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5-14 14:22
5월과 죽음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782  

2021. 5. 13(목)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죽음과 관계가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다만 작년 이 때 형이 갔다
그래서 1주기 겸 마음속의 탈상 겸해서
정 뗌을 생각하고 있던터였다 


작년(2020년) 5월 17일 형의 영정.....


그런데 느닷없이 또 하나의 상을 접한다.
친척도 친구도 오래된 지기도 아니고
알고 지낸 지 불과 2년 여 밖에 안 된 후배다
당구 몇 번 쳤고 간혹 술자리에서 어울린 게 다지만
나에게 잘했고 정도 들었다
더구나 불과 엊그제까지 환한 얼굴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런 비보를 접한 것이다


후배의 영정....

저 사진은 페이스북 프사 사진이었는데....

(그나저나 페이스북은 누가 지우나?)



결혼도 안하고 자식도 없었는데 인심은 잃고 살지는 않았는지

조문객이 의외로 많다고.....


형과 이 후배가 아니어도
최근 '죽음'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죽음이 두려워서인지  죽음을 이기려는 것인지,
초월하려는 것인지, 곁에 두고 싶어서인지
모두 다인지 모르겠지만,

이름까지 떠올려가면서...

김규곤,

박배엽,

박대규,
최정호,
김철진,
김석중,
한상채,
김창석,
이규열,
김상학,
이규팔....

멀게는 몇 십 년 가깝게는 1~2년 사이에 떠난 친구들이다
젊은 날에 떠난 놈,
아파서 간 놈,
자결 한 놈,
금수저로 태어나 교수까지 하다 요절 한 놈,
지지리 고생만 하다 간 놈,
암 말기에 지가 지 장례식장까지 다 예약하고 간 놈,
자수성가해서 필 만하니 간 놈,
등등
살았을 때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이제 닿소리 홀소리의 조합만 다른 뿐
2차원 평면에서 모두 똑같다
그리고 그 동안 모두 먼저 갔다는
그래서 아쉽다는 그런 의미의 이름들이다.
그런데 이제 저기에 '양동주' 하나 더들어간다고
다른 이견이나 저항할게 없는 세월이 되고 말았다

이렇듯 죽음들과 함께 나는 이 5월을 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