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3-25 11:27
"끼울 줄 모르는데요?"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117  

2016. 11. 16(수)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는 날이다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손 봐야 할 것이 카드결재가 가능케 하는 것과

요금 미터기 '주행' 버튼이다  차가 오래되어 많이 써먹어서 그런지 버튼 케이스는 어디로 도망가고

손톱 끝을 깊게 집어 넣어 힘껏 눌러야 겨우 작동을 한다

 

앞으로 내가 그만두지 않는 한 폐차 될때까지 몰아야 할 내 차!

기한이 1년 6개월 쯤 남았다나?  중형영업용 회사택시의 운행기간은 6년이란다


운행거리를 보니 351,379Km를 뛰었다

계산을 해보니....  4년 6개월 => 54개월 X 25일(1개월 운행일) = 1,350일

351,379 / 1,350 = 260.2807......

이 차를 몰았던 기사는 하루 평균 260키로를 뛰었다는 야기...


'빈차'와 '할증' 사이가 '주행'인데 보다시피 뚜껑이 달아나고 없다


뜯어내서 고치는 중

근데 회사에서 소개해준 수리하는 곳이 '야매'로 하는지 간판도 없고 잡초가 무성한 공터에 자리잡고 있다


고쳐진 버튼....

이 사진은 며칠 뒤 하루 매상이 기록을 세운 때 찍은 것

하루에 300,460원을 벌었다

남원과 상관 2건의 장거리가 있어서 가능했는데 물어보니 하루 30만원은 거의 불가능한 금액이라네


1시간여에 걸쳐 수리를 끝내고 비로소 택시다운 면모를 갖춘채 영업을 시작하니

마음이 편하다

카드 때문에 불안하지도 않고...


그런데 밤이 되어 또 문제가 생긴다


카드 영수증 용지가 떨어져버렸다

전무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아무 택시나 잡아 천원주고 사란다 (나중에 보니 5개에 2천원)

이씨~~~!!!!! 쪽팔리게....

어떻게 할까 망설이는데 이게 무슨 우연이야

마침 우리회사 택시가 신호대기하고 있는데 옆에 서는게 아닌가

얼른 창문을 내리고

"카드 용지가 떨어졌는데 도와주세요!"

그랬더니 알았다면서 옆의 콘솔박스에서 조그마한 말린 종이뭉치를 꺼내 건네 주는거....

.............

"이거 끼울줄을 모르는데요?"

..............

6차선 대로에서 다른 차들이 빵빵거리도록 방해가면서 한쪽으로 주차를 했다

2초도 안되어 갈아주고 '인쇄' 테스트까지 해준다

전무님 말대로 천원을 주려고 하니 무슨 짓이냐는 눈빛을 주고 멋지게 떠난다



Car no 2203....   근데 이 이후로 한번도 만날 질 못해 제대로 감사를 전하지도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