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1-20 23:37
누님의 죽음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573  

누님의 죽음

2012. 11. 28(수)


1년여 전부터 뇌종양 수술 소식은 전해 들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1년이지 찾아보지도 못 한 무심한 상대적 시간은 2-3개월이나 밖에
안 되는 듯....
뜻밖의 메시지 두 줄에도 왜 이리 담담하지?
누님의 죽음에 담담하다기보다는 이제 내 스스로가 ‘죽음’이란 것에 담담해져가고 있는 게
아닐까?
동생들에게 향촉대를 수금하여 오후 3시에 보성아산병원 장례식장을 향해 출발한다.
네비게이션에는 2시간 15분 후에 도착한다고 찍힌다.
운전하고 가는 동안 누님하고의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추억 될 만한 게 없다
48년 전 전주에 새집을 짓고 누님방을 만들어 놨는데 불과 며칠 머물다 간 기억???
20년전 보성에서 닭집을 할 때 잠깐 들러서 과일 봉지를 전해 주고 매형과 소주 한 잔 나
누던 기억.....
그리고는 3년 전 아버님 장례식때 좀 어색한 슬픔으로 만난 게 전부인 것 같다
기억 안 나는 뭐가 좀 더 있었을까???
초라한 장례식장인데다가 외롭기까지 하다
아들 둘에 딸이 하나인데 아직 모두가 미혼이다
큰 아들놈은 풍수지리학 전공을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알아준다나? 장흥에 장지를 마련했는데 큰 아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향년 62세, 작금에는 ‘꽃다운....’ 이라는 아쉬운 형용사가 붙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시도 때도 없이 흐느끼는 매형.... 내 폰카 마저 흐느꼈는지 핀트가 안 맞는다.
휘영청 밝은 시월 보름달을 잠 든 누님과 남긴채 전주로 돌아온다.
다음 주 토요일(12/8)은 아버님 기일이다 그리고 3년 탈상이다 그것에 맞춘 것일까 아버지의 접어놓았던 역사 한 페이지가 이렇게 지워진다.
2013. 11. 30현재 조회수 : 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