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4-12 23:34
산중상념(山中想念)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43  

2021. 4. 12(월)


쉬는 날의 산행은
단순한 신체운동만의 차원이 아니다
산행중의 생각은 보통 때와는 질이 좀 다르다

산행을 쉬었던
작년 가을부터인가?
전에는 해보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저 지는 낙엽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올 봄에도

'내가 저 꽃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 날 평생 나이를 의식해 본다거나
인생에 대한 허무나 무상을 느껴 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그랬다
또 특별히 견디지 못 할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잠자리에 들 때면

'이렇게 편안히 잠들어 깨어나지 말았으면...'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스스로 능동적으로 뭘 어떻게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는 것에 지쳐서 일까?
하긴 남들은 퇴직하여 연금이나 받으며
한가로이 여유를 누리며 살 나이에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일이 있어야 혀,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건디’

라는 서글픈 포장지로 허울 좋게 포장한
허세를 스스로 모르겠는가
더구나 갚지 못 할 빚은 아니지만
그것에 채여 마음대로 쉬지도 못하는 짐도 만만찮다 

이런 것들에 기인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6개월만의 이번 산행 중에는 사뭇 달라진다.
가령

'그 암담했던 회사택시를 하던 3년이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차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시기로 생각되듯
훗날 지금의 이 시기도 열심히 살았던 것으로 기억될 거야’

'너는 학창시절, 직장생활, 가정생활 평생 너무 자유분방했어.
지금이라도 강제되고 통제되어야해’

이런 생각들...
어찌 보면 '우울한 비참'이 '즐기는 비참'으로
옷만 갈아입는 것뿐이지만
내가 느끼는 체감의 정도는 중요하다
눈금자가 아주 미세하더라도
삶과 죽음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정 반대의 결과이듯 말이다
이런 글을 쓰고자 한 것도 산행 중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산중상념 중 최고의 생각은 내려가서
무슨 안주에 무슨 술로 하산주를 할까?
하는 고민이다   *