀란다
(자슥~ 같이 점심 먹을 사람이 없어 불쌍하게 혼자 짱개집을 가냐????)
 
    
비로소 유영순의 젓가락질이 빨라지고 얼굴에 생기가 돈다.
유영순은 샹차이의 맛을 잊었는지 벌써 내 년 여행을 들먹이며.......
‘만복대’ 눈치를 본다.......  *



2013. 11. 30현재 조회수 : 2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