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1-02 19:01
첫 사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145  

2016. 12. 17(토)


“앙앙 ~ 엄마 쉬 마려워...”

차가 막 출발하자마자 여자애가 울기 시작한다.

“차타기 전에 말해야지 이제 말하면 어떡해!”

서너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징징대는데
손잡고 온 여자가 할머니인줄 알았더니 엄마였네
늦둥이 아니면 엄마가 너무 늙었나?

“팔복동 지날 때 길가에 잠시 세울까요?”

전북대에서 승차해서 외곽지역인 동산동으로 가는 터라 중간에 공단지역을 지나치니
아이가 쉬 할 만 한 장소는 얼마든지 있었다.

“아뇨 제가 다른 데로 신경(관심)을 돌려볼게요.”

그러더니

“어떤 인형을 갖고 싶냐... 집에 가면 뭐 먹을래...  아까 그 이모네 집 다음에 또 가자...”

열심히 말을 걸며 애의 혼을 빼니 좀 잠잠해 진다
나는 나대로 불안해서 열심히 과속을 하여 처음 가보는 목적지인 반월동 남양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일단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니 나도 애 엄마도 한시름 놓았다
그런데 그 순간
애가 더 다급히 울음을 터트린다.

“앙~~~ 쉬 나온단 말야~~”

막 쌀 것 같은 분위기다

“어느 쪽으로 가야죠?”

“이쪽으로요!”

(이씨~! 뒤에서 이쪽 저쪽하면 어딘 줄 알아 좌든 우든 방향을 말해줘야지....)

잠시 정차하여 돌아보며

‘어느 쪽요?“

그러자 애 엄마도 어지간히 다급했는지

“그냥 여기서 내릴게요.” 하며

만 원짜리를 건네준다.

나는 바삐 거스름돈을 준비한다.

그 거스름돈을 챙기는 동안 엄마가 택시 문을 열어버리는데
그 순간 스타렉스가 지나치다 열린 택시 뒷문에 운전석 옆구리를
받히고 만다.

알아보니 100% 내 잘못이란다.
애 엄마도 처음에는 자기 책임인줄 알고 안절부절못하다가 여기저기 전화로 알아보더니
이내 자기 책임이 아니란 걸 알고서는 그래도 지갑을 톨톨 털었다며 3~4만원을 쥐어주고는
황망히 사라져 버린다. 아이고 그나마 고맙네...

정확히 택시를 시작한 지 32일만이다
회사에서는 3개월 이내 수습기간에는 모든 사고가 본인 책임이라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택시 열린 문의 모서리에 스타렉스 옆구리가 찍힌 거라 내 택시는
거짓말처럼 흠집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것이다

스타렉스 운전자는 70대 떡방아간 주인이었다.
아파트에 떡 배달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택시가 서 길래 몇 번 빵빵거렸단다. 그런데도 가만히 있길래 옆으로 추월하는 순간
문이 열렸다고...

요즘은 이렇게 가벼운 사고라도 본인이 피해자가 되면 병원부터 가서 입원비 일당 등등을
챙기는데 이 양반은 양심적이다 차만 고쳐달란다.

회사에 사진을 찍어 견적을 알아보니 차 고칠 동안 렌트비까지 하면 최하 50만원에서
100원은 든다고....

그런데 여차저차해서 차도 말끔히 고쳐주고 돈도 10전도 안 들고 해결했다
(상황은 탑~~ 씨크릿~)






이 이후로 영감님과 친해졌다

부근에 지나다가 들르면 떡을 막 쥐어준다

그런데 내가 떡을 먹어야 말이지....   *


2017. 11. 2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