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9-19 17:56
연휴의 사고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11  

2022. 9. 9(금)


추석 전 날이 마침 쉬는 날이다

크게 하는 일 없이 아침부터 돔발돔발 바쁘다

오전에 대충 시내에서 볼 일을 보고 12시경 집으로 온다

주차를 하려는데 택배차가 입구를 막고 있다

깜박이를 넣고 잠시 기다리는데....

운전대 뒤쪽으로 뭐가 퍽~!!! 하고 부딪힌다


연식이 좀 된 낡은 SM5다


운전자가 내려서 하는 말....


"아니 차를 이렇게 대놓으면 어떡해요?"


기가막혀서 노려보며...


"뭐라고요~!!! 이냥반이 미안하다는 소리는 안하고....

옆으로 차가 두 대나 멀쩡히 빠져나갔고만 저 넓은 데를 못 나가고 박아요?


"아니 내가 잘못은 했지만.... 그나저나 엊그제도 사고가 났는데...

운전을 그만 둬야하나...."


"빨리 보험사나 부르세요"


엠마오사랑병원에 근무하는 행정요원으로 내 또래나 된것 같은데 좀 비리비리하다


그나저나 꺽쩡스럽네....

오늘부터(9일) 12일까지 연휴라서 정비소도 다 쉴텐데

연휴가 끝나도 차를 맡기면 또 하루는 영업을 못할 거고....

내가 못해도 하루에 20만원은 버는데 상대 보험사에서 하루 영업보상료가

겨우 4만 몇 천원이란다


20분 후쯤 보험사에서 나와 접수번호를 메시지로 준다

'삼성화재 접수번호 9월9일 1367번'

간단하다

이걸로 현장 상황은 종료다


다음 상황에 대한 진행방향을 잡으려고 전에 다니던 택시회사 전무에게 물어봐도

별 속시원한 해결책이 없고 원론적인, 나도 아는 정도다

문득 개인택시 살 때 중계했던 박사장이 떠오른다

전화를 해보니 사고부분 사진을 보내고 잠시 전화를 끊어 보라더니

2~3분 만에 전화가 걸려와서 명쾌하게 답을 내준다

차 상태로 보면 입원을 해도 충분하지만

당장 내일이 추석인데 그럴 수 없으니 오늘중으로 박천수정형외과로 가서

외래진료라도 받으라는 것이다

연휴 끝나고 합의금이 안 맞으면 그때 입원해도 된다고....

차는 사진으로 봐서 콤파운드로 닦으면 우선은 좀 보기 싫어도

운행 할 수 있고 수리비는 '미수선비용'으로 청구하면 되니

나중에 시간 날때 따로 알아서 수리하는 게 저렴하게 먹힐거라고..

그리고는 연휴 끝나면 아침에 사무실로 들르란다


오후에 박천수정형외과로....


쉬는 날인데 정상 영업을 하는 모양이다

박사장이 여기도 잘 아나보다 이름을 대니 접수원이 이미 연락을 받은 듯 친절하게 맞이한다

목 사진을 찍고 추석인 10일과 일요일인 11일은 쉬니 12일에 오라며 3일분 약을 처방해준다


사고 후 처음 상태....


10여분 열심히 콤파운드로 닦아낸 다음....

그럭저럭 탈만 하네 뭐....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사고하고는 전혀 관계도 없고

또 삐끗하거나 다치지도 않았는데

12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오른쪽 옆구리부분이

엄청 결린다

12일은 박천수가 직접 나왔다

친형인 천일이가 친구고 천수는 2년 후배다....

옆구리가 아프다니까  원래 사고나고 좀 지나야 아픈데가 나타난다네

X레이는 물론이고 CT까지는 찍는다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

그런데 왜 갑자기 아픈거지?


이거 가지고 물리치료 받으라는데

받기 싫은데?

한 가지는 먹고 나왔다


건강보험이 적용 안되고 교통사고라서 약값이 짱짱하다

이것도 다 청구했다


연휴가 끝나고 13일 박사장 사무실로 갔다

그 동안 내 카톡으로 삼성화재에서 대인담당 대물담당을 비롯하여

여러 설명이 들어와 있다

박사장이 내 전화로 담당들에게 전화를 건다


대인

"설계사 박XX입니다

개인택시하는 분으로 저랑은 잘 아는 사이인데 사고난 날 입원 한다는 걸

뭐 입원까지 하냐고 말렸고...  중략.....

잘 좀 뽑아 주세요"


대물

"설계사 박XX입니다

개인택시하는 분으로 저랑은 잘 아는 사이인데 연휴에 이어

멀리 다녀 올데가 있어 바로 수리를 못하니

미수선으로 청구하려고요.....  중략....

잘 좀 뽑아 주세요"


담당자들하고 직간접적으로 아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대인은 무조건 100만원 달라고 해서

99만원에 합의하고

대물은 준다는 금액에 10만원을 더 보태라는 것이다


박사장 사무실에서 나온 나는

단골 판금, 도색하는 서곡세차장으로 갔다

이틀 뒤인 쉬는 날 15일에 온다고 견적이 얼마나 나오겠냐고...

10만원이면 된단다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전 11시경 대인담장자에게서 전화가 온다


"원래 이 정도 사건이면 50~60만원 밖에 안 나가는데

박사장님 말씀도 있고 하니 90만원에서 4천원 빠진 896,000원에 처리 하면 어떨까요?"


박사장은 100만원을 부르라고 했지만 상대도 이미 그럴 줄 알았는지 박사장을 팔고 나오니

내 입장에서는 나중에라도 박사장이 다른 사건들 처리에 도움이 되라고

그냥 시원스럽게 그러라고 했다


대물은 오후에 연락이 왔다


"범퍼 교환, 도색하고...... 중략 ..... 80만원 드리면 될까요?"


"연휴에 영업도 못하고 지장이 많았으니 돈십만원 더 얹혀주시죠"


"제가 다 결정할 수는 없으니 그럼 6만원 더 드려 86만원으로 하시죠"


"에이 그럽시다...."


약값 포함하여 총 1,779,810원이 들어온다


박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을 알려 줬다

그러자 박사장은 묻는다


"운전자보험 있을 거 아닙니까? 거기도 연락해 보시죠"


사실 개인택시 2년차에 공제조합보험을 박사장이 지적해줘서

50만원정도를 절약한 적이 있어 운전자보험을 박사장에게 들어줬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끊지 못할 인연 때문에 동부화재에 들어 있는 것이다


동부화재에 연락하니 삼성화재측에 '지출결의서'를 팩스로 동부쪽으로

보내 달라 요청하란다

30분도 안 되어 20만원이 또 들어 오네.....


그리고 이틀 뒤인 15일에 차를 고친다

수리비 10만원과 집에까지 배달료(낮에는 술마셔야 하니 내가 가지러 못감) 2만원

총 12만원 들었다


이 사고에서도

내가 필요한 또는 요구하고 싶은 금액은 차 수리비와

이틀 정도 영업비용 40만원 수리비에 따른 교통비 5만원 정도

총 55만원이면 만족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지 않으면 영업비로 8만원 밖에 보상해 주지 않으니

택시 영업을 하는 어느 누가 병원을 안 가겠느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