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04-18 11:00
짜여진 일과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430  

16. 11. 하순경


택시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고민했던 것이 근무시간이었다

이미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각각 나름대로 자기들의 생체리듬에

맞게 하고 있는데 그 누구의 것도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일단 첫번째, 반드시 새벽시간에 운동과 사우나를 한다는 전제 조건에서 출발해야한다

그런데 택시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진문이와 범종이는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아무 걱정이 없는 진문이는 점심때쯤 나와서 새벽 1시까지 한다하고

범종이는 오전 11시에 나와서 할증(자정~새벽4시)이 끝나는 4시까지 한다고 한다

10여년의 경력이 있는 규진이는 8시쯤 나와서 12시경에 들어간다 하고.... 


내가 열흘 정도를 해보니 확실한 수입이 보장되는 시간대는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였다

재수에 따라서 수입이 많고 적고의 차이는 있지만 무조건 손님이 확보된 시간대다

그 다음은 버스가 끊기는 밤 11시부터 요금이 할증되는 자정부터 새벽 1시가 비교적 수입이 괜찮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퇴근시간이어서 손님은 좀 있지만 길이 많이 막혀 그다지 재미가 없다


나는 일단 이 3 시간대를 모두 접수해야한다

그리고 사우나와 운동도 해야한다

이런 전제하에 근무시간표을 편성해야 했다


따라서 이런 시간표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루 평균 15시간을 운전하고 잠은 4시간 30분을 잔다

표에는 저녁 식사시간이 있지만 지금은 아예 저녁식사시간은 없고

차안에서 단백질분말을 우유나 물에 타서 마시는 거로 대신한다

사납금 입금 시간도 따로 없다 시도때도 없이 회사 부근에 가면 그냥 입금시켜버린다.

나는 이미 저 표에 적응되어 있다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