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0-28 10:39
코로나 시대의 아침식사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849  

2020년 10월 ......


일 할때 나의 아침식사는 둘 중 하나다

굶거나 김밥에 우유....

4년 동안 딱 2번 예외가 있었다

한번은 샌드위치 또 한번은 햄버거...


또한 김밥은 반드시 GS25 편의점 김밥이어야한다

이유는 없다 맨 처음 GS에서 사먹으면서 거기만 가게 되었다



10번중 7~8번은 남문로타리에 있는 GS를 간다

손님이 있어 시내 다른 곳에 있을때는 그 근방의 GS로 간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김밥은 '묵은지참치'였는데 지금은 안 나온다

현재 좋아하는 순서는 '유부듬뿍김밥'  '참치마요'  '뉴참치샐러드' '슬라이스햄치즈' '바싹불고기'  '언양식불고기' 순이다

이 6가지가 없으면 다른 건 안 먹는다

내가 김밥을 고를때는 나름 원칙이 있다

그 3가지를 보자면...

1. 매운 것이 들어가지 않을 것(평소에는 매운것을 좋아하지만 차 안에서는 땀이 나니까)

2. 냄새가 덜 날 것(차 안이니까)

3. 맛



보통은 편의점에서 사가지고 차 속에서 먹는다

그런데 김밥을 다 먹는 동안 콜이 울리지 않으면 편히 끝까지 먹는데

도중에 콜이 뜨면 먹던 김밥을 덮어 옆 콘솔박스에 넣고 출발한다

(콜 거리에 따라 바로 넣을 수도 있고 한 두개 더 먹으면서 조절할 수도 있다)



우유는 문과 의자 사이에 놓고 콜 목적지로 향한다


손님이 호출한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 입 안에 김밥을 다 없애고 마스크를 쓴다


첫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그 다음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손님을 내려 준 곳이 한적한 곳이면 차를 정차한 상태에서 나머지를 다 먹겠지만 

그럴 확율은 거의 없다

그 다음은 서서히 운행을 하며 먹는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운행을 하며 먹는다

예전에 삼각김밥을 먹어보려 했을때가 있었는데

삼각김밥은 먹는 도중 콜을 받을 수가 없다

먹다가 다시 포장지로 덮을 수가 없으니...



운행하며 먹다가 또 콜을 받으면 나머지는 또 이렇게 콘솔 박스에 넣는다


근데 좀 곤란한 경우가 있다

운행을 하며 먹고 있는데 갑자기 길가에서 손님이 손을 드는 경우이다

입속에 김밥이 없으면 들고 있던 김밥만 콘솔 박스에 넣어버리면 되지만

입에 이미 들어간 것은 어떻게든 오물거리며 손님이 눈치 못 채게 삼켜야하는데 보통일이 아니다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까지 써야하는 상황이니....


그날도 남문로타리에서 김밥을 사서 막 2개짼가를 먹고 있는데 콜을 받았다

완산초등학교 앞에서 호출을 했으니 입에 있던것 다 먹고 

가면서 하나쯤 더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예정대로 먹고 마스크까지 쓴 다음 손님을 태웠다

아중리 롯데아파트까지 간다

롯데아파트에서 손님을 내려주고 넣어뒀던 김밥을 꺼내

중앙여고 방향으로 가며 하나를 막 입에 넣었다

아, 그런데 예상치 않게 버스승강장에서 갑자기 한 학생이 튀어나와 손을 든다

(출근시간 버스승강장에는 많은 사람이 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 택시 손님이라고 생각을 않거든...)

아직 입에 들어간 깁밥을 채 깨물어 보기도 전이다

마스크는 일단 써야지.....

손님의 행선지는 전주대학교이다

너무 멀다

조용히 서서히 씹어 보고 싶어도 마스크가 위아래로 쓸리고 몰려서 너무 불편하다

그냥 포기하고 그 먼길을 김밥을 머금은 채 간다

마스크 안에서 김밥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 고문이란...


그래도 나는 또 김밥을 먹으며 콜을 기다린다



김밥을 사고 아직 뜯기도 전에 콜이 오는 때가 있다

콘솔박스에 넣고 손님이 이어지거나 때를 놓치면

이 김밥은 점심꺼리가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